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처음이라
왜 책을 만들고 싶은지, 어떤 책을 만들지, 어떤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책을 만들지에 대한 기획의 과정이 끝났다면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어떻게 써야 할지 답답하고 막막하다.
나 또한 나름대로 거창한 의도와 목적을 세우고 요가와 관련된 에세이를 쓰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나에게는 브런치에 요가와 관련된 나의 생각과 경험담을 써놓은 글들이 몇 개가 있었고 그 글들을 먼저 다듬고 정리하는 과정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써놓은 글들을 바탕으로 나름의 책의 목차들을 구성했다. 아직 쓰지 않은 글이라도 대충 이런 내용으로 써야겠다는 의도로 대충 제목을 붙여서 나름대로 목차를 구성해 보았다. 평소에 좋아하는 에세이 몇 권을 참고해서 작가가 목차를 구성한 의도와 방식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원고를 다 쓰고 나서 목차를 구성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대략의 목차를 미리 구성해 놓으니 전체적인 책의 뼈대가 잡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대략의 목차를 구성하고 써두었던 글을 정리하고 다듬고, 새로운 글을 조금씩 써가면서 더미북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리포트 과제나 가끔씩 블로그나 일기장에 혼자서 끄적거리는 정체불명의 글이 전부였다. 독서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글 쓰기에 대해서 배워본 적도 없고, 스스로도 글을 잘 쓴다는 자부심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기에 원고를 쓰는 과정이 가장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활자들과 씨름해야 했다. 초고를 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관련된 책과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내가 초고를 쓸 때 가장 염두에 두었던 점은 읽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고 담백하게 쓰자는 것이었다. 쓰다 보면 문장의 길이도 길어지고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활용하고자 하는 욕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과도한 수식어를 피하고 문장의 길이도 짧고 간결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한 편의 에세이를 구성할 때도 기승전결이 뚜렷하도록 문단을 구분했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분명하게 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였다.
글쓰기, 시작이 반이다.
초고를 작성하면서 제대로 느낀 것은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서 애쓰거나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유명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 마다 나도 이렇게 좋은 문장, 좋은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나의 글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평소에 매일 꾸준히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써보는 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근육을 단단하게 단련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초고를 쓰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감과 일단 써보는 것. 컴퓨터 앞에 앉아서 직접 한 줄이라도, 한 문단이라도 일단 써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초고를 러프하게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여러 번의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초고를 마무리할 기간을 설정 해 두고 매일 꾸준히 써 내려가는 것이야 말로 몸과 마음을 지치지 않게 돌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정말 시작이 반이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한번 시작하면 절반은 해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