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혁신 지옥 5
학교 출결 상황은 학생들이 학교를 얼마나 성실하게 다니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 중의 하나입니다. 학교에 빠짐없이 성실하게 출석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행동이며, 이러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행하여 근면한 자세를 함양하도록 하는 것이 학교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사회로 진출하여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장을 다니게 되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자기 마음대로 결근을 하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고용자 입장에서도 성실성이 결여된 직원과 계속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돈 많은 백수나 재벌 혹은 권력자가 아닌 이상 너무 귀찮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도 직장에 출근하여 맡은 일을 꾸준히 수행해야 합니다. 출결 상황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학생들이 사회 진출을 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성실성을 함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에 비해 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출결 상황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교사들도 과거에 비해 느슨하게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여학생이 생리통으로 결석하는 경우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하지 않아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았지만 현재는 생리통으로 결석하는 경우를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하여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없었던 학교장 허가 교외체험학습이 생기고, 이것 또한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하여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전보다 자유롭게 평일을 이용하여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거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출결과 관련된 이러한 제도들에 대해서 과거보다 혁신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특히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과거에 자기가 학생이었을 때에는 출결과 관련된 통제가 더 엄격했고 생리통으로 아파서 결석을 하고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받거나 평일에 학교를 빠지고 가족들과 자유롭게 여행한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그런데 과연 이러한 조치가 혁신적이고, 만약 혁신적이라고 하더라도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러한 제도와 조치들이 하나하나씩 모여 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출결을 매우 가볍게 생각하는 풍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정당한 사유 없이 질병결석을 하는 것은 우선 교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의 결석 처리를 위해 여러 장의 서류를 작성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한두 명이 결석하는 것은 크게 상관없으나, 결석자가 계속 쌓이게 되면 이 서류들을 작성하고 정리하는 것이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직 학생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학생이 질병으로 학교를 결석하게 되면 그 학생의 부모님과 연락을 해야 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질병으로 결석한 이후에 진료확인서나 처방전과 같은 서류를 제출해서 자기가 질병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이러한 서류를 제 때에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교사가 매번 기억하고 있다가 서류를 가져오지 않는 학생들을 재촉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한 일인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엄살이냐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학생들이 여러 명이면 결석 처리 업무를 하느라 다른 업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따라서 어떤 학생이 만약 아프지도 않은데 교사 앞에서 아픈 척을 하고 부모님까지 속여가며 꾀병으로 질병결석을 사용하였다면 담임교사에게 업무상으로 큰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당한 사유 없는 질병결석은 담임교사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질병결석을 하는 학생의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이 학생이 수행평가 기간에 결석을 하게 되면 추후에 이 학생이 응시할 수 있는 수행평가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야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떤 학생이 질병결석으로 인해 수행평가를 응시하지 않아 교과 선생님들이 그 학생에게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며 수행평가를 응시하러 오라고 전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이 그 날짜와 시간에 또 질병결석을 하거나 일정을 까먹고 수행평가 응시를 하지 않아 교과 선생님들이 그 학생을 쫓아다니며 수행평가를 보게 만드는 상황을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제가 질병결석을 해서 수행평가를 보러 왔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교사가 학생을 쫓아다니면서 제발 수행평가를 응시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그야말로 촌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다른 학교보다는 고등학교에서 수행평가 예정일에 아프지 않음에도 질병결석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수행평가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수행평가 예정일에 일부러 질병결석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 꼼수를 써서 수행평가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질병결석을 사용합니다. 