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스토리 개요

aporia, aphorism, 교사 일기

by cusp

브런치스토리 작가에 합격한 것은 2월 초인데, 이러저러한 일로 바쁘다 보니 4월이 되어서야 첫 글을 작성하네요.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저는 글 쓰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데, 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저는 현재 중학교에서는 도덕 교사, 고등학교에서는 윤리 교사로 직업 활동을 하고 있고, 휴식시간에는 운동, 독서 이외의 다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가끔 친구 만나고 술 마시는 것 정도... 이런 제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 제가 쓸 수 있는 글은 크게 세 종류인 것 같습니다(이후에 제 지식과 경험의 확장에 따라 더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쓸 수도 있겠지요).


1. aporia


aporia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쉽게 말하면 난제라는 뜻입니다. 제가 윤리학, 철학 전공자이므로 제 전공과 관련된 글을 작성할 예정인데, 윤리학, 철학 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답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거나, 답을 명확하게 찾기가 어려운 것들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책을 읽고 사색하고 탐구하면 그래도 더 답에 가까운 접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덕윤리 교사이기 때문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용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평가원 및 교육청 모의고사 문항, 선지, 해설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을 주로 다룰 것입니다. 이는 교과서, 평가원 및 교육청 모의고사를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조롱하겠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현재 도덕윤리과에는 교과서, 평가원 및 교육청 모의고사를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조롱하는 블로거들이나 교재들이 있는데요. 그들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하고 도덕윤리와 관련된 글로 보기에도 민망합니다. 그들이 과연 도덕윤리에 대한 진지한 관심에서 그런 언행을 하는 것인지, 블로그와 교재의 홍보 및 마케팅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는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러한 비방과 조롱을 하지 않고, 잘못된 내용을 알리고 수정이 필요함을 알리는 정도의 역할만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오류가 포함된 내용을 배우고, 입시 시험에 오류가 포함된 내용이 출제되어서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지적받아 마땅하지요. 다만, 그 과정에서 본인의 인격을 드러내는 과도한 비방과 조롱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철학할 수 있는 여건으로 3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성숙한 나이, 두 번째 조건은 일상의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있음, 세 번째 조건은 홀로 있음의 한가함입니다. 저는 세 가지 조건 중 그 어느 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사실 성숙한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라서 데카르트의 주장에 따르면 철학할 조건이 되지 않는 제가 쓰는 철학적 글들은 형편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도 틀릴 수 있다"라는 겸손한 태도로 깊게 탐구하고 잘못된 부분은 검토 및 수정해 가면서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평가원, 교육청 모의고사 이외에도 제가 책을 읽으면서 애매하다고 느낀 철학적 문제들, 유명한 책들 간의 서술이 달라 사람들 간의 논쟁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철학적 문제들도 글의 주제로 다루려고 합니다. 최대한 생산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작성할 것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2. aphorism


aphorism은 격언(格言), 금언(金言) 등의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정보화 시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은 실용적이지 않은 학문으로 취급받고 인문학 전공자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부처, 니체, 쇼펜하우어 등의 철학자의 사상을 담은 자기 계발 도서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인들이 많은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 속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이러한 현대인들의 마음에 위로와 솔루션을 줄 수 있는 학문 분야가 바로 인문학이라는 증거일 것입니다. 옛 철학자들이 남긴 aphorism의 영향력이 아직도 살아 있어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할 뿐만 아니라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나의 인생과 행복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지요.


