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와 업의 본질에 대한 고찰
1. 회사의 가장 본질적 기능은 영업이다. 물론 팔 물건이 있어야 하니 생산 또는 구매가 함께 붙는다. 이 생산(구매)-영업이 회사의 본질이다. (Line of business 라고 한다. 이하 LOB)
2. R&D나 마케팅는 회사의 본질이 아닌, 회사의 장기적 경쟁력을 위한 기능이다. (뭐, 마케팅을 온라인 광고 돌리는 걸로 이해하는 애들에게는 마케팅이 회사의 본질 기능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그냥 영업의 일종일뿐 마케팅이 아님) 사업기획, 인사, 재무 등은 회사가 커졌을 때나 의미있는 인력이고.
3. 업종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스타트업에서 적정한 인력대 매출의 비율은 1인당 2~3억원 정도다. 10명이면 20~30억원의 연매출은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유통사는 1인당 5억원대)
4. 1~3의 논의를 조합해보면, 스타트업의 근간이 되는 인원,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인원이라고 하면 생산(구매)-영업 인력 뿐이고, 이들의 최소 숫자는 인당 매출 2~3억원이 나오는 규모여야 한다는 뜻이다. (IT 회사의 경우 개발자도 제품개발이 있고, 운영이 있고, R&D가 있다. 제조회사의 생산, 유통사의 구매에 대응되는, LOB 인력은 제품개발과 운영 인력 중 당장 없으면 다음 달 제품을 못내놓거나 내일 서버에 문제 생겼을 때 수습을 못할 인력만 해당될거다.)
5. 회사가 매출이 나오는데 아직 작아서 런웨이가 6개월 간당간당한다고 하자. 혹은 아직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중인데 대박이 날 가능성은 아직 좀 낮다고 해보자. 이 상황이면 인력을 어떻게 해야할까? 이 경우 답은 LOB만 남긴 상태로 만들어야 하고, 그 규모도 1인당 2~3억원의 매출이 나올 규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6. 그래도 마케팅은 해야 판매가 될 것이고, R&D를 해야 차별성이 생길 것이고, 재무 인력은 투자 받으려면 있어야 할 것이고...등등.
7. 기업의 본질은 생산-영업이라고 했다. 이 말은 다른 것 없이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판매를 열심히 하면 장기적 성장은 몰라도 단기적 생존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8. 경제 위기 상황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시한폭탄 수준의 런웨이를 가진 상태로 여유 부리는 대표자들 너무 많이 보인다. 단기적으로 캐시 위기 상황에서 대표자가 할 수 있는건, 그리고 해야 하는 건 '투자 유치'가 아니라 '비용 절감'이다. 최대한 줄여서 본질만 남겨놓으시라. 그 상태가 되도 회사 경쟁력 잘만 유지한다. 나중에 성장할 여력이 되면 그 때 다시 고민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