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Apr 03. 2020

원격근무의 어려움과 조직 측면에서의 해법

고맥락 사회에서의 원격근무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일컬어 ‘고맥락’ 문화(High context culture)라고 합니다. 


맥락이란 사람의 말이나 행동, 태도 등에 관해 집단 속에서 암묵적으로 공유되는 해석 기준입니다. 가령 누군가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짝다리를 짚고 서있다고 해봅시다. 군대에서는 굉장히 무례한 모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힙합씬에서는 일종의 Swag이 될 수 있겠죠.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동일하지만 해석되는 맥락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1. 저맥락 사회 vs 고맥락 사회


고맥락 사회라는 것은 해석의 기준이 집단, 사회, 조직마다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펼쳐져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저맥락 사회는 개인의 특성은 있을지 몰라도 해석의 기준들이 집단별로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를 의미합니다. 


저맥락 사회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에서 Yes라는 말은 실제로도 Yes를 의미합니다. 군대에서든 직장에서든 친구 사이에서든 Yes는 그냥 Yes입니다.  


하지만 고맥락 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의미가 좀 다릅니다. 직장인의 '넵병'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죠. 달랑 한 글자에 불과하지만 사실 그 뒤에는 수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맥락을 모르는 사람은 진짜 의미를 알 수가 없죠.

'넵'의 스펙트럼(출처 : 양해성 님의 브런치, '넵병은 실재했다')



2. 고맥락 사회 경험할 원격근무의 어려움


고맥락 사회에서는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조직 내 권력관계나 이슈, 인간관계, 상대방의 기분 등 수많은 사안들을 고려해야 해석이 가능한 비공식적, 비공개적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일한 말이나 행동도 맥락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사회니까요. 


원격근무(혹은 재택근무)의 어려움은 바로 이 부분에서 등장합니다. 


개인이 자기 일에만 집중해서 회사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야 참 좋겠습니다만, 일이라는 것이 두부 자르듯이 딱 잘라서 구성원에게 분배되기는 힘들고, 각 업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결과가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의 표정, 태도, 시선 등 미묘한 비언어적 정보들이 상황 이해와 업무 진행에 필수적인 경우도 많은데, 원격근무는 이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자기 앞에 놓인 일에만 집중하는 동안에는 원격근무가 효율이 좋습니다만, 업무 시작 전에 좀 더 명확한 디렉션이 필요한 경우나 업무 도중 점검이 필요할 때, 그리고 완료 후에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할 경우에는 메신저와 화상 회의만 가지고는 답답함을 해결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맥락이 차단되기 때문이죠. 



3. 조직 차원에서의 해법


리더나 조직 차원에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을까요?


현실적으로 단기적인 해법은 거의 없습니다.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습 '기간'이 필요하니까요. 


다만 원격근무 시에 화상 회의 형태로나마 소수의 인원들 간 접촉 빈도를 높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적은 인원이 얼굴만 보고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에서의 느낌과 오프라인에서의 느낌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아마 장기 출장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공감이 될 겁니다. 그전에 아무리 친했던 팀원들이고, 출장 기간 동안 화상 회의를 자주 했다고 하더라도 출장 직후 출근하면 뭔가 어색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맥락을 연결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프리랜서라면 모르겠지만, 일반 직장에서는 완벽하게 온라인만으로 이뤄지는 원격근무는 맥락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당장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 원격근무에 익숙해진 구성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만족도라는 측면에서도 원격근무를 없앨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 회사에서는 직원들 간의 소규모의 온라인/오프라인 미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서로 간의 맥락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만들어줘야만 합니다. 


1. 패스파인더넷에서는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조직 혁신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pathfindernet.co.kr/                                

2. 슬기로운 직장생활 페이스북에서 더욱 다양하고 현실적인 커리어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suljikcareer/

3. 미매뉴얼에서는 내가 가진 성향에 대해 더욱 깊게 분석하고, 커리어 고민에 알맞은 조언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 http://www.memanual.co.kr                             
매거진의 이전글 일잘러와 리더십에 대한 아주 짧은 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