즉, 수행평가 예정일에 바로 수행평가를 응시하지 않고 질병결석으로 학교에 오지 않았다가, 이후에 수행평가를 응시하면 수행평가에 어떤 문항이 나왔는지를 친구들로부터 전해 듣고 문항과 관련된 부분만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수행평가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해치는 이러한 꼼수를 반드시 막아야 하지만, 학부모의 동의가 있고 진료확인서까지 발급받아서 제출하면 아무리 꾀병처럼 보여도 학생의 질병결석을 인정해 줄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질병결석을 악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는 현실로 인해 이러한 꼼수를 교사가 마음대로 막을 수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아프지 않음에도 질병결석을 사용하는 것은 그 학생의 수업을 담당하는 교과 교사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동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질병결석을 하는 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요즘의 학교에서는 강의식 수업을 좋지 않게 바라보고 활동형 수업을 선호하며, 활동형 수업 중에는 조별 활동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각 조원이 역할을 충실하게 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조별 활동을 구성합니다. 따라서 조원 중에 한 명이 결석하게 되면 그 조의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만약 어떤 학생이 아프지 않음에도 꾀병으로 질병결석을 하였고, 그날이 중요한 조별 활동이 있는 날이면 그 학생은 다른 친구들에게 학습과 관련한 큰 피해를 준 셈이 되죠. 또한 만약에 이 학생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질병결석을 사용한 날이 청소를 담당하는 날이었다면, 그 학생이 담당한 청소 구역을 다른 학생이 해야 하고 결국에는 친구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청소를 떠넘기는 꼴이 됩니다. 만약 그 학생이 속한 학급에는 학생이 결석했을 때 그 학생이 담당한 청소 구역을 대신해서 청소하는 규칙이 없어서 그 청소 구역이 제대로 청소되지 않는다면 그 청소 구역에서 나오는 먼지와 쓰레기 등으로 인해 그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친구들이 불쾌함을 느낌으로써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는 셈이 되죠. 우리는 '학생 인권'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 인권을 강조하면서 학생의 출결에 대해 느슨하게 관리한다면 오히려 학교에서 잘 생활하고 있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청소를 지도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청소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자기가 사용한 공간은 스스로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함도 있지만, 학생들이 청결하고 위생적인 공간에서 수업을 듣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질병결석을 하는 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학생 인권을 보장한답시고 출결 관리를 느슨하게 한 것이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
물론 어떤 학생이 학교에 제대로 출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면 질병결석을 사용하고, 담임교사는 그 학생의 질병결석을 처리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 및 정리하며, 교과 담당 교사는 그 학생의 수행평가 응시를 위해 별도의 일정을 마련하고, 다른 학생들은 아파서 오지 못한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그 학생의 청소 구역을 대신 청소하고 그 학생이 수업 시간에 해야 했던 역할을 대신 수행해 주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는 학교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아파서 질병결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적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아프지 않은데 학교를 가기 싫어서 부모님에게 아픈 척을 하거나 학교를 가기 싫다고 조르며 억지로 진료확인서를 끊고 질병결석을 사용하거나, 학교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아프지 않고 아주 조금 아픈데 그것을 과장해서 질병결석을 사용하거나, 방과 후에 가도 되는 병원 진료를 굳이 일과 시간 중에 잡아서 질병결석을 사용합니다. 인터넷에서 현재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출결이나 학교생활 태도가 게으르고 태만하다는 기사가 올라오면, 그 기사의 댓글란에 일부 소수의 사례만으로 전체 학생들이 그렇다는 일반화를 하지 말라고 비판하는 몇몇 학부모들의 댓글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소수의 사례로 일반화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과연 뉴스에 올라오고 제가 언급하는 사례들이 일부 소수의 사례일까요? 