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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imagine Oct 20. 2021

나를 보듬는 삶

2021년이 겨우 두 달 남았다.

차가운 가을바람, 놀이터에서 놀기엔 싸늘한 요즘이라 그런지, 자꾸 마음이 차갑고 외롭다.


늘 정신이 없었다. 정리되지 못하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삼켜지는 기분이었다. 하루하루 해야 하는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끝났다. 학교 보내고, 데리러 갔다가 학원 한 두 개 다녀오면 저녁이었다. 아이 숙제 좀 봐주고, 낮에 못다 한 일을 하며 와인을 마셨다. 그리고도 허전한 마음에 텔레비전을 틀었다. 나를 위한 어떤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주말은 주중보다 더 빨리 흩어졌다. 토요일 아침이었나 싶었는데, 곧 일요일 저녁이었다.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여유가 생길까? 바이올린 연주회가 끝나면 좀 나을까? 올 연말까지 계약한 클라이언트와의 업무가 종료되면? 어찌 되었든 간에 11월까지는 바쁘다는 결론을 알고도 이리저리 계산을 멈추지 않는다.


오랜만에 아침에 책을 읽었다. 동네 공원에서 언니들과 핑크 뮬리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한참 수다를 떨었다. 나를 보듬는 시간은 얼마나 중요한지! 이렇게 조금이라도 브런치에 쓰고 나니, 마음의 빈 구석이 채워진 듯하다. 이번 주말에는 좀 걸어야겠다.


날씨가 추워지니까
받아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8세 아들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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