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효과적인 수업은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이다.

교육 혁신 지옥 7

by cusp

과거의 학교와 현재의 학교 사이에는 여러 가지 차이점과 변화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맡는 업무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은 교과 지도와 생활 지도인데, 생활 지도는 앞에 있는 몇 가지 글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학생 인권을 중시하고 회복적 생활 지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몇몇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를 생활 지도에 있어서의 '혁신'으로 간주하지만, 저는 이를 '부정적 혁신' 혹은 심지어 '퇴보'로 간주한다는 의견을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은 생활 지도 못지않게 교과 지도의 측면 또한 큰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교과 지도의 측면의 변화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요즘 학교의 수업은 '활동형 수업'을 선호하고 '강의식 수업'을 선호하지 않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게 된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원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원인으로 보이는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학생들의 자살률이 OECD 평균을 넘어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통계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른 OECD 국가의 학생들에 비해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으며, 이러한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 비해 매우 많이 받고, 그러한 스트레스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평균 학습 시간인데, 그 평균 학습 시간에 비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적은 거의 없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다른 나라의 학생들은 학습에 적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학습에 투자한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높거나 비슷한 성적을 받으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교육은 효율성이 낮다고 해석하는 것이죠.


그래서 21세기가 되면서 우리나라에는 점점 강의식 수업을 효율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고 학생 자살의 원인이 되는 수업 방식으로 간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강의식 수업을 대체하기 위해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훨씬 더 적은 시간을 학습에 투자하면서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적을 받는 핀란드의 교육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토론형 수업, 프로젝트형 수업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식의 활동형 수업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부, 교육청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공교육 관련 기관들은 활동형 수업이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배움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학생들 간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여 학생들 간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측면의 장점이 있는 수업 방식으로 강조하는 반면, 강의식 수업은 교사가 강의 내용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교사의 강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지식을 억지로 주입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학생들을 교사의 강의 내용과 지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수동적 존재로 간주하는 수업 방식으로 비하하기도 하였습니다. 활동형 수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강의식 수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교사가 학교에서 공개 수업을 할 때, 교장, 교감이 참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공개 수업을 하는 교사가 활동형 수업을 전혀 하지 않고 1시간 내내 강의식 수업만 하면 교장과 교감은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제가 신규 교사일 때 너무 활동형 수업을 하기 싫어서 나름의 소신을 갖고 강의식 수업만으로 공개 수업을 구성했는데, 공개 수업이 끝난 후에 교장이 따로 불러서 왜 활동형 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냐고 질책할 정도였죠. 하지만 저는 강의식 수업을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고 활동형 수업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변화가 절대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혁신이라면 부정적인 혁신이고, 혁신이 아니라면 퇴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의 잘못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 원인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우리나라 학교에서 강의식 수업을 배격하고 활동형 수업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OECD 평균에 비해 자살률이 높고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학생들보다 학습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 현상에 대한 원인 진단이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학업 흥미도가 낮고 자살률이 높으며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가장 큰 원인은 철저한 상대 평가를 통해 경쟁을 조장하는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와 이로 인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과열된 사교육, 그리고 학벌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을 방치하는 사회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많이 자살하고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이유, 그리고 학생들이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는 수업이 강의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 아닙니다. 핀란드를 비롯해 우리나라보다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가 높은 것으로 나온 나라들은 대체로 절대 평가 방식을 채택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복지와 혜택을 제공하며, 대학교를 포함한 학교 간의 서열이나 우열을 크게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의 가장 큰 원인을 입시 제도와 사회 구조에서 찾아야지 생뚱맞게 우리나라의 강의식 수업 방식을 원인의 하나로 간주하고 이를 타파해야 할 고루한 전통으로 여겨 배척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판단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경쟁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와 학벌을 강조하는 사회 구조가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강의식 수업은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양의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수업 방식이라는 점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수업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 또한 학생들에게 학습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한 효율적인 제도라는 점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의식 수업과 경쟁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측면에서 유사해 보이지만, 강의식 수업을 선호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쟁을 강조하는 입시 제도를 선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강의식 수업은 수업 방식의 하나이고, 수업 방식이 입시 제도와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지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필연적인 관련성을 지니지는 않습니다.