제가 학교 현장에서 겪은 경험에 의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언급하는 사례들이 일부 소수의 사례가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일반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다섯 곳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해 보았는데, 다섯 곳 모두 평범한 일반고였습니다. 즉, 학생들의 성적 수준, 대학 진학 실적이 눈에 띄는 것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고에서만 근무했습니다. 일반고 학생들은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으로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기 어려워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모의고사는 수시 전형과는 전혀 관련이 없고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평범한 일반고에서는 모의고사 날에 진풍경이 벌어지곤 합니다. 학생들의 대부분이 질병결석이나 생리통결석을 사용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학급 정원이 30명인데 20명이 질병결석이나 생리통결석을 사용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아서 교실에 10명의 학생들이 앉아서 조촐하게 모의고사를 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모의고사 날에 학교의 3분의 1에서 3분의 2에 가까운 학생들이 질병에 걸려서 결석을 한다는 것은, 학교 급식에 문제가 있어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하거나 어떤 학생들이 의도적으로 코로나나 독감 같은 전염병을 퍼뜨리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일반고에서는 이러한 광경이 일상적으로 흔하게 나타납니다. 담임교사들도 결석하는 애들이 전혀 아프지 않음에도 모의고사에 응시하기가 싫고 귀찮아서 질병결석이나 생리통결석을 사용한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속이 훤히 보여서 질병결석이나 생리통결석을 인정해주지 못하겠다고 하면 배 째라는 식으로 무단결석(미인정결석)을 사용하여 모의고사 날에 학교에 오지 않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꼰대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학교를 다닐 당시의 일반고에서는 웬만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일반고 다섯 곳 중에서 네 곳이 모의고사 날마다 항상 이런 광경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나마 이런 광경을 보여주지 않았던 일반고 한 곳은 제가 10년 전에 근무했던, 제가 처음으로 근무했던 고등학교라서 최근의 사례로 따지면 거의 모든 평범한 수준의 일반고는 교사들이 강하게 통제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광경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러한 사례는 대부분의 일반고에서 보이는 것이며, 우리나라 학생들이 출결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제가 학생들이 정시 전형에 거의 관심이 없는 평범한 일반고에서 근무했을 때, 당시에 학생들의 모의고사 성적이 대량으로 유출되어 11월 모의고사 일정이 12월로 미뤄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미뤄진 모의고사 일정이 2학기 기말고사 바로 다음 날이어서 학생들이 이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 경우 매우 부담스러워할 것이고, 원래도 모의고사 날에 온갖 꾀병을 만들어내며 학교에 나오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데 심지어 모의고사 날이 기말고사 바로 다음 날이면 학생들의 출결 상태가 더 심각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담임을 맡은 학급의 학생들에게 기말고사 시험이 끝난 날(모의고사 바로 전날)에 "기말고사 시험을 보느라 너무 고생 많았고, 너네가 내일 놀고 싶고 쉬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은 모의고사 날이고, 모의고사 날에 온갖 꾀병을 만들어내서 결석하는 학생들이 이 학교에 많은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일 질병결석이든 생리통결석이든 받지 않겠다. 아무리 놀고 싶고 쉬고 싶어도 거짓말로 선생님을 속여서 학교를 결석하면서 놀고 쉬는 것은 학교를 다니는 적절한 자세가 아니다. 내가 학교에 와서 모의고사를 무조건 열심히 보라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 쉬고 싶어도 학교에 나와서 쉬어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교사가 학생의 질병결석, 생리통결석을 자기 마음대로 받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꾀병을 만들어내어 결석할 것이 예상되어 교육적인 차원에서 훈계를 한 것이죠. 모의고사 날이 되었고 제가 담임을 맡은 학급의 학생들은 단 한 명도 결석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다른 학급을 보니 대부분의 학급이 3분의 1 정도 결석했고, 상태가 좋지 않은 학급은 3분의 2 정도까지 결석했더군요. 제가 이 일을 겪으면서 머리에 떠올랐던 두 가지 생각은, 현재 학생들이 출결을 매우 가볍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고 이 상황이 교육적으로 매우 적절하지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출결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고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러한 상황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만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철저하게 따져가며 출결을 이용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또한 이익을 철저하게 계산하면서 출결을 이용합니다.