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아힘 바우어, <공감하는 유전자>(2022), 매일경제출판사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다. MBTI가 전 세계적으로 흥하면서 밈으로 탄생할 정도의 유행어였다.
단순히 웃고 넘어갈 이 멘트를 조금 더 철학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공감 능력 결여'라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지표를 제공해 준다.
공감 능력이 결여된 세상은, 현대 사회라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진다.
"먹고 사느라 바쁘니까.", "어차피 공감해줘 봤자 나한테 남는 게 없어."와 같은 생각들이
우리의 생각 깊은 곳에 잠재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한 사회적 현상보다, '이기적인 인간성'의 당연함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악한 존재라는 '성악설'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공감 능력의 결여는 단순한 현대 사회의 현상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인간 본연의 성향이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을 뿐인 걸까?
<공감하는 유전자>의 저자 요아힘 바우어는
독일 출생의 내과 의사이자, 정신의학 및 심리신체의학을 공부한 저명한 학자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은 유일하게 '공감'하는 생명체이며,
때문에 '공감 능력'의 결여가 단순한 사회현상이라고 말한다.
또한 흔히 말하는 공감 능력은 누군가는 타고났고 누군가는 부족하고의 개념이 아니라
사실 유전자라는 생물학적 이유 덕분에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능력을 타고났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 능력은 인간사에서 사라질 수 없다고 믿으며,
인간은 이 유전자에 의해 선행을 할 때마다 본능적으로 DNA에 남겨
'공감 능력'을 대대로 물려주었다는 시각이다.
인간성이란 우리 생의 방향이 계몽 이상으로 향하는 것을 뜻한다. 즉 미성숙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되고 모든 인간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며 인간 사이에 연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선인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인 우리가 '선을 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머리말' 중에서
다만 한 가지는 이미 분명하다.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인간성과 공감은 선천적으로 인간의 핏속에 흐르고 있다는 것. 위대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유명한 문장("네 행위의 준칙이 동시에 보편적 원리가 되도록 행동하라")은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이론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공감적 본성에 근거를 둔다.
- 2장 삶의 자세는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중에서
많은 사람이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관계 속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느끼며 자신의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만족한다. 반면 인간관계에서 매번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교우나 연인 관계가 거의 한결같이 편안한 상태와는 먼 곳에 다다르곤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어린 시절에 겪은 좋지 않은 경험과 관련이 있다. 즉 초기 아동기라 불리는 유아기에 부정적 경험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 3장 사회적 연대를 위한 기본 토대 중에서
공감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특성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발달시킬 가능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인간의 공감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의 초기에 충분한 공감을 경험해야만 한다. 아이들을 공감 어린 자세로 대하는 것이 그 토대다.
- 6장 공감의 서식지를 이루는 것들 중에서
최근 암 전문가 경희대 김의신 교수가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 이 책을 언급하면서
저자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선행을 거듭할수록, 오직 인간만이
생물학적으로 서로에게 더 좋은 효과를 준다"
'이기적임', '배신', '경쟁'의 키워드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서 이 책은 흡사 현대판 '성선설'과도 같다.
사람에 치이고 관계에 지친 우리들에게 아직
세상에 희망은 있다고 알려주는 등불과도 같은 책이니 말이다.
인간관계에 지쳐 힐링이 필요한 당신에게 '필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