저는 주변 교사들이나 교육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핀란드 교육'과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핀란드 교육과 관련된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핀란드로 직접 유학을 가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핀란드 교육을 무조건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은 사대주의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핀란드 학생들이 과거 2000년 대에 우리나라 학생들의 반도 안 되는 시간을 학습에 투자하고도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높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을 받았던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핀란드 교육이 통계적으로 큰 가성비를 보여준 이후로 핀란드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은 꾸준히 떨어졌고 최근에는 수학, 과학, 읽기 전 영역에서 높은 성적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핀란드의 교육 방식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하고 답습하는 것이 학생들의 능력과 학습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한참 핀란드 교육에 매료되었던 2000년대와 2010년 대에 핀란드 역시 학생 자살률이 높은 국가였습니다.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학생 자살률이 높음을 강조하면서 학교 교육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성화였던 우리나라보다 꾸준히 2배 더 높은 학생 자살률을 기록한 나라가 바로 핀란드입니다. 결국 핀란드 교육을 더 우월한 교육 방식으로 바라보며 찬양하고 핀란드 교육 방식을 급진적으로 도입했던 현상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기억이 편견으로 이어져 다른 나라의 교육 방식을 그저 긍정적으로만 바라본 사대주의적 사고방식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입시 제도와 교육적 전통 및 관행, 학교의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좋아 보이는 교육 방식을 너무 급하게 도입하려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활동형 수업이 학생들 간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여 학생들의 관계를 개선하므로 강의식 수업보다 우월하고 지금의 학교 현장에 더 적절한 수업 방식이라는 주장도 여러 가지 허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강의식 수업의 비중이 적고 활동형 수업의 비중이 많았던 핀란드는 실제로 학교폭력과 학교 내에서의 집단 따돌림 문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게다가 학교 현장에서 활동형 수업을 진행해 보면 강의식 수업을 진행할 때보다 학생들의 불만이 많고 학생들 간의 갈등 상황이 자주 발생함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의 활동형 수업은 학생들 간의 상호 작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대부분의 활동 수업이 조별 활동 혹은 소집단 활동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조별 활동 혹은 소집단 활동은 조나 소집단을 편성하는 것부터 잡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자기와 친한 친구와 같은 조 혹은 소집단이 되면 환호성을 지르며, 교사에게 노골적으로 친한 친구와 같은 조 혹은 소집단에 편성되게 해달라고 불공정한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싫어하는 학생과 같은 조 혹은 소집단이 되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역시 학생이 교사에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학생과 같은 조 혹은 소집단에 편성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조별 활동 소집단 활동에서는 무임 승차자 혹은 자기의 노력 혹은 성과에 비해 더 큰 점수를 받게 되는 학생이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혹은 반대로 노골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다른 조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학생도 발생합니다. 아무리 평가 요소를 꼼꼼하게 계획해도 자기 노력에 비해 좋은 점수를 받는 학생이나 다른 조원들에게 점수의 측면에서 피해를 끼치는 학생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어렵죠. 이러한 요소 및 상황으로 인해 조별 활동 혹은 소집단 활동은 오히려 학생들의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수업 시간 중에 학생들 간의 갈등과 대립을 직접적으로 유발하기도 합니다.


활동형 수업이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진정한 배움을 일으키므로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강의식 수업보다 우월하다는 주장 또한 여러 가지 허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는 강의식 수업이 진정한 배움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비난이 숨어 있는데, 과연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가요? 활동형 수업은 흔히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활동형 수업에는 보통 활동지라는 수업 보조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아름답게 만들어낸 활동지나 활동 결과물을 자기 블로그에 게시하면서 자기가 훌륭한 활동형 수업을 진행했음을 과시하는 교사들이 많고, 활동지나 활동 결과물을 학교에 전시하기도 합니다. 그 활동지나 활동 결과물은 활동형 수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진정한 배움이 일어났다는 증거'인 것이죠. 하지만 그러한 활동지를 완성하거나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학생에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났을까요? 저는 진정한 배움이라는 것이 활동지나 활동 결과물처럼 눈에 명확하게 보이는 형태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좋은 수업의 진정한 성과는 학생들이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꾸며낸 활동지와 활동 결과물로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이전에 비해서 어떤 지식을 함양했으며 성품 및 태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통해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진정한 배움은 학생에게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지 단순히 외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결과물에서 변화나 개선이 있다고 해서 진정한 배움이라고 칭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활동형 수업에서 학생이 외적으로 보여주는 활동 결과물이 학생의 내적 변화로 인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활동형 수업에서 추구하는 훌륭한 활동 결과물은 지식, 성품 및 태도의 측면에서의 내적 변화가 없음에도 외적으로 보기에 세련되고 깔끔해서 훌륭한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제가 진정한 배움이라고 지칭하는 지식, 성품 및 태도의 측면에서의 내적 변화와 개선은 반드시 활동형 수업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강의식 수업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진정한 배움을 활동형 수업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국한하는 관점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활동형 수업에서 추구하는 훌륭한 활동 결과물은 사실 강의식 