저는 인생을 살면서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았을 큰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특이한 일들에 직면하는 일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좌절과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했던 적이 너무 많아서 그런 일들이 특히 많이 발생했던 때에 사주팔자에 깊이 심취하기도 했습니다(지금은 전혀 아닙니다...). 제가 겪었던 일들을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면 "남들이 겪지 않는 일을 많이 겪었다", "불안정한 삶을 살았다"라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저의 전공이 윤리학, 철학이고, 인간은 자신의 경험에 의해 제한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제가 겪었던 어렵고 힘든 경험들을 윤리적으로,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삶의 원칙이 무엇일지,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주변의 타인까지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삶의 원칙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고, 제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phorism을 써 내려감에 있어서 저의 경험과 윤리적, 철학적 지식을 많이 활용할 것입니다. 인터넷에는 '현대인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지켜야 할 것 X가지', '멘탈 관리를 위해 알아야 할 것 X가지', '인복이 많은 사람의 특징 X가지'와 같은 제목이 붙어 있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맞는 내용도 많고 공감이 가는 내용도 많지만, 블로그나 카페 홍보를 위해 철학적 성찰 없이 대량생산된 내용들도 많고 어떤 철학자가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마치 그 철학자가 주장한 격언인 것처럼 소개된 내용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에 '수유칠덕'이라고 검색하면 중국 고대 철학자인 노자가 물에 7가지 덕이 있으며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노자가 물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자가 물에 7가지 덕이 있다고 정형화하여 제시한 적이 없습니다. 근데 노자가 수유칠덕을 주장했다는 뉴스 기사가 있고 이를 많은 블로그와 카페에서 인용하여 조회 수를 늘리고 있더군요. 이는 잘못된 내용입니다. 저는 저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윤리적, 철학적 지식에 입각하여 깊이 있는 글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 아무것도 열심히 하지 않고 눈치와 사회성도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제 아버지께서는 항상 오전 7시~8시에 출근하셔서 오후 10시에 집에 들어오셨기 때문에 아버지와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거의 없고,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을 뿐 아버지가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기억도 별로 없습니다. 다만 아버지께 감사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 실패를 만회하시느라 집에 들어오지 못하셨고, 아버지가 아는 사람에게 받았다며 어떤 책을 주시면서 그 책을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그 책은 너무나 낡아서 누렇게 변색되었고, 밑 부분이 너무 많이 찢어져 조심히 다루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중학생의 나이 때 그 책을 읽고 인생을 지금처럼 살면 안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이후로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면서 살았고, 그런 제 인생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책이 무엇인지는 차차 소개하겠습니다. 그 책은 요즘에도 다양한 번역본이 나오고 있는 자기 계발서였고,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실제로 큰 도움이 되는 자기 계발서 혹은 인문학 도서를 써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어릴 때 가졌던 그 꿈을 기반으로 aphorism을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3. 교사 일기


제가 교사로서 일한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여러 좋은 일들과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중에는 힘든 일이 더 많은데, 아무래도 인간이 겪는 일 중에는 보통 힘든 일들이 더 많고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 중에는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보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가 더 많다고 하니, 힘든 일이 더 많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부당한 것을 보았을 때 참고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라서(친구들은 '병먹금'이 안 된다고 표현하더군요) 사서 고생하는 일을 만드는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교장의 갑질, 학부모의 갑질, 동료 교사의 몰상식한 행동, 학생의 안하무인 행동 등 학교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고 제가 젊은 남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보통 남교사보다는 여교사가 이런 일들을 더 많이 겪습니다). 다양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데 이슈는 크게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사들 중에는 어릴 때부터 안전지향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공부를 했던 모범생들이 많습니다. 안전지향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일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음속으로 삼키는 것은 습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정상적인 교사들의 마음의 병은 커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데, 큰일이 발생하면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와 묻어 버리기 때문에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군대와는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교장, 교감 등의 관리자들 중 대부분은 일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그 일이 이슈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합니다).


제가 교직에 있으면서 겪었던 일, 목격했던 일, 답답했던 일 등에 대해 작성하는 것이 메인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교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었던 긍정적인 일(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보람, 주변 선생님들로부터 받았던 격려와 따뜻함 등)도 써 내려갈 예정인데, 벌써부터 긍정적인 일을 쓰는 글의 비중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이러한 현실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일을 쓰는 글이 학교 현장에서 어떤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지, 학교라는 교육적 공간에도 얼마나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많은지, 교육적 에너지가 얼마나 쓸데없는 곳에 낭비되고 있는지 등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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