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생활기록부를 좋게 받을 필요가 없고, 학교 수업보다는 인터넷 강의나 사설 학원 강의가 수능을 준비하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를 밥 먹듯이 빠지고 집에서 수능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3학년 1년 동안 학교에 제대로 등교하는 날이 하루도 없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질병결석을 위해 매번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서 제출하기가 어렵고 배 째라는 식으로 무단(미인정)으로 학교를 나오지 않는데요. 하지만 무단결석(미인정결석)이 많이 쌓이면 유급이 되어 졸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능 성적이 잘 나와도 대학을 진학하지 못해 소용이 없기 때문에, 항상 고등학교의 마지막 수업인 7교시가 끝나기 5분~10분 전에 학교에 옵니다. 5분~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도 학교에 있었다면 학교에 등교한 것으로 인정하여 미인정결석(무단결석)이 아니라 미인정지각(무단지각)으로 처리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학교 출결 규정상 미인정지각 3회가 미인정결석 1회와 동일한 것이라서 미인정지각은 아무리 많이 쌓여도 유급의 위험성이 미인정결석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이 학생들이 꼼수를 쓰는 것이죠. 학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결석하고 싶고, 근데 유급하기는 싫으니 5분 정도만 학교에 잠깐 나와 얼굴만 보여주는 이러한 극단적인 꼼수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수시 전형을 포기하고 정시 전형만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 종종 발견됩니다.
학생들이 출결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생리통결석입니다. 여학생들은 1개월에 1회 생리통결석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리통결석은 생리통이 심할 경우에 사용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진짜로 생리통을 겪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프지 않은데 아픈 척을 하는 것인지 교사의 입장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으며, 남교사는 더더욱 생리통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하겠다고 나서기도 꺼려집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많은 여학생들이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생리통이 없음에도 생리통결석을 1개월에 1회 의무적으로 사용합니다. 정말 악랄한 학생들은 생리통결석을 2개로 쪼개어 1개월 중 어느 날은 생리통조퇴를 사용하고 어느 날은 생리통지각을 사용하여 출결을 처리해야 하는 담임교사를 괴롭게 만듭니다. 저는 남성이므로 생리통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 수 없고, 생리통을 겪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므로 생리통이 매우 심한 학생이라면 생리통결석을 사용하여 집에서 쉬거나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없는 병, 없는 고통을 만들어내어 생리통결석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고, 담임교사에게는 생리통 때문에 너무 아파서 결석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날 SNS에 PC방과 카페에서 놀았던 사진을 올린다거나, 생리통 때문에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날 학원에는 성실하게 출석했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많이 발견됩니다. 학교에 나오지 못할 정도의 컨디션으로 PC방, 카페, 학원은 갈 수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죠. 어떤 학생은 8월 16일에 생리통결석을 사용하고, 그다음 생리통결석을 9월 1일에 사용했습니다. 제가 남자라서 생리통에 대해서 여자들보다 크게 무지하더라도 여자들의 생리 주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리통결석을 사용한 간격을 보았을 때 이 생리통결석은 꾀병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학생과 친한 다른 반의 학생들도 함께 생리통결석을 사용했다는 것을 다른 교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파악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생리통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담임교사들에게는 생리통이 있어서 결석한다고 거짓말하고 그 지역의 번화가에서 흡연을 하며 놀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야말로 생리통결석을 악용하는 경우들이 천태만상인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과거에 생리통결석을 쓰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병원에서 발급한 진료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생리통이 없어도 병원에 가서 생리통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주장하면 의사들은 웬만하면 진료확인서를 발급해 주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즈음에 교육청에서 학교로 공문을 보냈는데, 학생이 생리통결석을 사용할 때 병원에서 발급한 진료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지양하라는 내용의 공문이었습니다. 학생이 질병 때문에 결석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때 질병이 실제로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증명 서류를 요구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인권 침해라는 것인가요? 