수업의 도움을 받아야 더 개선된 형태로 도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사가 토론 수업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서 훌륭한 토론 수업 결과물이나 훌륭한 프로젝트 수업 결과물을 만들어내려고 할 때, 학생들에게 강의식 수업을 통해 아무런 지식도 가르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알아서 활동형 수업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라고 하면 그 결과물은 형편없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혹은 학생들의 재주로 인해 적어도 외적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이는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으나 그 내실은 형편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교사들은 굳이 강의식 수업을 통해 지식을 먼저 가르치지 않아도 요즘에는 학생들에게 1인 1태블릿을 지급하는 학교들이 많고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하여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면 충분히 훌륭한 활동 결과물을 만들도록 지도할 수 있다고 반박합니다. 이러한 반박은 인간이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지식의 양에는 한계가 있고, 정보화 사회에서는 무조건 머리에 지식을 넣는 것보다 자기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알맞게 탐색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반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박이 훌륭한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강의식 수업의 필요성을 없애지는 못 합니다. 학생들이 어떤 지식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정보 기기를 통해서 얻는 정보의 질과 교과 전공자이자 전문가인 교사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여 가르치는 지식의 질은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 중에는 부적절한 정보나 거짓 정보나 과장된 정보를 적절하게 걸러내지 못하고 그러한 정보를 활동형 수업에 활용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는 수많은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고 정확하고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여 훌륭한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강의식 수업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확하고 적절한 지식을 가르쳐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학생들이 활동형 수업이 그렇게 좋아하는 훌륭한 활동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활동형 수업 이전에 강의식 수업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떠돌아다니는 정보들보다 높은 질의 정확하고 적절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은 강의식 수업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으며, 활동형 수업은 학생이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학생들로부터 선호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역시 공감이 가지 않고 동의도 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수업이 재미있으면 그 수업을 좋아하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려고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수업을 통해서 유익한 결과물을 얻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고 유익한 결과물을 얻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에 따라서 수업의 질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자주 목격했던 장면은,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강의식 수업을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끼는 것도 맞지만, 활동형 수업에 대해서는 매우 귀찮다고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의식 수업과 달리 활동형 수업은 수업 시간에 직접 무엇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의식 수업보다 성가시고 귀찮은 일을 더 많이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 얻는 것이 별로 없고 외적인 결과물만 만들어서 제출하니 유익한 무언가를 얻는 것이 없는 것 같다며 활동형 수업을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도 학교에 매우 많이 존재합니다. 수업을 통해서 자기에게 유익한 지식을 얻기를 원하는 성향을 지닌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에 진학하고, 큰 기대를 갖고 대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다가 크게 실망하여 저에게 "고등학교 때 들었던 강의식 수업이 더 좋았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제자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교에서 개설된 많은 교양 강의들과 몇몇 전공 강의들은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과 거리가 먼 강의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학교에는 성향이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활동형 수업을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 중에서는 강의식 수업과 일반적인 평가에서 매우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지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하는 활동형 수업과 평가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활동형 수업과 평가에서는 주로 목소리가 큰 학생들이 자기가 속한 조 혹은 소집단의 수업 활동과 이끌어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목소리가 큰 학생들의 영향력이 크고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학생들의 영향력이 작은 상태로 수업 활동이 진행되는 현상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따라서 활동형 수업이 선호도가 높으므로 강의식 수업보다 우월한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논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강의식 수업보다 활동형 수업에 더 큰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점을 위에서 지적했지만, 과연 수업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가 흥미 혹은 재미가 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인간은 여러 도구를 활용하여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흥미로운 것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재미있게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이 학교라는 공간에 갇혀 원하지 않는 수업을 듣는 것은 본질적으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활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육을 받고 수업을 듣는 것은 인간의 학습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자기 이익을 무분별하게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사회화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교육이라는 문화는, 학교라는 제도는 인류가 유구한 역사를 거치면서 유지해 온 소중한 전통이자 관습입니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통과 관습을 유지해 온 이유는 그러한 전통과 관습이 유익하고 효율적이라서 사회의 유지와 발전에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죠. 