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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19. 2019

스타트업 보상체계 구축에 대한 일곱가지 제언

월급 많이 준다고, 지분 나눠준다고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1. 보상체계는 당신 그 자체다. 


보상의 규모나 형태, 그리고 운영 시스템은 당신의 철학을 절대적으로 반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도저히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드는 보상체계는 실행하면 안됩니다. 다른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이만큼 준다니까, 남들은 이렇게 한다니까 하는 식으로 따라하는 당신의 속내를 직원들도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봐도 동의할 수 없는 보상 체계를 만들고는 혼자 불편해하는 모습을 직원들은 귀신같이 캐치합니다. 당신이 어거지로 주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압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지급하는 보상은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는 공자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진리입니다. 



2. 뒷감당은 철저하게 당신 몫이다. 


보상체계를 만들고나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너무 높게 책정한 급여 수준을 보고 뒤늦은 후회가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돈이 없어서 업계 전문가를 회사에 모셔올 수 없을지도 몰라요. 연봉 차이 때문에 구성원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고, 지분을 받은 초기 멤버가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대표인 당신의 책임입니다. 뒷감당도 온전히 당신의 몫이고요. 회사에 반드시 필요하다 싶은 사람이 있지만 돈이 없다면 막노동을 뛰어서라도 현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게 싫으면 안 뽑으면 되구요.



3. 지분은 보상이 아니다.

"연봉 줄 돈이 없으면 지분 나눠주면 된다."라고 쉽게 생각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종종 있습니다. 회사 지분을 타인에게 0.1%라도 나눠주는 것은 그 사람과 결혼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지분을 받은 당사자는 그게 바로 보상이라는 인식을 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월급이 적게 들어온다고 투덜거릴 가능성이 더 높지요. 현금 대신 지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당신은 당신대로 불만이 생깁니다. 내 회사, 피같은 지분을 나눠준 그 사람을 자연스럽게 나와 한 배를 탄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일반 직원들보다는 회사에 더 많은 기여와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지분을 받은 당사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게다가 지분을 못 받은 직원은 당신이 구성원을 차별 대우한다고 생각할겁니다.


명심할 것은 지분은 월급 대신에 주는 보상이 아니라는 것, 회사의 주인을 결정하는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업이 잘되고 있어서 직원들 모두가 지분을 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지분으로 보상을 대신할 생각은 안하시는게 맞습니다. 



4. 스타트업의 가장 현실적인 보상 : 약간 적은 월급 + 인센티브


현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 특히 초기 매출 확보가 정말 어려운 스타트업에게는 무리한 요구인거 잘압니다. 하지만 보상은 월급, 그것도 경쟁사보다 약간 적은 수준의 급여와 함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도저히 그럴만한 여력이 안되는데 그 직원을 반드시 뽑고 싶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인센티브 계약을 걸어주세요. 종이에 불과한 지분보다는 그래도 설득력이 있을 겁니다.



5. 낮은 보상으로 높은 성과를 얻는 건 철저하게 리더의 능력이다. 


현재 가용한 현금으로 최대한 지급했는데, 막상 뽑힌 직원들 10명 중 9명은 여러분에게 만족스럽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역량이 떨어지겠죠. 여기서부터가 CEO로서의 당신 능력이 발휘될 때 입니다. 


흔히 양떼 100마리를 사자가 지휘하는 것과 사자 100마리를 양이 지휘하는 것의 차이를 많이 이야기하죠. 양도 되지 못하고, 월급 도둑처럼 보이는 햇병아리들을 데리고도 결과를 만들지 못하는 당신은 세계 최고 전문가를 데려다놔도 결과를 만들지 못합니다.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세요. 직원들 눈에는 당신도 부족하기 짝이 없는 CEO 입니다. 



6. 근로기준법 공부 철저히 하자. 급여는 최우선 변제 채권이다. 

급여와 퇴직금은 최우선 변제 채권입니다. 


법적인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갑질 대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내 꿈에 동참해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싶다면 월급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챙겨주세요. 


도저히 챙겨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업을 최대한 줄이고, 여러분 혼자 혹은 창업팀만 남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게 맞습니다. 



7. 직원과 당신은 계약관계일 뿐, 당당하게 일 시키고 정확하게 보상하라.


내가 정말 피를 토하는 노력으로 만든 현금이라고 해도 그걸 받는 직원에게는 그저 월급일 뿐입니다. 그 돈을마련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는 당신 사정일 뿐입니다. 직원은 그런걸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그 과정을 알아달라고 강요해서도 안됩니다. 직원은 그 월급만큼 일해주러 온 사람이지, 당신의 꿈과 노력에 동의해서 온 사람이 아니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창업멤버라고 부릅니다.) 


직원에게는 그저 월급 액수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수준이 어느 정도 범위 (경쟁사 기준 20% 미만 차이)가 되어야 그나마 일해줍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마련한 건데 넌 일을 그 따위로 하냐 같은 말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능력없는 부모가 자식에게 제대로 못해주면서 공부 못한다고 나무라는 것과 똑같이 처량한 일이지만, 직원은 자식이 아니기에 CEO에게 애정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직원은 월급받고 딱 그만큼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채용 조건에 맞춰서 온 직원에게는 당당하게 일 시키고 대신 정확하게 보상하겠다는 마음 가짐을 항상 유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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