학생들의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청이 오히려 학생들이 꾀병을 만들어내어 학교를 결석하는 비교육적인 상황을 조장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생리통결석의 처리가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학생들은 학교 출결을 가면 갈수록 더더욱 가볍게 여기게 되고 교사들의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출결과 관련한 지도를 할 마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꾀병을 만들어내어 생리통결석을 사용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먼저 나서서 아이를 질책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황당한 사례들은 모두 학부모가 학생의 생리통결석 사용에 동의한 경우들입니다. 즉, 생리통결석을 사용하고 학교에 1개월에 하루쯤은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꽤 있다는 것이죠. 제가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을 때, 제가 담임을 맡은 어느 학생이 생리통조퇴를 사용하고 싶다며 교무실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얼굴에는 전혀 아픈 기색이 없었고 혹시 꾀병인가 하는 의심이 들어서 부모님께 허락을 받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 학생은 문자로 허락을 받았다고 이야기했고, 저는 그 학생이 의심스러워서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그 문자 내용을 보여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학생은 주저하며 그 문자 내용을 꼭 보여드려야 조퇴할 수 있는 거냐고 물어봤고, 저는 부모님의 동의가 명확하게 확인되어야 조퇴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학생은 그러면 생리통조퇴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학생을 크게 꾸짖으면서 생리통조퇴를 사용하든 말든 그 문자 내용을 봐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에 그 학생이 학부모와 나눈 문자를 보게 되었는데, 학생은 생리통 증상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번아웃이 와서 학교에 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생리통조퇴를 써도 되냐고 물어봤고, 부모는 그러한 사유로 생리통조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질책을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집에 가서 편히 쉬라고 부추기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생리통이 없고 아무런 질병이 없음에도 생리통결석을 사용하는 것을 부모가 아무런 제재 없이 승인하는 상황에서 교사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가 합심하여 학교 출결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곳곳에 있고, 이는 학교를 성실하게 다니고 싶지 않은 학생들에게 빠르게 전염되어 학교 출결이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여러 학교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생리통결석과 거의 유사한 정도로 학생들이 출결을 가볍게 여기게끔 유도하는 제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학교장 허가 교외체험학습(이하 '현장체험학습'이라고 하겠음)입니다. 현장체험학습은 가족 여행, 친인척 방문, 답사 및 견학 활동, 체험 활동 등의 사유로 1년에 최대 20일까지 학교를 결석할 수 있고, 이 결석은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하는 제도입니다.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한 결석이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현장체험학습을 아무리 사용해도 생활기록부에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이 제도 덕분에 자녀의 학교 일정으로 여행을 가지 못 했던 가족이 현장체험학습을 사용하여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현장체험학습이 매우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언급했었지만, 이 현장체험학습 제도로 인해 '개근거지'라는 교육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개근거지는 현장체험학습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학교에 매일 등교하는 개근 학생들을 가족 여행을 갈 돈이 없어 현장체험학습도 못 쓰는 돈 없는 거지라고 비하하는 용어입니다. 사실 이 개근거지라는 용어는 근본적으로 오류가 있는, 학교 제도에 무지하고 멍청한 사람들이 만든 용어입니다. 왜냐하면 현장체험학습은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되어 어떤 학생이 개근인지 아닌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현장체험학습을 사용했어도 질병으로 학교를 빠지거나 무단으로 학교를 빠지지 않는다면 개근으로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즉, 현장체험학습을 사용해도 개근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개근거지라는 용어는 학교의 출결 처리와 관련된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다른 사람들을 비하하고 조롱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수준 낮은 용어라는 것이죠. 