수업은, 학교는, 교육은 재미있고 흥미롭기 때문에 유지되어 온 문화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가르치기 위해 유지되어 온 문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강의식 수업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는데 활동형 수업은 이러한 강의식 수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활동형 수업이 지배적인 수업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강의식 수업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것은 강의식 수업을 배격해야 할 유력한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수업과 관련하여 재미나 흥미는 매우 부차적인 요소입니다. 우리는 재미가 없어도 강의식 수업을 통해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지식, 인간의 학습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을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수업의 초점은 이제라도 활동형 수업이 아니라 강의식 수업이라는 수업 방식에 맞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비록 재미나 흥미가 수업과 관련하여 부차적인 요소이기는 해도 만약 지루하고 재미없게만 여겨졌던 강의식 수업이 재미까지 있다면 그 수업은 얼마나 좋은 수업일까요? 학생들이 흥미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을 경청하게 만들면서도 학생들에게 유익한 지식을 함양하도록 할 수 있는 수업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목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업은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이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준비하고 교재를 연구하면서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많이 쏟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서 수업 내용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 이후에 수업 내용과 관련된 실생활의 예시, 수업 내용과 관련된 동영상 중에서 학생이 재미있어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일 만한 것들을 선택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매우 간단한 절차처럼 여겨지지만 수업 내용을 재구성하고 수업 자료를 준비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교사 개인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수록, 센스가 뛰어날수록 수업 자료 재구성과 수업 자료 준비에 쓰이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가 그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과목마다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을 준비하는 방법과 절차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깊이 있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과목마다 다를 수 있는 수업 준비 방법과 절차, 그리고 수업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이 가장 효과적이고 좋은 수업 방식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학생들의 학력 수준의 차이, 강의식 수업을 했을 때의 집중력 차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보다는 중학교에서 활동형 수업의 비중이 더 높은 편입니다. 즉, 일반적으로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강의식 수업에 더 효율적으로 집중하고 좋은 수업 태도를 보여줍니다. 강의식 수업이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에게 더 적합한 수업 방식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죠. 저는 수업을 진행할 때 위에서 설명한 활동형 수업의 문제점과 여러 가지 모순 때문에 중학교에서 근무하든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든 상관없이 주로 강의식 수업을 활용합니다. 그런데 제가 했던 수백 번 수천 번의 수업 중에 제 스스로 가장 좋은 수업이었다고 생각하는 수업, 그리고 제가 따로 유도한 적도 없는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너무 좋은 수업이었다며 수업이 끝났을 때 단체로 박수를 쳤던 수업은 중학교에서 진행했던 '우정'과 관련된 수업이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교과서 내용을 충실하게 설명하는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친구 및 우정과 관련된 제 경험담 몇 가지를 교과서 내용과 관련 있는 예시로 집어넣어 수업을 구성하였고 별다른 동영상 자료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시기는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자아 정체성이나 삶의 경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시기이고, 저 또한 중학생, 고등학생 시기에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올바른 인성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었기 때문에 강의식 수업에 몇 가지 이야기를 곁들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기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제가 설정한 우정과 관련된 강의식 수업의 목표였습니다. 교과서 내용의 교훈적인 내용을 내러티브(narrative)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강의식 수업을 계획하면서, 수업의 구조와 내용은 스스로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데 학생들이 이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지, 제가 옛날 사람이라 단순히 옛날이야기처럼 치부하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고, 우정과 관련된 교과서 내용들을 활동형 수업으로 진행하자는 다른 선생님의 의견이 있었지만 제가 조직하고 구성한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면서 제게 성실함과 자기 관리를 가르쳐준 친구 이야기, 매너와 배려를 가르쳐준 친구 이야기, 자신감과 여유를 가르쳐준 친구 이야기, 이외에 친구를 잘못 만나서 올바른 인성을 형성하지 못한 친구들이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나름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도록 재구성하여 전달했습니다. 제가 수업을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중고등학교에는 각 반마다 학습에 관심이 없어서 수업 내용을 설명할 때는 집중하지 않다가 자기가 듣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집중을 하는 학생들이 있고, 성격이 약고 기회주의적이어서 수업 내용을 설명할 때만 집중하고 교사가 수업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수업 내용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 그 이야기의 내용은 시험이나 수행평가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여 집중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다른 것을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항상 어르고 달래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중고등학교의 일상인데요. 