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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i Apr 02. 2020

02 디지털시대, VIP 전용앱?

앱 개설에 앞서 목적, 고객, 역량 등 심도깊은 리서치 필요

2~3년 전 이야기지만, VIP 전용앱 개설에 대해 담당자로서 꽤 심도깊은 고민을 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타 업계에 비해 소수의 멤버십 매출이 전체 매출을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업종이기에, VIP 고객관리가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중심 시장이였으나 디지털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모바일 페이, 멤버십 앱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담당자로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무언의 압박을 갖고 있었다. 

물론 VIP 매출비중이 전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고객수는 10%도 채 안되는 수치이기에 별도 전용앱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이였다. 우리는 이미 퍼블릭 대상의 어플이 있었으며, 주요 용도는 프로모션, 행사, 신규 브랜드 안내와 같은 정보 제공에 있었다. 다운로드수는 경쟁사에 비해 현격히 낮았으며, 이용율도 저조했다. 무엇보다 콘텐츠가 흥미롭지 않았으며, 업로드 개수를 채우기 위해, 할당량을 채우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어플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고려 할 수 있는 사안은 다음과 같았다. 

   1. 기존 어플 연동  : VIP 고객만 입장할수 있는 특별코드 생성, 별도 페이지 개설

   2. 전용 어플 생성  : 우리만의 VIP 서비스에 대한 브랜드 컨셉, 아이덴티티 전달 가능한 ux/ui 디자인 가능  

   3. 현 상태 유지 : 지금처럼 VIP 앱 운영치 않은 것 


상기 3가지 consideration set 에 대해 pros & cons 와 VIP 전용앱 개설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VIP 고객관리서비스는 스페셜 아이템 단독판매, 비공개 초청행사, 리미티트 아이템 예약대행, 취향/구매분석을 통한 상품 제안 및 한정판 기프트 제공 등 매우 personalized 되어 있으며 private 아이템/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VIP 전용앱 개설목적은 "실시간 정보 제공" 과 "개개인에 맞춤화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에 있었다. 

 

✔ 실시간 정보안내 

하이주얼리 패션쇼 10팀(동반1인 포함), 총 20명의 소수의 VIP 초청행사를 진행했었다. 모델, 브랜드 담당, 에이전시, 우리 직원 포함 총 20명의 행사 인력이 투입되었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100% 참석율은 쉽지 않다. 당일 행사 직전, 불참 통보하는 고객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1천명, 1만명 초청행사도 아닌, 단 10팀 초청행사에 1팀이라도 불참하게 되면, 타격이 심하다. 그렇다고 VIP 고객 대상 대기고객 리스트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면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불참고객 발생 즉시 앱 등록, 알람 발생, 선착순 참석 신청을 받는 것이다. (물론 대기 고객은 사전 리스트 등록, 고객에게는 미공개)

기존에는 고객 불참통보를 받고 후보고객들에게 일일히 참석여부 물어보고 거절되면 다음고객에게 전화하고 또한 임원에게 실시간 참석율 보고하는 등 일련의 과정들이 좀 더 편하고 간편히 이루어 질수 있다. 

즉,  좀 더 효율 높고 공정한 행사 진행히 가능하다 .


✔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사실 VIP앱을 만들려는 목적은 여기에 있었다. 현 CRM 프로그램의 또하나의 채널로 활용하고 싶었다. 

 VIP 고객등급은 세분화되어 있다. 그 안에서도 계층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객은 “내가 얼마를 구매했고, 얼마를 더 써야 next upper grade 로 도약(?)" 할 수 있는지 실시간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즉, 기존의 업셀 프로그램, 데이터를 분석해서 타겟팅하고 타겟고객에게 오퍼를 제공하여 더 많이 소비하게끔 이끄는, 회사가 고객에게 알려주는 one way 전달방식이 아닌 고객이 스스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 모티베이션이 생성된다. 물론 여기에는 고객이 눈치채지 않게끔 자연스럽고 세련된 콘텐츠와 재미있고 디테일한 운영이 중요하다. 


업셀링 외에도, VIP 고객은 자신들이 애용하는 단순히 ‘Like’ 를 넘어선 'Advocate' 하는 특정 브랜드가 있다. 앱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아이템, 칼라, 사이즈 등을 미리 입력해 놓으면 매장에 입고된 순간 실시간 고객에게 알람이 가며, 앱을 통해 구매도 가능하다. 기존 고객이, 입고되기 전부터 매장 혹은 VIP 담당 직원(퍼스널 쇼퍼로 불리기도 함)에게 사전 요청을 하고, 직원은 또 입력 혹은 노트에 적어놓았다가 입고가 되면 해당고객에게 전화하는 일련의 과정이 좀 더 쉽고 간편해진다. 


이 외에도 맞춤형 쿠폰 발행, 챗봇을 활용한 즉각적 응대 (VIP 고객 특성상, 반자동화) 등 편리한 기능이 있겠으나, 분명 새로운 채널은 컴플레인을 생성 그리고 단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고객의 신규 채널에 대한 수용성?" 그리고 "내부적 역량으로 소화 가능할까?" 


우리 고객과 모바일 앱 친숙도 

아무리 앱 기능이 훌륭하고 편리하다 할지라도 막상 유저의 활용성이 낮다면 쓸모가 없다. 우리 VIP 고객성향, 특성을 분석하고, 지점, 콜센터 담당자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지속적으로 채널관리가 가능한가? 내부 조직, 인력, 비용의 문제…

어플을 만드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이를 유지하는게 쉽지 않은 일이다. 어플도 하나의 인격처럼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관리, 키워나가야 한다. 처음 몇 달, 반짝 열심히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게 ux/ui 최적화 시켜야 하며,  시스템이 빠르고 안정화되어 있는지 수시로 확인, 업데이트 시켜야 한다. 물론 외부 대행사라는 대안이 있으나, 이것도 내부 담당자가 전략과 세밀한 전술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 내 고객은 대행사보다 내가 잘 아니깐! 


고객분석, 경쟁사분석, 내부 자원 및 비용 이슈 등 고민 끝에 전용앱을 만들지 않았으며, 기존 앱에 연동하는 페이지 생성도 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는, 

- 전용앱을 지속적인 애정을 갖고 키우기에 자신이 없었다. 

- 기존앱에 연동하기에는 전용앱 생성 목적, 본질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현 VIP 고객 특성상, 모바일 어플 친숙도가 낮았다. 


고객관리 담당자가 어플을 그냥 하나의 채널로만 보고 관리하기에는 덩어리가 큰 일이다. 그렇다고 기존 모바일 앱 담당인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팀에 맡기기에도 애매하다. 개설만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기에 고객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연관있는 팀이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앱 연동의 경우도 타 팀에서 본 앱의 본질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기존 앱의 여러 문제들이 존재하는 바, 별도의 페이지 생성이 성공할 수 없을것으로 보았다.   


즉, 당시에는 VIP 전용앱을 만드는 것은 효율이 나지 않는 장사였다. 하지만 당시 시점에서의 잠정적 결론이었을 뿐, 주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VIP 앱은 만들 수 있다. 

사실, 2020년 지금 VIP 전용앱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도 확신이 안간다. 

분명 어플리케이션은 고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필요한 채널이다. 특히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필수이다. 

지속적으로 앱에 대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고객의 연령대가 50,60대라도 그들의 앱에 대한 태도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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