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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Nov 03. 2019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사람과 일하는 법

조직 문화와 성격 이야기 (1) 

※ 회사에서 성격에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에 대한 도 쓰고 성격 분석을 기반으로 한 커리어 조언 서비스도 운영하다보니 많은 분들에게서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한 문의가 옵니다.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제가 먹고 사는 일은 정작 이런 ‘성격, 인간관계, 조직문화’에 대한 것이 아니어서 속 시원한 설명을 충분히 드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때문에 몇 번에 걸쳐 이런 이야기를 좀 써볼까 싶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 일은 공이요, 개인 일은 사라고 칼같이 구분하는 FM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좋은게 좋은거라고 상식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융통성있게 공과 사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탕비실 간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과자를 산다거나, 회사 프린터로 내 개인 문서를 출력하던가 하는 것들 말이죠.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문제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가는 일들입니다. 


그렇지만 업무와 전혀 관련없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을 내 돈 아까워서 법인카드로 구매한다던지, 일도 없으면서 수당 타려고 늦게까지 남아있는다던가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게다가 이런 행동이 점점 반복적이고 규모가 커진다면 회사 내부 규정은 물론, 법에까지 걸리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상상 이상의 뻔뻔함과 강심장으로 무장하고 막 나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회사 돈과 관련된 문제 뿐만 아니라, 중요한 외근을 나가는 직원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키는 경우부터 시작해서 딸래미 독후감 숙제를 부하직원에게 대신 시키거나, 팀원들을 주말 등산에 강제로 불러낸다던가..나열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돈과 인력같은 회사의 중요 자원을 개인 용도로 소모하고는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으며, 주변에서는 오히려 알면서도 쉬쉬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비롯해 사회적으로 의식이 점점 개선되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현실적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공사 구분을 못하는 사람, 특히 부하직원의 시간과 에너지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자기가 상사라는 것을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챙겨먹는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고, 이 중에서 9개 이상 해당하면 '노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사구별 못하는 꼰대 체크리스트


1. 평소에 짜증이나 화를 잘 낸다. 

2. 주변에서 뭐라 하든 마이웨이지만 자기 상사는 겁낸다.

3. 모임과 술자리를 좋아한다.

4. 자기 주장이 강하고 아는 체를 많이 하다.  

5. 회사 업무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골프 제외) 

6. 접해보지 않은 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7. 유명하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과도하게 맹신한다. 

8. 체계적, 논리적 사고를 잘 못한다. 

9. 규칙이나 규정을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한다. 

10. 겉으로는 책임감이 강한 것 같지만 남들이 안 볼때는 맡은 업무에 무관심하다. 

11. 스스로 매우 유능하다고 생각한다. 

12. 이런저런 말은 많이 하지만 막상 결과물은 잘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먹잇감이 되는 사람들 역시도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실하지만 자기 의견이 약하다.

개인보다는 조직 전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성취욕구보다는 책임감이 더 강하다.


즉, 성실하고 일 열심히 하면서 윗사람에게 대들지 않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회사 생활도 좀 해서 말귀를 잘 알아먹는 대리~과장급이라면 아주 안정맞춤의 먹잇감이 됩니다. 



이런 사람이 내 상사라면?


이런 사람이 내 상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쩔 수 없습니다. 직급이 웬수라고, 시키는대로 해야죠. 하지만 가능하면 거리를 두면서 내 일에 집중한다가 가장 큰 원칙일 것 같습니다. 냉정하고 정확하다는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구제불능 상사에게는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다'는 느낌을 풍겨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공사구분 못하는 상사가 인사평가권자라면 머리가 아플 수 있습니다.


인사평가 시즌에 이기적이네, 팀웍이 부족하네, 상사의 피드백에 대한 수용도가 낮네 등등의 핑계로 보복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만약 회사와 팀은 정말 괜찮은데 이런 상사만 문제라면 1~2년만 더 버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다보면 윗사람이 바뀌고 다시금 도전할 기회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사구분 못하는 상사와 일하는 한 '팀웍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평가 하나 만으로는 여러분의 조직생활과 커리어에 그다지 큰 피해는 줄 수 없으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자기 일을 제대로 못 챙긴다는 평가는 절대 듣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팀웍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자기 업무 처리도 제대로 못한다는 말이 붙으면 바로 '조직 부적응자/무능력자'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회사가 작은데 윗사람들 대부분이 공사구분을 심각하게 못한다면 진지하게 이직을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사실 100명 이하의 기업에는 이런 관리자들이 정말 많습니다. 혹시 스타트업은 다를까 해도 스타트업에서 더한 경우도 많구요. 아예 공사의 개념 자체도 훈련이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 임원이라고 앉아 있는 경우가 태반이거든요. 





결국 회사에서 공사 구분 못하는 이런 상사를 만나면  나의 맷집과 전투력을 키워서 대처하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뻔뻔해지거나 아니면 면전에서 웃으며 할 말은 다 하는거죠.


도저히 이럴 자신이 없다면 이직하는 수 밖에는 없는데..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중견 이하의 회사에서는 공사구분 못하는 이런 사람들이 아주 차고 넘치니까요. 최대한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합니다.



※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이번에 슬직에서 책을 한권 더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오피스 빌런'이라는 제목의 이번 책에서는 직장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진상 포함)과 그에 대한 대처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오피스 빌런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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