하지만 제가 우정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했을 때에는 수업 내용에만 집중하는 학생도 없었고 재미있는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학생도 없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수업 내용, 그리고 수업 내용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친구를 잘못 만나서 올바른 인성을 형성하지 못하거나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인생을 망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자기도 친구를 잘못 만나면 비슷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제 수업에 집중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제가 이 수업을 조직하고 구성하면서 설정했던 목표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서 수업을 마쳤는데, 갑자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와~"라고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전에 이러한 찬사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제가 했던 수업이 학생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는 것을 알고 그 순간을 생생하게 제 기억 속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몇 년 후에 우정과 관련된 단원의 수업을 다른 학교에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 학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수업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저와 라포(rapport)가 잘 형성된 반에서 또 제가 따로 주문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같은 학교라도 학급마다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수업이 모든 학급에서 환호성과 박수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지 않은 학급에서도 이 수업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수업은 교과서 내용을 설명하는 지극히 강의식 수업 방식에 가까운 수업이었으며 몇 가지 경험담을 중간에 껴넣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수업의 대상은 고등학생보다 강의식 수업을 더 지루하게 느끼고 집중력이 낮은 중학생이었습니다. 심지어 중학생 중에서도 가장 강의식 수업을 지루하게 느끼고 집중력이 낮은 중학교 1학년 생이었죠. 제가 이 이야기를 친하지 않은데 알고만 지내는 교사에게 우연히 말한 적이 있는데, 학력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수업해서 중학교 1학년생들이라도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니냐고 비꼬듯이 이야기하더군요. 참고로 제가 환호성과 박수를 받은 수업을 진행했던 학교들은 1년에 학교폭력 가해학생 처분 조치를 400건 이상 내린 학교, 그 지역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 그 지역에서 학생수 대비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학교들이었습니다. 제가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든 활동형 수업을 진행하든 실패한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수업들도 많았지만, 제가 했던 수업 중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수업, 가장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수업, 지식 전달과 학생들의 흥미로운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했던 수업은 이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활동형 수업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들을 많이 언급하였지만, 활동형 수업이 아예 필요 없는 수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등학교보다 중학교에서, 중학교보다 초등학교에서 활동형 수업이 활용될 여지가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술가정, 정보 등 이론보다 실습이 중요한 과목에서는 활동형 수업이 활용되어야 하는 경우가 다른 과목보다 더 많을 것입니다. 사실 어떤 학교급인지, 어떤 과목인지를 막론하고 학생들이 강의식 수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제대로 익혔는지 확인하고, 그 지식을 제대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활동형 수업이 제한적으로 필요합니다. 제가 문제 삼는 것은 반드시 강의식 수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강의식 수업을 그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옛날 방식의 고루한 수업으로 간주하며 강의식 수업을 최대한 지양하고 활동형 수업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흥미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견입니다.


주변 교사들을 관찰하면 교재 연구를 하고 수업 준비를 할 때 학생들에게 가르칠 교과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고 어떤 활동을 구성하여 어떻게 화려한 전시용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지에만 집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활동형 수업은 강의식 수업을 하기 싫어하는 교사들의 좋은 도피처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 전문성이 있는 교사는 활동형 수업을 잘 진행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학습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강의식 수업으로 풀어낼 수 있는 교사입니다. 활동형 수업을 잘 진행하면서 강의식 수업에 무관심하거나 강의식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교사는 교사보다 레크리에이션 강사에 더 어울립니다. 우리나라가 왜 다른 나라들보다 사교육 열기가 지나치게 뜨겁고 공교육이 신뢰를 못 받고 있는지, 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와서 교사의 수업을 듣지 않고 태블릿으로 사교육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지 잘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물론 교사 앞에서 노골적으로 사교육 강사의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그 학생의 인성도 문제가 있지만, 교사가 자기 수업이 학생들의 필요, 마케팅 용어로는 니즈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유명한 사교육 강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수업 방법은 '재미있는 강의식 수업'입니다. 제가 사교육을 옹호하고 부추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사교육 열기가 심해지는 것을 혐오하고 공교육이 사교육을 대체해야 우리나라 교육의 여러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거짓말이나 과장으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이미지 메이킹을 과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저는 대부분의 사교육 인터넷 강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왜 사교육 열기가 뜨겁고 학생들이 왜 공교육보다 사교육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는지 깊게 생각해 보고 이러한 현상들에서 공교육의 수업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공교육의 수업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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