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기록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에 대하여

상식이 있으면 이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by cusp

최근 경북대, 부산대, 강원대, 전북대, 서울대 등 주요 거점 국립대학들이 학교폭력 기록을 입시에 반영하여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 중 일부를 불합격 처리한 것이 화제입니다. 저는 이전에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긍정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기록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부정적인 기록이 학생들의 대입뿐만 아니라 향후 취업에도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학교폭력 기록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도 제가 작성했던 글 내용이 적용된 사례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폭력 기록은 학생이 학생 신분으로 저지른 폭력 사건에 대해 혐의가 있어서 처분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이를 대입에 반영하는 것은 학생이 행동을 신중하고 조심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학교폭력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대학교들의 학교폭력 기록 대입 반영 조치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반대하는 의견이 인터넷에서 또 화제가 되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 이미지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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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의 학교폭력 기록 대입 반영 조치를 반대하는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는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도 있고 비판하는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의견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저 또한 이 사람의 의견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기본적인 지능, 공감 능력,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학교의 이러한 조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의견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10대 때 남성호르몬 넘치고 사리분별력 떨어지는 사춘기 시절에 남학생들이 주먹다짐한 것까지 다 학폭 낙인찍고 그 결과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대입까지 불이익을 준다면"의 문제점


①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모든 학교폭력이 10대 때 남성호르몬이 넘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모든 학교폭력을 남성호르몬과 관련된 것으로, 그리고 학교폭력이 남학생들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에 연루된 학생들 중에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많은 것이 아마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여학생들도 신체를 사용하여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며, 여학생들은 특히 sns나 동영상 등을 활용한 사이버 학교폭력에 많이 연루됩니다.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에 다양한 종류가 있음을 파악하지 못하고 주로 신체 폭력의 관점에서 학교폭력을 단순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종류의 다양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②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의 발생 이유를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와 분별력의 부족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즉, 학교폭력의 발생 이유를 생리적이고 선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의 책임을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이 공격성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학생들은 대부분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분별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와 분별력의 부족은 학교폭력 발생의 핵심적인 이유가 아닙니다. 이 둘은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 중에서도 아주 사소한 부차적인 원인일 뿐이고, 때로는 이 둘이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이 전혀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폭력의 발생 원인이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면 모든 남학생들이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되었어야 하고, 분별력의 부족 때문이라면 모든 미성숙한 미성년자 학생들이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되었어야 하죠. 왜 다른 학생들은 학교폭력을 일으키지 않았는데 이 학생만 학교폭력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이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는 '남성호르몬'과 '분별력 부족'에서 원인을 찾지 말고 이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지 않는 '특별히 다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③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이를 먹어 보니 한국사회에서 대입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공감을 못하겠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학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인 것은 분명하니 한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입이라고 쳐줍시다. 그리고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학벌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 굳게 믿고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하죠. 그런데 대입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학교폭력 처분이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반영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등학생들이 일반적으로 대입이라는 중요한 자기 이익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판단을 못할 정도로 분별력이 없지는 않습니다. 대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대입 결과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고 처분을 받았다면 그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맞습니다.


④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 사건이 가해자 학생을 낙인찍고 중요한 대입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성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심각성이 크지 않은 단순한 주먹다짐이나 학생들 간에 감정의 골이 깊지 않아서 어렵지 않게 화해가 가능한 사건은 담임교사나 학생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서로 화해하거나 상대방을 용서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사건을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학교폭력 사건으로 규정된 사건은 대부분 폭력 행위의 강도, 지속성, 고의성 등의 측면에서 정도가 심각하다고 간주되어 처벌로 이어지고 생활기록부에 등재된 것입니다. 게다가 저 글을 작성한 사람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학교폭력 처분 기록이 있는 학생들을 불합격시킨 사례가 가장 많은 경북대의 경우에는 학교폭력 감점 기준을 세분화하여 더 심각한 처분을 받은 학생일수록 크게 감점을 하여 합격/불합격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불합격 처분을 받은 학생들은 아마 점수가 낮거나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켜서 센 학교폭력 처분을 받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학생은 그 심각성에 맞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든 학교폭력 사건을 그다지 심각하지 않게 치부하는 글 작성자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2. "너무 일찍 갱생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 될 수 있죠 충분히 반성하고 아직 어리니까 맘잡고 제대로 살려고 했는데 성인이 되는 시점인 대입부터 저렇게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살 관문을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절망감을 느끼고 반사회적인 인물로 살아갈 수도 있죠"의 문제점


