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것도 한 달 남았네?!
서른이 되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해
회사 앞자리에 앉아 있던 대리님 얘기가 떠오른다. 갓 서른이 된 그는 그 말 한마디로 이십 대와 삼십 대의 선을 그었다.
내게 서른의 시작은 육아였다. 딱 서른이 되자마자 첫째를 출산했다. 신생아를 키워서인지, 서른이 되면 아픈 곳이 늘어난다는 대리님의 얘기 때문인지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순회했다. 손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목도 아팠다. 한 군데가 괜찮은가 싶으면, 한 군데가 아파왔다. 계속 아프기만 했고, 서른여덟에는 급기야 디스크가 터져서 응급실도 다녀왔다.
아픔으로 가득했던 삼십 대가 한 달만 지나면 끝난다. 유일하게 병원을 가지 않았던 서른아홉의 끝이다. 이상하게 서운하고, 헛헛하고,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술을 막 마시고 싶다가도, 울고 싶다가도, 그냥 잠이 든다.
마흔을 한 달 앞둔 기념(?)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밤에 미드를 보다 잠들거나, 원하는 배달음식을 마음껏 시켜먹기도 하고, 야식도 먹는다. 죄책감 대신 해방감을 만끽하기로 했다. 새로운 앞자리를 맞이하는 나를 위해, 조금은 너그럽고 나에게 다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