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휴학생입니다.
생각이 많은 대학생.
스물두 살의 휴학생이 씁니다.
'톱니바퀴의 작은 나사가 되더라도 좋다'
18살의 휴학생이 써놓은 일기장의 글을 보았다.
고민이 많은 건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같구나...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쓴 글에는 짠함과 슬픔이 가득했다.
고민 끝에 진학한 대학교.
도서관에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자유롭게 수업을 선택할 수 있대!
환상 속의 대학과 내 앞의 대학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그저 입학해서 강의 듣고, 독서실에 가고 고등학교와 다를 것이 없구나.
"학교가 싫어요. 전공이 싫어요. 여행 가고 싶어요."교내 상담사 JYJ선생님에 찾아가서 스무 살의 휴학생이 내뱉은 말.
"붕 떠 있는 풍선 같아요."
학점, 대학 생활은 뒷전으로 하고 후회와 공상 속에 사는 모습을 잘 표현한 말.
뭐라도 해보겠다고 시작한 교내 대회 팀에서 만난 친구 Y양.
클래식 기타를 좋아한다고, 같이 동아리에 들지 않겠냐는 말에 따라간 동아리.
미생물, 서양화, 경영학과 등 전공은 다르지만, 기타로 뭉쳐서 노는 사람들이 좋았다.
공부는 뒷전이 되고 동방(동아리방)에 매일 출근하며 대학 생활의 재미를 찾아간다.
동아리 회장, 문화분과장,
좋은 동기, C+로 장식되어가는 나의 성적표.
열심히 대학생활을 보내다 찾아온 2학년 겨울방학.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휴학을 생각해본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삼 학년을 버틸 수 없을 거야. 단톡 방이고 뭐고 다 싫다. 공부도 하기 싫어.' 생각이 점점 선명해져 간다.
동기들과 달라지는 학년, 복학에 대한 고민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누구보다 이제껏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착실히 걸어온 내가.
부모님, 선생님, 교수님, 사회가 제시해온 방향성을 깨고 싶어 졌다.
대학생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으며 가족들의 지지이 있기에 가능했다.
자기 인생은 자기 마음대로 하자는 가족의 성향.
도망칠 수 있을 환경.
때를 놓치지 않고 잡아 얻은 행운.
일반 휴학계를 내고
1년 간의 휴학 생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