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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26. 2020

경쟁 분석에서 최소한의 기준

1 Page 스타트업 경영학 16. 

IR 등에 참여하다보면 경쟁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됩니다. 대체로 천편일률적인 대답, 즉 '경쟁사는 이러저러한 장점이 있지만 우리가 그러저러해서 더 낫다' 같은 답을 하게 됩니다만, 몇몇 스타트업 대표들은 경쟁사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끈질기게 들여다본 사람이 가지는 '숨길 수 없는 내공'을 드러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시는 분들께는 평가에서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 집니다. (최악의 대답은 '우리 제품은 워낙 독창적이어서 경쟁 제품이 없습니다'라고 답하는 겁니다. 이 대답하시면 그 즉시 IR의 결과는 99.999% 망한 것) 

오랜 기간의 내공은 흉내내기 어렵지만, 사업을 하신다고 하면 최소한 경쟁사의 최근 실적 및 실적 추이, 그리고 특히 경쟁사가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떤 자원을 가져서 지금의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정리하신다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꼭 스타트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골목식당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이는 분들이 바로 자기가 매장 내기 전에 그 위치에 있던 가게가 왜 나가게 되었는지 조차 조사하지 않고 덜컥 같은 메뉴로 창업하는 분들이죠. 경쟁 조사는 그냥 IR만을 위한 페이퍼웍의 일종이 아닙니다. 나는 과연 경쟁 또는 기존 기업 대비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고, 그 다름이 고객에게 먹힐 것인가라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며, 때문에 사업 모델링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유사한 모델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동일한 고객 니즈에 대해 기존의 대안은 무엇이었고, 그것 대비 우리 모델이 나은 점을 고민해야 합니다. 가령 Airbnb는 자기 집을 빌려준다는 컨셉으로 보면 세상에 없던 서비스로 경쟁이 없지만, 사실은 호텔, 모텔, 콘도 등 수많은 숙박업소를 생각하면 사실 숙박업의 일종이 되죠. 물론 Airbnb가 차별화를 위해서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곳을 체험하는 경험'에 집중해야겠지만, 사업성을 논할 때는 당연히 고객의 1박을 놓고 현실적으로 경쟁하는 숙박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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