이 용어의 탄생 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장체험학습은 다른 집에 비해 우리 집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가족 여행을 자주 갈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방법으로 혹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금전적으로 모자라지 않은 집에서 살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돈과 재산에 따라 사람의 급을 나눈다는 것이 자본주의의 심각한 문제점인데, 학부모들이 현장체험학습 제도를 악용함으로써 학생들이 그러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어릴 때부터 당연한 것으로 인지하고, 자기 부모와 닮은 사고방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대하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현장체험학습은 사교육을 위해서 빈번하게 악용되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사교육에 많은 돈과 열정을 쏟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현장체험학습 제도를 만든 사람들이 이를 인식해서인지, 현장체험학습을 학원 수강, 어학연수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규정은 가뿐히 무시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수시 전형을 포기하고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을 사교육의 용도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수업이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집에서 편하게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서, 사설 학원의 강사가 여는 강의를 주간에 듣기 위해서 현장체험학습을 사용하는 것이죠. 물론 이는 현장체험학습 사용 규정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학생이 현장체험학습을 담임교사가 허가해주지 않으면 자퇴할 거라고 배 째라는 식으로 우기고, 학부모도 담임교사에게 전화해서 굳이 고집을 부려서 우리 아이가 자퇴하는 꼴을 봐야겠냐는 둥, 아끼는 제자의 미래를 위해서 그 정도는 눈 감고 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둥 온갖 망언으로 은근한 정서적 협박을 하면서 결국에는 담임교사의 허가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에는 수시 전형을 포기하고 정시 전형을 준비하면서 학교 규정이나 절차를 과감하게 무시하고 이를 마치 무용담처럼 자랑하는 학생들을 '정시 파이터'라고 부르는데요. 정시 파이터 학생들은 사교육 혹은 정시 공부를 위해 현장체험학습 최대 사용일인 20일을 사용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처럼 여깁니다. 그래서 담임교사들이 규정에 맞지 않는 현장체험학습 사용은 허가해 줄 수 없다고 하면 꼰대라는 둥 갑질이라는 둥 온갖 망언을 쏟아내며 급기야 학부모까지 동원하기에 이르는 것이죠.
저도 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위와 같은 경우를 수없이 접해보았고, 규정에 맞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현장체험학습을 허가하지 않았다가 많은 비난과 조롱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맡았을 때, 학급에 승마 특기생으로 대학교를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제가 봐줄 수 있는 편의는 이 학생이 승마 대회에 출전할 때 이를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하는 것이 전부였고, 학교에 보고되지 않은 사적인 승마 훈련을 수행하느라 학교에 결석한 것을 제가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에 이 학생과 학부모는 사적인 승마 훈련 스케줄을 잡은 다음에 저에게 현장체험학습 신청서를 들이밀었습니다. 저는 사교육에 해당하는 사적인 승마 훈련을 위한 현장체험학습은 허가해 줄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 학생과 학부모는 전학 오기 이전의 학교는 사적인 승마 훈련을 위한 현장체험학습 사용을 허가했었는데 이 학교는 왜 안 되냐며 강하게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승마 훈련 비용이 얼마인데 학교에서 허가를 안 해주냐는 둥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말이 얼마인지 아냐는 둥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을 저에게 퍼부었죠. 그러면서 현장체험학습 신청서의 내용을 '사적인 승마 훈련'이 아니라 '승마 체험'으로 변경하여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제가 사적인 승마 훈련임을 인지한 이상 이 현장체험학습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 학생과 학부모는 저를 교육청에 신고하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현하다가 결국 사적인 승마 훈련이 있는 날에 몸이 아프다며 진료확인서를 제출하고 결석했습니다. 이 학생이 사적인 승마 훈련이 있는 날에 학교에 오지 못할 정도로 아파서 진료확인서를 제출하고 질병결석을 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제가 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언컨대 그럴 가능성은 0%입니다. 미인정결석(무단결석)으로 처리되지 않고 사적인 승마 훈련을 가기 위해서 가장 최적의 꼼수를 선택한 것이죠. 현장체험학습을 악용하는 학생과 학부모 때문에 규정에 맞게 정당한 출결 처리를 하는 제가 많은 비난과 폭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현장체험학습 악용이 절정에 이른 시기가 있었는데, 바로 2020년~2021년입니다. 이 시기에 코로나19가 유행하였고, 제대로 마련된 치료법이 없는 전염병의 유행으로 인해 정상적인 등교가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2020년과 2021년에 모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맡았고, 이 시기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대입 준비를 위해 학교에 그나마 가장 많이 등교하는 학년이었습니다(격주로 등교하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가정학습'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가정학습은 현장체험학습과 유사하지만, 가족 여행, 친인척 방문 등의 용도가 없어도 집에 있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된 제도였습니다. 가정학습이라는 것이 이 시기에 갑자기 만들어진 이유는 학교에서 여러 명과 함께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면 코로나19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으니 집에서 안전하게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현장체험학습을 확대 적용한다는 것이었죠. 