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커피챗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시간이 맞을 때 가끔 보고 있는데, 우연찮게 최근 물어보는 질문이 매우 유사하다. '씨드투자 약간 받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맨 처음에 씨드 같은 거 받기 전까지는 금방 유니콘 만들어질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막상 받고 나면 갑자기 눈 앞에 아무런 그림도 안 떠오르고, 뭐부터 해야할지 우왕좌왕하는 거.
사실 IR 자료 만들 때 충분히 고민하고 만들었으면 이런 일이 별로 없는데,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보면 뭘해야 할지 모르고, 솔직히 IR 자료야 그냥 소설이고 실제 현실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할지를 떠올리면 만들기보다 듣는 사람에게 듣기 좋게 만든 공상과학소설을 쓴 것이니.
하나 명심할 것은 이 상황의 대표자들이 입금되면 첫번째 할 일로 꼽는 것이 '인력 충원'인데, 인력 충원은 무조건, 100% 후순위다. 지금 있는 인력으로 한단계 더 올라설 고민을 하는게 맞고, 가령 개발 인력 같으면 '정말, 이 타이밍에, 꼭 그 조건의 인력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백만번 고민하고 뽑자. 백만번을 제대로 생각하면 못해도 6개월 정도는 지나갈테니 그 때에도 필요하다고 결론 내려지면 그 때 뽑으면 된다.
투자금 받으면 현 인력들끼리 고기 한번 먹고, 다음 단계까지 지금 인력으로 성장하는게 맞고, 인력 충원은 정말 마지막까지 안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스케일업 단계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