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되는 숨> - 사적인 LP 연재 방향
시간 앞에 우리는 스러집니다.
꽃과 나무도 성의 외곽과 초가지붕도. 도시의 지하철도 우주정류장도 극장도 책도 사람도. 스러지지 않는 것 또한 있습니다. 광장의 열기와 함성,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울음 같은 기쁨. 그 울음이 역사를 만들고 스러진 것들의 무덤에서 혼을 꺼내어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그 울음에 가까운 노래입니다. 스러져간 것을 되살피고 호출하는 일은 우리네 한시적 삶, 그 불연속의 절망을 어루만지는 일입니다.
세상은 LP를 듣지 않습니다. LP는 유통되지 않고, 재생되지 않습니다. 턴테이블 바늘을 소릿골에 닿게 하는 신중한 작업은 이제 전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 맞서 '사적인 LP'라는 주제로 우리가 아끼고 사랑했던, 혹은 모르고 있었던 어떤 감각에의 호출을 도전하려 합니다. 감각에의 공유, 그보다 나은 사랑이 있었나 싶습니다.
턴테이블 위의 검은 우주
킹 크림슨의 등장
21세기 분열증 환자
소릿골에 닿는 동안
오르페우스, 오디세우스, 그리고 부테스
슈베르트 현악 4중주곡 제14번 D단조 “죽음과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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