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같은 회사는 가족과 만드세요. 회사는 성과를 만드는 곳입니다.
창업멤버는 대표와는 도원결의한 형제이자 부부같은 관계다. 기본적으로 회사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그리고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고 자발적인 고생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다. 대표 또한 이들에게 이런 자세를 요구해도 된다.
하지만 직원은 대가를 받고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창업멤버가 아니다. 따라서 직원에게 Self-motivated와 자발적이고 대가없는 고생, 그리고 대표에 대한 심정적인 동조 등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굳이 욕구 5단계설 같은 걸 생각하지 않더라도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직원이 꾸준히 동기부여 되어 있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럼 스타트업에 오면 안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안정감은 있을걸로 생각하고 온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스타트업'이란 단어에서 카카오나 블루홀, 배달의 민족과 같은 모습을 생각하고 오는 지원자들이 많다.
그 수준은 당연히 못해주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안정감은 주려고 대표가 노력하는게 맞다.
안정감이라고 하면 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대표들의 감정 기복이 가장 큰 이슈가 된다. 창업멤버, 특히나 대표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하루 기쁘고 364일 화나는게 스타트업 대표라고들 하겠는가.
하지만 직원들에게 그 감정을 표출하면 안된다. 건물 옥상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코인 노래방을 가던 미친듯이 달리기를 하던 대표가 알아서 자기 스트레스를 풀고, 직원들과 마주하는 자리에서는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면 안된다.
말귀도 못 알아먹고 손도 느리고 일도 못하는 직원을 보면 뱃속에서부터 분노가 끌어오른다. 하지만 대표는 이 감정을 드러내면 안된다. 차분하게 지적할 것만 지적하고 혼내면 된다.
대표가 본인의 스트레스와 감정기복을 관리할 것. 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기본중의 기본이다.
닐 도스의 책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 나오는 것처럼 동기부여의 핵심은 일의 즐거움, 의미, 그리고 그 일을 통한 성장이다.
경력이 많지 않은 직원의 경우 일에 대해 조금씩의 유능감을 갖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직원이 일에 대한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게 할 것인지는 상황마다, 대표와 직원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일단 회사와 업무의 비전에 대한 공유, 일의 작은 성과와 프로그레스에 대한 칭찬, 적극적인 경청의 태도 등 기본이 언제나 중요하고, 업무 외적인 요인으로 직원들이 신경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정부 지원 사업에 지원서 내는게 급하다고 전직원 야근, 특근, 주말 근무시켜놓고 난 직후에 다른 업무 진도 늦다고 화내는 것 같은 식의 힘빼는 상황을 안만드는게 필요하다는 의미다.
급하다고 정서적인 압력을 반복적으로 넣거나, 보상을 너무 강조하거나 미래의 성공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직원에게 업무가 아닌 것들만 떠올리게 만든다.
정서적 압력은 대표에 대한 반감과 분노 혹은 무기력함을 주고, 보상이나 장미빛 미래에 대한 강조는 현실감과 차분한 일처리를 어렵게 만들어 성과에 마이너스로 작동한다.
경력이 많지 않은 직원에게는 압박을 주는 것도 가끔 필요하지만, 반복이 되면 급격하게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오게 된다. 경력이 충분한 직원에게는 바로 반감이 생기고.
대기업들처럼 KPI 만들어 쪼고, 상대평가와 성과급으로 차등을 두는 방식은 앞서 언급한 이유로 성과를 촉진하기 보다는 불만과 불안, 그리고 소모적인 내부 경쟁을 부추긴다.
최근엔 글로벌 선두 기업들부터 KPI와 상대평가 제도를 없애고, 짧은 주기의 1:1 피드백 세션 및 현장에서의 조언 형태의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평가 및 동기부여 방식이 바뀌고 있다.
대표 입장에서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 스트레스 받고 있겠지만, 결국 창업멤버와 직원이 협력해야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힘들더라도 1:1 면담과 경청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대표 중에서는 가족같은 회사, 모두가 친구가 되는 회사, 정이 있는 회사를 은연중에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곳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만들어라. 회사는 성과를 만드는 곳이다.
인간적인 분위기도 좋고, 서로 친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는 성과 창출이 1순위이다. 직원들이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업무 이외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서로 챙겨줘야하는 분위기의 압력 등 무시할 수 없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나라 현실상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철저한 성과중심 조직을 만들수는 없지만, 성과지향적이어야 하는 건 분명하다.
젊고 착한 창업자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그저 좋은 관계를 위해 지적할 부분을 지적하지 않고, 드라이브 걸 부분에서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동기부여는 다른 나라 이야기가 된다. 면전에서 화내지 않고 차분하고 조리있게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학습이 되고, 동기부여로 작동한다.
직원이 대표와 창업멤버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동기부여 아이디어도 대표를 믿을 수 없다면 절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1. 슬기로운 직장생활 페이스북에서 더욱 다양하고 현실적인 커리어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suljikcareer/
2. 미매뉴얼에서는 내가 가진 성향에 대해 더욱 깊게 분석하고, 알맞은 조언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memanual/
3. 슬직 운영사 패스파인더넷에서는 관련 강연, 커뮤니티에 대한 소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http://pathfinder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