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언제나 옳은 사람이었다

자기애 01.

by 진민경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 주관적인 견해를 간직한 채 하루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삶이라는 여행지에서 수많은 갈림길을 마주해야만 했고, 매 순간의 결정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몫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더 그러하다. 나는 아직도 도보여행을 떠났던 당시의 기억이 지난밤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특별히 누가 시켰던 것도 아니고, 여행의 과정이 썩 유쾌하기만 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때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입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시기였는데, 익숙했던 동네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좀처럼 억누르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부턴 눈길이 닿는 데로 무작정 발걸음을 옮겨가며 제각기 다른 모습의 사람 사는 구경들을 지속해 나갔다. 쏟아지는 소나기나 거센 바람 같은 것들은 생각보다 큰 장애물이 되진 않았다.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질문은 오직 단 하나, 지금의 나는 왜 걸어서 전국일주라는 미친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나만의 속도로 걸어보는 일에서 별다른 거부감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지극히 자기 방어적인 본능의 이끌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걷다가 힘이 들 땐 쉬어버리면 그만이거니와 딱히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가는 방향이 곧 진리이자 법이었던 만큼, 잘못된 방향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길 위에 서게 되는 그 순간만큼은 내가 내린 선택이 이 세상의 전부였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지금도 여전히 두 다리로 걷는 일을 심심찮게 즐기고는 하는 편이다. 행복의 감정을 느낀다거나 취미라고 할 것까진 없겠지마는, 걸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면 가급적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보통이라면 굳이 하지 않을 법한 선택을 하면서도 내가 가는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확인받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 같은 것들을 길 위에서 찾아야 하는 나의 모습이 조금은 우스워 보이더라도, 어찌 되었든 나는 참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하나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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