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일관성

자신감 05.

by 진민경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일관적인 신뢰가 바탕되지 않고서야 함부로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려운 성격의 그것과 비슷하다. 가족의 관계에서 최초로 경험한 신뢰는 사회로 나아가 개인 간의 신뢰로 확장되는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개인이란 스스로를 포함하는 모든 인격의 결정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신뢰의 사전적 의미는 굳게 믿고 의지함에 정의되어 있는데, 당시에 말하는 믿음이란 한 치의 의심도 존재해서는 안 되는 순도 100%의 믿음을 나타낸다고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관계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사실상 허구에 가까운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유인 즉, 신뢰의 일관성이란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서로 간의 이익 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거나 모종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하다. 특히나 돈에 관련된 문제라면 가족이나 연인은 물론, 친구까지 연결 지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스스로를 향한 신뢰의 크기는 지켜질 약속을 얼마나 지켜냈는가를 떠올려 보는 것으로 어렵지 않게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의 글쓰기에 일관된 신뢰를 보내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음을 고백하는 바이다. 구태의연한 태도로 기록하는 삶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던 시간만큼, 지나온 흔적들을 오롯이 끌어안을 자신이 없었던 탓이다. 내 삶을 바라보는 신뢰의 일관성이란, 부끄럽게도 고작 그 정도의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나는 지금 여러분에게 하고 있는 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신감의 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