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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Feb 24. 2023

나를 정의하는 세 가지 단어

자아 05.

인정.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을 떠올려 보건대,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타인의 인정에 목마름을 느끼면서 살아왔었다. 어쩌면 본능적으로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원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특정 무리에 소속된다는 것은 나름의 인정이 필요한 인간의 본연적인 욕구에 가깝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의 긍정적인 평가를 통해서 집단적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것이다. 혼자라는 사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던 내가 사실은 누구보다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좌절과 실패를 반복해 왔던가. 이처럼 인정을 하는 행위란 나에게는 결코 쉽지가 않다.



취향.


평소에 너무 많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혼자서 몰래 속으로만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타인에게 그런 평가를 받았을 때엔 좀처럼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나의 취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취향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토록 잘못된 일인가 하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다양한 취향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결코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는 부분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너는 틀리고 나는 맞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잣대를 들먹일 생각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취향이란 어디까지나 개인의 주관적인 선택일 뿐이며, 우리는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만약 그 당시에 나의 이름이 브랜드로 작용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쯤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어쩌면 셀 수없는 다양한 취향들이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역할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외로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나는, 외로움이란 평생의 동반자와 함께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외로움은 사람의 정신과 신체적인 안녕은 물론, 사회적인 삶과 죽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통스러운 감정의 한 부분이다. 또한 장기간의 외로움은 끝없는 자기비판과 무력감을 느끼게 하며 부정적인 사고의 연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혼자로서의 외로움을 잘 버텨낸 사람일수록 개인의 성장과 자기 성찰의 훌륭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실제로 내가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잃어버린 창의성과 회복 탄력성을 향상하는 시간, 그것이 외로움을 현명하게 이겨내기 위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셈이다. 결론적으로는 외로움의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다. 오롯이 혼자로서 살아가야만 했던 나는, 그렇기에 더욱더 단단해진 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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