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사생활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자
"남자친구는 몇 명이나 만나봤어요?"
"많이 안만났을 것 같은데"
"에이, 얌전해보이는데 또 모르는 거지. 영업부 동기랑도 친한 것 같던데"
회식 자리에서 자신을 두고 오가는 대화에 A는 어쩔줄 모르는 얼굴을 했다. 곤란한 질문에 답을 요구하며, 팀원들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별로 안그래요" 애매하게 대답을 얼버무리자 이번에는 사내 남자직원들을 언급하며 취향을 물어왔다.
A는 다음 날 동기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곤란한 질문에 밉보이지 않게 처신하는 방법이 있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그 동기는 "적당히 맞춰줘, 다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했다.
'관심'은 직장에서 떠도는 많은 말들과 불편한 질문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준다. 불확실한 소문부터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심장한 표현과 사생활에 대한 질문까지, 당사자가 불쾌하더라도 관심이라는 말랑한 단어를 얹으면 적당히 합리화가 가능하다. 때로는 성희롱조차도.
우리나라에선 사생활 질문을 친해지기 위한 일상적인 대화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취미나 좋아하는 영화 같은 일상적 범주에 드는 질문과는 결이 다른 질문들이 있다. 지난 밤에 뭐했는지, 여행은 누구랑 갔는지, 영업부 남자 동기와 무슨 사이인지 같은 것들이다. 질문에는 어떤 의도가 느껴지는 능글맞은 표정과 어조가 세트처럼 따라붙는다.
평판이 중요한 사회에서 누구나 추문에 휩싸이는 것을 꺼려한다. 자신의 이름이 성적인 대화에 오르내리지 않길 바라고,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십으로 떠돌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자신의 사생활 정도는 어떤 빌미나 가십을 찾으려는 직장 내 호사가들이 아니라 나를 진심으로 위하는 친구들에게 털어놓고 싶은 법이다.
직장 내의 사생활 질문에 대해 이택광 경희대 교수가 남긴 명언이 있다.
사적인 질문 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을 일컬어 교양이라고 한다
교양이 부족하다면 업무 외에 아무것도 묻지 않음으로써 부하직원을 불편한 관심으로부터 놓아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