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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26. 2022

직원 채용, 동기부여에서 연봉, 복지, 조직문화의 역할


기업 경영진이나 스타트업 대표들이 직원 채용이나 동기 부여 과정에서 연봉과 복지, 그리고 회사 문화에 대해 착각하는게 몇 가지 있다. 


우선 연봉이 높아야 직원 채용이 쉽고 유능한 인재가 안나간다는 것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높은 연봉은 신규 채용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기존 직원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최근의 조사들이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직원, 특히 유능한 직원들이 나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비전과 성장의 기회 부족에서 촉발되는 것이지 연봉이 낮아서가 아니다. 연봉이 이유라면 투자은행에서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사례 같은 건 나오면 안된다. 연봉은 동종업계 평균의 80% 선이면 충분하고, 성과가 잘 나오면 그만큼 성과급도 크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이 인지할 정도면 된다. 다만 이런 연봉 수준이면 신규 채용에 어려움을 겪기 쉬우니 이를 보완할 방법이 사이닝 보너스 같은 방식. 근무기간 평균 연봉은 높지만 일정 기간 바인딩되고, 기존 직원들의 연봉 수준과도 충돌이 적게 된다. 


복지 수준은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매우 잘 작동하는 기제다. 높으면 처음엔 좋지만 좀 지나면 완전히 무감각해진다. 대신 주다가 안주면 권리를 빼앗긴다고 느끼기 쉽고, 특히 개개인별로 적용되는 연봉과 달리 직원 전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조직 전체의 불만을 급격히 높이게 된다. 타사와 직접 비교가 안되는 복지를 찾아서 해주던지 아니면 채용 시장 경쟁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적절하다. 확실한 것은 복지 좋다고 유능한 직원이 나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계 효용이 낮다는 점을 기억하자. 


사실 유능한 직원이 비전을 좇아 떠나는 것은 기업 전체가 바뀌지 않는 한 막을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을 쫓아내는 경우가 기업에서 흔히 생긴다. 이 부분을 지적하고 싶어 글을 쓰는 것인데, 의외로 경영진들이 잘 모른다. 바로 경영진 개개인의 믿음이나 습관을 직원들에게 마치 규정처럼 강요하는 경우다. 


우선 경영진의 철학이 기업 경영에 반영되고, 기업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법에 의해 통제되는 공공기관이 아닌 사기업은 결국 임원진, 특히 대표자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되기 마련이고, 이는 당연한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 경영진이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지 못하면 경영진이 아니니까. 


중요한 것은 이런 생각과 철학은 철저하게 “공식화” 되어야 하고, 규정이나 시스템으로 “외현화”되어야 하며, 직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극단적인 가정으로 임원이 비서에게 커피 물 잘못 맞췄다고 화를 낸다고 생각해보자. 요즘 시대에 이런 임원은 그냥 미친놈이지만, 암튼 이럴 수 있다해도 이 임원은 매우 여러가지를 동시에 잘못하는 것이다. 우선 자기 개인의 취향을 부하직원이 ‘알아야 한다’ 고 강요하는 것이며, 이를 빌미로 직원에게 “화를 내도 된다” 는 메시지를 조직에 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커피 물이 진짜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회사 내 규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화를 내도 면책한다는 규정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걸 실제로 규정화할 간 큰 회사는 지금 시대엔 없을 것이다. 내가 부하직원에게 이 행동을 해도 되는가가 헷갈리면 이걸 공식 규정으로 만들어도 이상하지 않다면 해도 된다. 공식화하면 내일 신문 기사에 나올 것 같다면 안해야 하는 행동이다.) 


직원들이 상사와 조직에게 정나미가 떨어져서 자기 발로 나가는, 즉 회사가 직원을 사실상 쫓아내는 일은, 의외로 연봉이나 복지나 사업 성과가 아니라 경영진의 도저히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개인의 취향’이 사실상의 규정 역할을 하는 경우다. 군대라면 이를 가는 남자들이라면 훈련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퇴근 후 숙소에서 마주쳐야 하는 고참의 변덕이 더 싫었는지를 떠올려보면 된다. 


생산성이 높은 팀들은 직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팀이라고 한다. 심리적 안정감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다. 경쟁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회사 직원들은 자기 업무 성과를 내는 것만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의 원칙을, 그것도 비공식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경영진은 아무리 연봉과 복지가 좋아도 직원에게 조직 혐오를 강요하는게 된다. 개인의 성격과 취향은 친구와 가족에게만 발휘하면 된다. 아니면 회사내 규정으로 만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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