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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Mar 21. 2019

저 스타트업 가도 될까? (2)

워라밸과 보상의 상관관계를 통한 판단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의 워라밸과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스타트업은 정의가 불분명한 단어입니다. 

화자에 따라서는 혁신을 통해 세상의 존경을 받을 정도의 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2~3명이 이제 겨우 사업 아이디어 구체화한 신생 법인을 말하는 경우도 있죠. 사람으로 치자면 초등학교 1학년과 대학교 4학년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발달 정도가 씨줄이라면, 스타트업 대표이사, 창업팀의 사고 방식이 날줄을 이룹니다. 

누구는 목표지향적이고, 누구는 리버럴하고, 누구는 출퇴근시간보다 업무 몰입도가 중요하고, 누구는 명확한 R&R을 강조합니다.   


수십개의 씨줄과, 수천~수만개의 날줄이 엮여있는 거대한 거미줄의 각 교차점들이 하나의 스타트업이죠. 
때문에 내가 가진 (스타트업이 아닌) 조직에서의 경험이나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내가 가려는 스타트업을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접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과 워라밸의 상관관계에 대해 잠깐 생각해봅시다. 




1. 신문 검색해도 아무것도 안나오는 스타트업이라면 워라밸은 잊어버리는게 좋을 겁니다. 완전 초기 스타트업이라는 뜻이고, 대표이사가 개인적 철학으로 워라밸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신생 스타트업에선 무한대의 업무 리스트를 보게 됩니다. 생존이 간당간당한데 워라밸은 솔직히 사치죠


2. 현금이 아닌, 스탁옵션처럼 미래에 대한 보상 비율이 큰 회사일수록 워라밸은 안좋은 것 같습니다. 스탁옵션의 의미 자체가 현재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미래에 큰 보상받자는 뜻이고, 대표이사의 이런 철학은 업무 곳곳에 녹아들기 마련이니까요.  


3. 신문에 근무 환경이 나올 정도의 스타트업은 대기업 입사만큼 힘듭니다. 아주 잘나가는 스타트업 정도만 신문에 근무 환경이 나올텐데, 이 정도 되면 지원자가 아주 많아서 사람 골라뽑을 충분한 능력들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곳은 워라밸은 좋겠지만, 보상은 대기업만큼은 안되고 스탁옵션 등도 거의 없을 겁니다. 


요약하면 이렇게 되겠네요.


신문에 나오는 유명한 스타트업은 워라밸은 좋지만 보상이 적을 것이고, 

신생 스타트업은 워라밸 따위는 사치고, 제공하는 보상의 위험도가 높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럼 면접과 연봉 협상 과정에서 뭘 봐야할까요?


1. 정상적인 스타트업에서 워라밸과 보상은 보통 Trade off 관계(상호 교환 관계)입니다. 둘 다 안좋은 곳이라면, 여러분이 신입으로 경력이 무조건 필요한 경우가 아닌 이상 권장하지 않습니다. 

2. 스타트업은 대단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몇 달 워라밸 좋다가 갑자기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 갈 땐 워라밸은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3. 스타트업에서 워라밸은 있으면 좋은 것, 없으면 어쩔 수 없는 요소같습니다.

- 단, 스타트업의 야근과 주말근무는 진짜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이나 고객 만족을 위해 정말 필요해서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 대기업처럼 페이퍼웍이나 대표이사 눈치보느라 야근이 잦다면, 그건 100% 잘못된 회사입니다. 
- 대표의 업무 지시가 오락가락해서 야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이 상황이라면 바이바이 해야죠. 면접 때 등을 이용해 직원에게 일상생활의 모습을 넌지시 물어보세요. 

4. 워라밸보다는 ‘일의 의미’와 ‘성장’에 초점을 맞추도록 합시다.

- 스타트업은 기업 전반에 대해 아주 압축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잘만하면 경영자가 되는 에스컬레이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면접 때 모르는 척 대표나 면접관에게 물어봐도 됩니다. 지금 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 대답이 불분명하면 비전 공유가 안되고 있거나, 그저 하루하루 사는 것 외에는 다른 관심이 없는 조직이라는 뜻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무 휘황찬란한 소리만 늘어놓는 회사는 꿈만 있고 현실은 없는 기업일테구요.  

5. 작은 스타트업인데 워라밸에 대해 대놓고 강조하는 기업 혹은 자랑하는 기업이라면 가지 말기를 권장합니다.

- 유명하지도 않은 신생스타트업이 워라밸까지 강조하고 있다면 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아니면 대표이사가 일을 제대로 우선순위화하고 속도감있게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쪽도 도움안됩니다. 


스타트업은 분명 워라밸이 안좋습니다. 주당 40시간 이상 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 그냥 기존 업체를 찾아보세요. 


대신 이만큼 일을 하면 분명 거기에 따른 보상을 받아야 합니다. 일의 의미나 성장, 혹은 스탁옵션 등 현금성/비현금성 보상이 분명히 필요하죠. 

스타트업에서의 워라밸은 보상과 트레이드 오프이고, 트레이드 오프여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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