가정학습은 학교장 재량으로 1년에 최대 60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의 교장들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가정학습을 악용할 것을 우려하여 60일까지 허용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근무했던 학교의 교장은 학부모의 눈치를 매우 많이 보고 교사들에게는 늘 반말을 사용하며 교사들을 도구 취급했던 사람이라 근방의 학교들과는 다르게 최대 60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중에서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일반고에서는 정시 전형보다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으므로, 일반고의 거의 모든 학생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생활기록부 마감일인 8월 31일 전까지는 담임교사의 말을 잘 듣다가 9월 1일 이후부터는 숨겨왔던 본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2020년~2021년에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에는 학생들이 9월 1일부터 갑자기 가정학습 신청서 60장을 들고 와서 가정학습을 허가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가정학습의 본래 취지(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많은 인원이 모인 학교가 아니라 집에서 공부하는 것)를 위해서 가정학습을 사용하겠다는 학생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집에서 놀겠다는 취지로 가정학습을 사용하겠다는 학생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그 학생들은 가정학습 신청서를 작성하는 양식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가정학습 신청서 60장을 제출했습니다. 2020년에는 학생들의 가정학습 신청을 제한 없이 허용했었는데, 가정학습의 취지대로 집에 있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놀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학생들이 많았고 그때 당시에 성질 더러운 보건교사가 이 일을 제 탓으로 나무라고 큰소리치는 사건이 있었어서 2021년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가정학습 신청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학생 상담 및 학부모 연락을 거쳐 아무리 생각해도 가정학습의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않게 가정학습을 신청한 학생들의 가정학습 신청서를 파쇄했습니다. 결국 그 학생들은 미인정결석(무단결석)을 사용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정학습은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학교를 60일 동안 나오지 않도록 악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있던 학교에서 가정학습을 무분별하게 허용하면서, 정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 중에 가정학습을 최대한으로 사용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고 기숙 학원에 입소해서 비싼 사교육을 받다가 학원생들과의 접촉으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생리통결석, 가정학습을 포함한 현장체험학습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학생들에게 출결 처리를 관대하게 해 주기 위한 조치 및 제도는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기 매우 어려우며, 학생들이 출결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 학교 규칙을 가볍게 생각하는 태도를 갖도록 유도합니다. 최근에는 제가 가르치는 어떤 학생이 자기의 형이 입대를 해서 입대 행사에 자기를 포함하여 가족 모두가 참석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학생이 반에 있는 다른 친구들이 모두 듣도록 큰 소리로 "우리 형이 군대를 가서 내가 거기를 가야 하는데, 그냥 출석으로 인정해 주면 되지 내가 왜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어서 제출해야 해?"라고 말했습니다. 이 학생이 출결과 학교 규칙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를 알 수 있는 포인트가 3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 학생은 정당하게 학교를 결석하기 위해서 결석한 이유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 서류를 왜 제출해야 하냐고 이야기했습니다. 두 번째로 이 학생은 결석하는 사유가 형의 입대를 배웅하는 것이므로 진단서를 제출하여 질병결석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현장체험학습을 사용하여 출석인정결석을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장체험학습은 신청서와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기도 하고,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신청서를 미리 제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까먹고 미리 제출하지 않았으니 꾀병을 만들어서 진단서를 제출하고 무단결석(미인정결석)을 면하려고 했습니다. 세 번째로 이러한 황당한 논리의 이야기들을 다른 친구들이 다 듣도록 노골적으로 큰 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학생들이 출결에 대해서 다른 교사들과 학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큰 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이니 학교의 출결이 얼마나 가볍게 여겨지고 있는지를 알 만합니다. 하지만 출결은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함에 있어서 절대 가볍게 여기도록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출결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최소한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성실성을 반영합니다. 