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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Dec 10. 2020

제발 목디스크만은 아니기를...

아침에 일어났는데 징조가 좋질 않다.

어깨 뒤쪽의 근육이 꽉 뭉쳐서 놓지 않는 기분이다. 다행스럽게도 119를 부를 정도는 아니다. 내 두 발로 걸을 수는 있지만, 목이 좌우로 돌아가질 않는다. 단순히 뻐근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아프다. 계속 아프다. 디스크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것이다. 디스크가 터지면 당연했던 모든 일상이 멈춘다.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벅차고, 혼자 샤워도 어렵다. 누웠다 일어나는 일이 한참 걸린다. 내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슬픈 상황이다.



코로나 2.5단계로 필라테스 강습을 못 갔다. 그 탓인지, 갑자기 추워서인지, 일이 끝나 긴장이 풀린 건지..... 그 모든 아픔이 어깨로 몰렸나 보다. 그런데 이상한 고집이 생겼다. 2020년에 정형외과를 갔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신경차단 주사.... 이제는 그만 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깨에 핫팩을 붙이고 계속 걸었다. 몸에 열이 나면, 목이 조금씩 돌아갔다. 조금 괜찮아지는 듯했는데, 갑자기 어깨가 굳기 시작했다. 더 이상 병원을 미루다 가는 조만간 119에서 방호복 입은 분들이 집을 들이닥치겠다 싶었다.


정형외과를 가기 전! 제발, 목디스크만은 아니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냥 일자목 증상이기를 바라고 또 바랬다.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단순히 일자목 증상 같아 보인다고 하셨다. 주사 맞고 물리치료받고 약도 받았다. 근육이완제와 소염제 먹고 한숨 푹 자고 나니 기분이 개운해진다.


12월엔 와인 마시고 음악 들으며 보내려고 했는데... 앞으로 일주일은 쉬어야 하나 보다. ㅠㅠ


2020년, 굿바이  

이제 더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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