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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맛곰돌이 Jul 05. 2024

18. 6월 독서리뷰/프리뷰


지난달 읽겠다고 선언한 책 5권, 그리고 그중에 읽은 책 4권. 이번 달에는 교육도 많이 있었고, 행사도 많이 있었다. 인천아트북페어로 시작된 6월이 서울국제도서전으로 끝났으니 어찌 보자면 수미상관의 구조를 정확하게 따랐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굉장히 풍성한 6월이었고 이런 대외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전역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제 계획했던 교육이 모두 끝나 걱정이 좀 생기기도 했다. 적어도 교육이 끝날 때쯤에는 취업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 물론 앞으로 계속 글도 쓰고 내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나를 찾는 곳도 생기겠지. 지난 면접 때 글이 좀 마음에 들어 불렀다고 하시는 면접관님처럼 지금처럼, 계속 내 방식대로 글을 풀어내면 된다.


 이번 달에는 총 6권을 읽었다. 문예지도 읽었다고 쳐주는 게 맞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뺄 수도 있지만 일단 여기에는 6권이라 표기되어 있으니 아무튼 6권이다. 그리고 여기에 표기되지는 않았지만 6월 말일부터 7월 초순까지 읽은 초예술 토머슨』은 아마 다음 서평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초예술 토머슨』에 대한 이야기는 7월 리뷰에서 다루는 것으로.


1. 『릿터 Littor 2024.2.3 - 46호』


 "편집자의 시선으로 릿터 읽기 5기" 수업을 위해 준비했던 문예지이다. 릿터에 대한 내 개인적인 추억과 감상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5기 수업 후기에 남겼기에 이야기를 추가로 쓰지 않고 이번에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만 해보려고 한다. 일단 커버스토리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모르는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에 대한 탐구부터 최근 순문학이 아닌 타 장르의 베스트셀러까지 고루 다뤄보는 이번 커버스토리는 많은 이들이 관심 있게 볼만한 주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거랑 별개로 수업을 위해 읽었지만 굉장히 재미있었고, 릿터를 정기구독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괜찮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의 연재물보다 커버스토리를 좋아해서 읽는 나 같은 사람은 사실 문예지에 어울리지 않는 구독자이기는 하지만.


2.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특별판)』


 여유가 날 때마다 짬짬이 읽은 오펜하이머의 평전『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특별판)』다. 재미를 포커스에 놓고 재미있냐, 재미없냐  물어본다면 별로 재미있다고 하지는 않겠다. 애초에 평전이라고 하는 것이 재미를 중점으로 두고 읽는 책은 아니니까. 그래도 제목에서 나오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인물을 떠올리며 왜 오펜하이머가 미국의 프로메테우스라는 극찬을 듣는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추억이 담겨 있다. 중학교에서 특성화 고등학교로 진학할 당시 과학에 대해 까막눈이었고, 관심도 없었던 내가 관심을 가져보기 위해 읽었던 책도 아이러니하게 이 책이었다. 일반 과학에 대한 책을 읽지 왜 평전을 읽었을까. 꽤 오래된 이야기라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그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래 머물렀고, 또 위인전과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생각에서 읽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학생의 독해 능력으로 얼마나 이해했겠는가. 결국 거의 텍스트를 읽는 수준으로 넘기고 말았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은 아직까지도 과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생각나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읽으려고 노력했던 것이기도 하고.


 책에 대한 불평을 조금 해보자면 가격을 낮추고 보급을 위해 한 디자인인 것은 알겠지만 인간적으로 128*188의 작은 사이즈에 1000p가 넘는 도서는 과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안의 레이아웃도 그렇게 가독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렇기에 결국 이런 단점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작은 도서임에도 -흔들리는 환경인-밖에서 읽기에는 곤란하고, 집 안에서 읽자니 편안하게 독서대에 올려놓고 읽고 싶은데 책의 사이즈, 제본 형태와 같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독서대에 올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물론 영화 <<오펜하이머>>의 인기와 같이 맞물려 홍보차 나온 도서인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도서 본연의 목적을 잊은 디자인은 아무래도 불호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3.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서평단을 통해 지원받아 읽은 도서다. 과거 무거운 주제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의료 에세이를 많이 읽었는데 이번 에세이는 의료 에세이와 자전적 에세이 그 어딘가에 있는 가벼운 도서였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부모라면 모두 한 번씩은 마주했고, 또 노고와 헌신에 감사를 표했을 소아과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단순한 의료 에세이와는 달리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이야기가 많은 도서였다.


 그리고 이 도서의 서평을 작성할 때 다큐멘터리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풀어냈는데 해당 다큐멘터리는 사실 예전부터 한 번 봐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던 다큐멘터리였다. 그렇기에 도서 서평을 준비하면서 보고 함께 엮어보려고 노력했는데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연결고리로 엮였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 아쉬운 서평이 되었다.