①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 처분 기록을 대입에 반영하는 것이 갱생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원인과 결과, 일의 선후 관계를 혼동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 처분 기록을 대입에 반영하는 것이 반성하고 있던 수험생의 갱생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 처분 기록을 대입에 반영해야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수험생에게 갱생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단순히 학교폭력 처분 기록을 생활기록부에만 반영하는 것으로는 학교폭력 가해자 학생이 유명한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이 되지 않는 이상 그 학생에게 어떠한 큰 불이익도 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인간은 큰 불이익이 없으면 자발적으로 반성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벌이라는 것이 모든 시대와 모든 국가를 통틀어서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죠. 학교폭력을 일으켰던 학생은 남은 학교생활 기간 동안 다시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매우 높습니다. 이는 학교폭력 처분 기록만으로 학생이 반성하고 마음을 잡는 경우가 지극히 적음(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처분 기록을 대입에 반영하는 것은 자발적으로 반성하던 학생의 갱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던 가해자 학생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②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수험생들에게 '갱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갱생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나 생활 태도를 바로잡아 본디의 옳은 생활로 되돌아가거나 발전된 생활로 나아가다'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갱생이라는 용어를 주로 범죄자, 형기를 마치고 감옥을 나온 출소자에 대하여 자주 사용합니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갱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이 마치 자기 자식이나 자기 자신을 범죄자 취급했다며 인권 침해라고 반발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적인 언어 사용에 있어서 '갱생'이라는 용어를 주로 범죄자나 출소자에 한하여 사용합니다. 위에서(1번의 ④항) 저는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이 학교폭력 사건을 너무 심각하지 않게 생각하는 듯이 보인다는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는데, 오히려 또 이 2번 부분에서는 '갱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수험생들이 범죄자나 출소자에 준하는 심각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네요.


③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 처분을 대입에 반영하여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학생을 대학교가 불합격시킴으로써 해당 학생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여지를 차단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대학교에서 불합격하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지극히 잘못된 과거의 전통적인 학벌 중시 사고를 드러냅니다. 대입에서 불합격하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없나요? 그렇다면 현재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고졸 학벌을 지닌 사람들은 모두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 아닌가요? 대학교에 불합격했던 전적이 있는 재수생 혹은 n수생들도 모두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 아닌가요? 글 작성자는 사실이 아닌 것을 과장하여 서술하거나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자기 의견을 정당화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학교 안에서 대학교 합격에 큰 걸림돌이 될 만큼의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킨 것을 두고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옳은 말 아닐까요? 위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학교폭력 처분 기록 때문에 대학교에서 불합격하는 것이 수험생을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던 수험생에게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여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비정상적인 수험생을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게다가 대학교에서 어떤 학생의 실명과 개인 정보를 밝히면서 이 학생을 학교폭력 처분 기록 때문에 불합격 처리했다고 동네방네 알리는 것이 아닌데, 학교폭력 처분 기록 때문에 불합격 처리가 된 학생이 정상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여지를 차단당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④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은 학교폭력 처분을 받은 학생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회를 주어야 하며, 대학교에서 불합격 조치를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을 옹호하는 논리와 아주 비슷합니다. 보통 촉법소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이 아직 미성숙하고 분별력이 낮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한 것이므로 이 학생들이 악한 성품을 지녔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엄벌보다는 개선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람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도 위에서 어린 학생들이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식으로 합리화하는데, 오히려 분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엇이 선한 행동이고 악한 행동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제 행동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무엇이 선한 행동이고 악한 행동인지 구두로 교육함으로써 충분히 분별력을 심어줄 수 있지만, 심각한 문제 행동을 한 학생들에게는 무엇이 선한 행동이고 악한 행동인지 구두로 교육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학생들에게 무엇이 선한 행동이고 악한 행동인지를 분별하는 힘을 심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엄격한 처벌, 그리고 그 처벌로 인해 그 학생들이 받게 되는 피해입니다. 지금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많은 촉법소년들이 '나이가 어림'을 무기로 삼아 거침없이 사고를 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어리다는 것은 면피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어려서 자기의 잘못을 만회하고 자기의 문제적인 성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고 있으니 엄격한 처벌을 통해 분별력을 심어주고, 그 확립된 분별력으로 선한 행동을 하여 자기의 잘못을 만회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죠.


저는 저 글을 작성한 사람의 글이 전반적으로 학교폭력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치 학교폭력 가해자의 입장에서 작성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저 글이 학교폭력 가해자 혹은 그 가해자의 부모나 친구가 쓴 것이거나, 흔히 모든 사람의 인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인권도 중요하므로 가해자를 어떤 경우에도 엄벌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이 사회의 안전을 좀먹으려고 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리를 노골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이 어이가 없어서 글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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