어떤 학생이 학교생활을 함에 있어서 출결에도 문제가 없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면 최소한의 수준을 넘어서는 성실성을 보여주는 학생이겠죠. 모든 학생에게 이러한 수준의 성실성을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성실성을 요구하고, 그러한 최소한의 성실성조차 갖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조치 및 제도를 과감하게 없애거나 수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여 돈을 벌기 위해 직업 활동을 수행할 것입니다. 학창 시절에 출결이 좋지 않았던 학생은 직업 활동을 수행하면서 근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의 출결을 엄격하게 처리하는 것은 학생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직업 활동을 최소한의 수준으로라도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준비시키는 교육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과연 누가 일을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근태 상황이 좋지 않고 성실하게 출근하지 않는 직원을 고용하고 그와 같이 일하고 싶을까요?
저는 조치 및 제도를 만들고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일개 교사일 뿐이므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출결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제가 맡고 있는 담임 학급 학생들에게 출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저는 항상 제가 맡고 있는 담임 학급의 학생들에게 출결과 관련된 몇 가지 원칙들을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 원칙은, 출결과 관련하여 제출하는 서류에는 반드시 부모님의 서명을 직접 받아오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학교를 결석할 때에는 부모가 서명한 확인 서류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요즘 학생들 중에는 이 서명을 부모에게 직접 받지 않고 자기가 글씨체를 다르게 휘갈겨 위조 서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들 중에는 자기 자식이 질병조퇴, 질병결석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학교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부모님 서명을 직접 받고 학생들이 일명 '가라 서명'을 하지 않도록 단속하는데, 이것만으로도 학생들이 출결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를 함양하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이 결석을 자기가 대충 알아서 서류를 작성하면 끝나는 것으로 여기게 하지 않고 부모에게 직접 서명을 받는 절차를 거치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학생들에게 일종의 긍정적인 부담감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질병으로 인해 학교에 지각했으면 담임교사에게 오자마자 직접 보고하라는 것입니다. 담임교사의 입장에서는 질병으로 인해 지각한 학생이 몇 시에 왔는지 알아야 정확하게 출결 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 중에는 질병으로 인해 지각하고 학교에 와도 담임교사에게 자기가 몇 시에 왔는지 전혀 알리지 않고 담임교사가 교실이나 복도에서 그 학생을 발견해서 "너 몇 시에 왔어?"라고 물어보고 나서야 자기가 몇 시에 왔는지를 보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이 학교에 시간에 맞춰 등교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고, 학생이 질병으로 인해 지각하는 것은 특수한 상황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면 그 특수한 상황에 놓이게 된 사유(어떤 질병인지, 무엇 때문에 질병이 발생했는지)와 그 특수한 상황으로부터 해제되어서 일반적인 상황으로 돌아온 것이 언제인지를 그 당사자가 직접 알려야 합니다. 가끔 악랄한 학생들은 오후에 학교에 왔으면서 담임교사에게는 자기가 정상적으로 등교했고 화장실이 급해서 담임교사의 조회에 참석하지 못했을 뿐이니 정상적인 출석으로 인정해 달라는 생떼를 쓰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 저는 절대로 정상적인 출석으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어쨌든 출결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고,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하는 회사나 기업이 아닌 이상 근무 시간에 근무지로부터 이탈한 시간을 정확하게 보고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합당한 근무 태도이므로 학생들이 이를 사회 진출 이전에 미리 배워야 하며, 이러한 조치 또한 학생들이 출결을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어쩌면 위에 있는 원칙들이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들인데 왜 필자가 새삼스럽게 소개하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 원칙들을 지키지 않는 학생들이 학교 현장에 매우 많으며(심지어 어떤 학교들에서는 반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교사들도 이 학생들과 얼굴을 붉히기 싫어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출결의 원칙이 몇 가지 더 있지만 위에 언급한 것 이상으로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일개 교사인 저의 개별적인 조치일 뿐 학생들이 출결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출결과 관련된 혁신적인 조치들이 과연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과 사회성 형성을 위한 교육적인 조치인지 우리는 반드시 되돌아보고 혁신만이 답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