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 엄마의 영어실력과 진짜 상관없을까?(1)

3년 차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솔직하게 말하기

by 세리

오랜만에 <엄마표 영어>에 관한 글을 쓴다.


처음에 야심만만하게 브런치를 시작했던 이유는 바로 엄마표 영어에 관한 본격적인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블로그에 두 딸과 하고 있던 엄마표 영어에 관한 기록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근사한 글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컸다. 매거진을 만들어 계속 올리다가 한참을 올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주제에 관한 글을 쓰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는 엄마표 영어에 관한 글보다는 다른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 보니 엄마표 영어는 브런치보다 블로그에서 정보 위주로 글을 쓰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브런치의 성격이 애매모호하여 사실 두 플랫폼의 차이를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브런치에는 조금 더 내밀하고 진솔한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발행하지 못한 글도 많지만, 브런치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글로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두 딸의 엄마표 영어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크게 기록할 것이 없다는 이유가 컸다. 엄마표 영어는 일단 하겠다고 다짐하기까지가 어렵다. 일단 해보겠다고 의지를 갖고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사실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아, 물론 버겁고 힘들다. 엄마가 의지를 다지고 매일 아이들을 영어에 노출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일단 시작하면 그 뒤로는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지속만 하면 된다. 그 지속하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되겠지만, 엄마표 영어의 프로세스는 사실 꽤 단순하다. 한 줄로 표현하면, "매일 3시간씩 영어 콘텐츠에 노출하기". 원서로 집중 듣기, 흘려듣기, 그리고 자막 없이 영어 애니메이션 보기가 가장 기본 줄기이다. 3시간이 부담스럽겠지만, 막상 시작해서 아이들이 익숙해지면 그리 힘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3시간이 불가능해질 때는 유연하게 조절하면 되는 문제이다.



세 번째 이유는 엄마표 영어에 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하기 위해서는 나와 아이들의 실제 경험이 더 쌓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경험이 없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우리는 알고 있다. 막상 내 아이들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는데 글로만 엄마표 영어를 찬양하듯 말하기는 어려웠다. 일단 아이들과 매일 꾸준히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구체적인 경험과 데이터로 근거를 갖고 글을 쓰고 싶었다. 브런치에도, 블로그에도 엄마표 영어에 관한 기록을 남기지 못했지만, 그동안 매일 두 딸과 엄마표 영어를 지속했다. 어느덧 큰아이 그레이스는 엄마표 영어로 3년 차를 넘어섰고, 둘째 조이는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내 기준에서 볼 때는, 두 아이의 영어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이쯤에서 확신 있게 쓸 수 있는 글이 있어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써보기로 한 것이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 오늘 말하고 싶은 것은, 제목에서 던진 질문처럼 "엄마표 영어를 하는데 진짜로 엄마의 영어 실력과 상관없을까?"이다. 주변에 엄마표로 영어를 한다고 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비슷하다. "우와, 그레이스 엄마는 영어를 잘하니깐 가능한가 봐요. 나는 영알못이라 자신 없던데..."



요즘은 엄마표 영어에 관한 정보가 학원표 영어보다 더 많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한 엄마표 영어 유투버들은 한목소리로 "영알못 엄마라도 엄마표 영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곤 한다. 엄마표 영어의 시초가 되는 '잠수네 영어'에서도 엄마가 영어를 하나도 못 해도 엄마표 영어를 시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과연, 정말 그럴까?



나도 처음에 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때 전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엄마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엄마표 영어를 하는 데는 전혀 문제없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3년 정도 지나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전에, 내가 진행하는 엄마표 영어에 관해 다시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엄마표 영어를 하고 있지만 집에서 나 혼자서만 진행하는 방식은 아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 일종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센터에서 엄마표 영어를 하는 엄마들이 함께 모인다. 함께 모여서 한 주 동안 아이들과 했던 영어 진행을 나누고 서로 피드백해주며, 조언을 주고받는 방법이다. 일종의 전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갖는 것. 함께 시작한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그리고 어떻게 서로 도울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함께 성장을 도모한다.


처음에는 10명의 엄마가 함께 시작했다. 엄마들마다 지니고 있는 영어 배경과 실력은 제각각이었다. 나는 영어를 가르쳤던 강사였지만, 어떤 분은 부끄럽게도 영어라고 하면 알파벳만 겨우 안다고 영어 울렁증을 앓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분도 있었다. 또 어떤 분은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해서 원어민 수준의 실력을 갖춘 분도 있다. 한국에서 대학을 갔다면 모두가 비슷한 영어를 배웠겠지만 현재 실력은 천차만별임을 안다. 모두가 각기 다른 영어 실력을 갖춘 채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기에 나는 엄마의 영어 실력이 과연 엄마표 영어를 하는데 상관이 있을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과연 영어를 잘하는 엄마의 아이들은 그 결과가 더 좋고, 그렇지 못한 엄마들의 아이들은 결과가 나쁠까? 일단, 함께 시작한 10명 중에 중간에 5명이 중도 포기했다. 포기하고 비어있는 자리에 다시 들어온 분이 계셔서 현재는 총 6명이 함께 하고 있다. 포기한 분 중에 엄마가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포기한 분도 있을까?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다. 그 이유로 포기한 분들도 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다. 그 이유는 다음에 다시 써볼 예정이다.


엄마표 영어를 하다 보면 아이들 영어 실력이 꽤 빠르게 성장한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성장할수록 엄마들은 더 불안해진다. 내 아이가 점점 어려운 챕터북을 읽고, 뉴베리 소설을 읽고, 해리포터를 읽는데 자신은 점점 아이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아이가 제대로 이해를 하는 건지, 어디에 부족함이 있는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불안감을 호소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계속 "나는 영어를 잘 모르니깐... 문법도 다 잊어버렸고 말이야. 그레이스 엄마처럼 봐줄 수가 없어서..."라고들 말한다.


여기까지 말하면 엄마들의 영어 실력과 엄마표 영어에는 분명히 상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더 깊이 들어가면 그 엄마들이 분명히 놓치고 있는 게 있다.




그 이야기는 2편에서 하도록 할게요.^^



<엄마표에 관해 썼던 글들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gracejo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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