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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Oct 24. 2021

아무튼, 바이올린

오랜만의 대면 공연

바이올린을 취미로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나간다. 동네 카페에 붙어 있던 바이올린 전단지를 보고 시작한 게 (진짜로)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는 생각만 든다.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했을 때 둘째가 돌 무렵이었다. 돌쟁이 육아에 함몰되어가던 시절이었다.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되고 싶어서였다. 모르는 악기도 배우고, 친한 언니와 바이올린 선생님과 신나게 수다떨다오면, 일주일치 스트레스가 한방에 풀렸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텼다. 가느다란 현에서 음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바이올린을 6년이나 배웠다고 하면, 엄청 잘하겠다는 반응이 먼저 온다. 그럼 움찔하게 된다. 평소에 연습 없이 일주일에 선생님 잠깐 만나는 정도로만 이어온 6년은 스즈키 4권에 머물러 있다. 비브라토도 잘 안된다. 써드 포지션은 또 왜 이리 어려운가. 우아하고 아름답게 연주하고 싶은데… 갈 길이 멀다.


최근에는 바이올린을 꾸준히 6년을 해온 나를 위해 새로운 바이올린과 반짝이는 민트색 케이스를 선물했다. 뿌듯하다. 새로운 악기로 환갑까지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다짐이 앞선다.


6시간 동안 집에 엄마가 없어서 개판된 거실과 신랑에게 선물받은 꽃다발


연주회에 남편과 아이들이 와서 손을 열심히 흔들어주었다. 첫째는 내가 활을 틀리나 안 틀리나를 봤다고 한다. 엄마가 제일 잘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워주는 아이들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전체 연습하는 시간 동안 아이들 봐준 동네언니들과 신랑 덕분에 미천하나마 열심히 즐거움을 찾아 산다.


잘하는 연주보다는 즐거운 연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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