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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ul 02. 2022

지나치게 공격성이 많은 동료가 있다면...


사람은 무엇에 의존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타인에게도 의존하고, 사물에도 의존하고, 술이나 담배, 믿음이나 종교, 이데올로기 등은 물론이고, 내 성격 내면의 우울이나 불안, 분노, 욕망에 의존하기도 하고, 이상화한 자신의 모습, 지식에도 의존하죠. 심지어 이성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시적이고, 일상과 주변의 관계를 망가뜨리지 않는 정도의 의존이라면 건강한 겁니다. 우리는 불완전하고, 힘들거나 혼란스러울 때 기댈 곳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지나치게 반복적이거나, 의존의 강도가 너무 세거나, 그 의존에만 기반해서 세상을 해석하고, 관계에서도 동일한 태도를 보이며, 이에만 머물다보니 경직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파열음이 생깁니다. 


공격성은 이러한 잘못된 의존의 일종입니다. 


삶이 힘들 때마다, 불리할 때마다, 답이 안보일 때마다, 내가 곤란할 때마다 그 대상을 찾아가는 것이 의존이라고 했는데, 공격성 역시 의존의 하나죠. 문제적 공격성은 반복적이라는 뜻이고, 습관적이며, 무의식적이고, 대체로 상대가 자신보다 약자일 때 발휘됩니다. 


(공격성에는 이성이나 우울, 지식 등에 대한 의존과 한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외부에 그 공격을 받는 대상이 존재한다는 점이죠.)


안전이 위태롭거나, 너무도 불합리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공격적이어야 합니다. 공격성이 우리의 유전자에 진화를 거쳐 남아 있는 이유는 이럴 때 써먹으라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자기가 잘못해서 곤란해진 것도 안전의 위협으로 생각하고, 지극히 상식적으로 처리된 상황도 불합리하다고 해석해서 공격성을 발휘합니다. 이런 경우는 말도 안되지만 그래도 핑계라도 있는데, 어떤 공격성은 이유도 없고, 발동의 조건도 없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타인을 괴롭히는 그 자체에 대한 희열을 느껴서 발동되거나, 혹은 완전히 이기적인 목적을 가지고 발휘하는 사람도 있죠. 


방어적인 목적이 강하건, 혹은 진짜 공격적인 목적이 강하건 공격성이 습관이 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깊이 있는 사고,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사고, 유연하고 침착한 사고가 안됩니다. 지능이 떨어져서 상황 파악을 못하던지, 혹은 지능으로는 알지만, 정서적으로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서 상황을 복합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거죠. 단선적이고 깊이가 없다는 특징이 첫째입니다. 물론 완전히 자기중심적 사고에 똘똘 뭉쳐서 이해도 하고 상황도 알고 생각도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가 공격적이라면 의도적으로 생각을 단순하게 하기도 합니다. 


두번째는 사고의 경직성과 극단적인 면이 매우 강합니다. 내가 싫은 소리 하는 사람은 모두 적이고, 내가 틀렸다고 하는 사람은 그들이 모두 틀린 것이다 같은 식의 사고를 계속 하는 것이죠. 사고의 깊이가 없기 때문에 경직적이고 극단적이 될 수밖에 없겠죠. 혹은 반대로 경직적이고 극단적인 면을 보이는 사람은 사고의 깊이가 없다는 말도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세가지 면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강하게 나타나면 당장은 아닐지라도 곧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누군가 내게 매우 잘하는데, 그가 타인에게 보이는 태도에서 경직성, 극단성, 부족한 사고의 깊이가 보이면 그가 곧 내게도 공격적이 될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이 경우 내게 잘해주는 것은 얻어 먹을 것이 있어서거든요. 데이트 중 음식점 종업원에게 막대하는 사람과는 헤어지라고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세번째 사고는 사고의 왜곡입니다. 경직적, 극단적이다보니 당연한 귀결이지만 타인의 말이나 행동, 상황 등에 대해 정보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거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자기의 버릇과 습관에 맞는 해석만 합니다. 공격에 의존하는 버릇과 습관이니 분노하고 타인을 공격하는 겁니다.


네번째는 매우 충동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충동성의 의미는 지금 자신이 취하려고 하는 행동과 태도의 결과를 지능으로 예상하건 하지 않건 그 순간 머리속에 떠오른 행동과 태도를 그대로 취하는 것이죠. 우리 대부분은 성인이 될 정도가 되면 공격성을 함부로 발휘했다간 상대도 다치게하고 나도 다친다는 것을 잘 알게 됩니다. 때문에 자기를 통제하는 힘을 발휘하죠. 병원에 화난다고 불을 지르거나 술먹고 화난다고 사이드미러를 박살내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하지만 높은 공격성은 충동성과 거의 등치입니다. 충동적이지 않다면 공격성을 자신의 주특기로 사용하기 어렵죠. (계산적으로 공격성을 활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소시오패스와 훈련 잘받은 군인이 여기에 해당. 물론 훈련 잘된 군인은 임부 수행중에만)  


심리전문가나 스님 등을 제외하면 공격성을 하나의 본성으로 받아들인 사람을 고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족의 매우 헌신적인 돌봄이 있으면 사이코패스의 두뇌를 타고나도 공격 충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는 합니다만, 사회 생활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이런 에너지를 쓸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타인의 공격성을 공격성으로 받아칠 수 있는 부류는 역시 공격성이 넘치는 사람들과 아주 일부의 잘 훈련된 '전사'들만 가능합니다. (매우 이성적이고 차분하며, 공격성 조차도 조절이 가능한 사람들이 일부 있습니다. 잘 훈련된 군인들이 그렇고, 역시 매우 절제하는 훈련을 받아온 운동선수 또는 수도승과 선비들이 그렇죠. 힘이 세거나 싸움을 잘해서 만이 아니라 두려움에 대해 맞서는 용기를 배워온 좋은 가정 교육의 힘이죠.) 


때문에 보통 사람은 이런 전조가 보이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는게 좋습니다. 지나치게 상황을 단순하게 이해하거나 왜곡하고, 경직적, 극단적이며, 충동적인 조건 중에서 대략 두 가지 이상의 특성이 보이면 피하는게 좋습니다. 불 주변에서 놀면 화상을 입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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