 지금은 잠시 조용해진 것 같지만 내가 이 책을 읽던 당시에만 해도 의사에 대한 뉴스가 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갈등 또한 최고조에 올랐던 시기였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5월 말일에 출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슈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런 부분은 좀 피해 간 모양이다. 주안점을 피해 간 채 서로 겉돌기만을 반복하면서 오가는 이야기에 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사실상 국민)이 지쳐가는 흐름인데, 잘 해결되면 좋겠다는 상투적인 말과 함께 언제나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전문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4. 『체호프 희곡선』


 러시아의 대문호에 대해 이야기하면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더불어 거론되는 안톤 체호프의 희곡선이다. 좀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자기가 희극이라고 말해놓고서는 주인공의 자살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작품을 보는 내 얼굴이 희극인 그런 장막극의 모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당 작품들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내가 왈가왈부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고 있고, 모두가 이해하는 위대한 작품들이니까.


 본 도서는 꽤 오래 읽었다. 아마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꾸준히 오다니는 버스 안에서 읽었다고 생각한다. 수업을 가는 길 버스에서 종이책을 꺼내 읽기에 여의치 않아 핸드폰으로 읽기 시작한 게 그 시작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게 버릇이 되어서 꾸준히 읽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른이 된 후에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지금도 읽은 후에 이에 대한 작품 해설을 추가로 찾아보게 되는데 어렸을 때는 어떻게 이해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니, 어쩌면 이해하지 못했기에 내가 지금 다시 읽고 또 찾아보고 있는 것일지도. 본 도서를 다 읽은 후에는 미시마 유키오의 『봄눈』을 이동할 때마다 읽고 있다. 순수하지 않지만 순수한 사랑이야기에 가끔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데,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핸드폰을 보면서 웃는 이상한 사람?


5. 『악인의 서사』


 릿터 읽기 수업 당시 설명이 나와 관심을 가지게 된 도서다. 나 또한 이런 주제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과거에는 매력적인 악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시대에서 24년 현재, 악인에게 -주로 구질구질하고 비루한-서사를 주지 말라는 이야기부터 극단적으로 가면 악인은 그냥 존재로서 파멸하면 좋겠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지금의 작품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노골적인 답은 아니지만 우회적인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 도서에서 악인의 서사에 대해 서부극 영화 속 이야기로 풀어낸 부분은 꽤나 흥미로웠다. 서부라는 위치 자체가 힘과 폭력이 정의였던, 그 와중에 보완관이라는 중재자조차 선역, 악역 가림 없이 맡을 수 있는 역할임과 동시에 중재자조차도 힘으로 중재를 하는, 어찌 보면 근대 야만의 시대라고 표현해도 될법한 배경인데 이를 풀어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부극 속 악으로 지칭되는 인물과 선으로 지칭되는 인물, 그리고 스크린의 구석에 존재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영화를 구석구석 핥으며 지나가는 듯한 느낌의 글이었기에 마음에 들었다.


 아무래도 이런 주제의 엔솔로지를 최근 많이 읽지도 않았고, 또 시장에서 많이 보지 못했다 보니 본 도서가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한 저자의 이야기가 담기는 단행본도 좋지만 여러 저자의 이야기가 담기면서 다양한 문체와 각자의 성향을 보여주는 엔솔로지도 시장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나중에 내가 편집자가 되면 이런 엔솔로지를 구상해보고 싶다.


6.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


 며칠 전에 서평을 남긴 도서 『명화의 탄생, 그때 그 사람』이다. 최근 예술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책을 읽고 있는데, 애초에 나도 화풍과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처음부터 배우는 기분으로 찾아 읽어보고 있다. 본 도서는 그런 의미에서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흥미를 끌고 이목을 모으기에는 충분한 도서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대 순으로 정렬하지 않고 작품과 화풍, 배경에 대해 알지 못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끔 쓴 글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다. 잘 썼다는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사실 인문예술서는 '인문'이라는 단어가 휘발된 채 예술서라고 읽히는 작품들이 많았다. 화풍, 배경, 시대상을 디테일하게 담으려고 하는 도서가 많았고, 이에 대해 재미를 느끼지 못해 중도에 하차하는 독자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비해 본 도서는 그런 독자들이 원했던 재미와 서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래도 이런 연재 칼럼이 단행본화 되었을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히려 매 내용들이 칼럼처럼 한 호흡으로 끝나는 짧은 글들이기에 오히려 한 번에 끝까지 읽으려고 할 때 이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없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니까 여러 번 끊어 읽기에는 좋지만 한 번에 읽기에는 조금 기운이 빠진다는 의미다. 사실 이런 특성은 칼럼이 단행본화가 되면서 생기는 문제지만 앉은자리에서 최대한 읽으려고 하는 나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점이 크게 몸에 와닿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6월에 읽은 도서 리뷰가 끝났다. 7월에도 읽으려고 구상한 책은 많이 있다. 이번 독서모임의 도서『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부터 『책의 엔딩 크레딧』, 『소설 만세』,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온 더 무브』와 같은 책까지. 


 이제는 교육이 끝났기에 조금 더 취업 문을 두드리면서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과거 서평 워크숍 당시 선생님은 30편은 써야지 출판사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하셨는데 계속 두드리면서 30편 써내려 가겠습니다... 혼자 다짐하며 오늘도 취업을 위해 힘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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