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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리 Dec 14. 2022

2022 경기히든작가 책이 출간됐어요

도전의 시작

안녕하세요! 작가 세리입니다.


벌써 2022년이 마지막을 향해 저물어가고 있네요. 브런치도 뭔가 새롭게 단장하고 미리 새해를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올 한 해, 브런치에서 꾸준히 글을 쓰면서 '글'을 쓴다는 것이 결국은 진실하게 '나'와 마주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고 거꾸로 오기를 가지고 누가 이기나 하는 심정으로 글을 썼던 적도 있습니다.



정식으로 글 쓰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채 2년도 되지 않아서 왜 이리 힘든 과정을 계속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되물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잠잠히 제 안을 들여다보면 수런거리는 마음을 글로 정리할 때 제가 가장 '나다움'을 느끼며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아주 작은 씨앗이 계속 피어나고 싶다고 아우성치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발화해서 그럴듯하게 꽃을 피워보고 싶은데 왜 물도 안 주고 빛도 쐬게 해주지 않느냐고요.


제 안에 심긴 씨앗을 피워도 되는지 누군가에게 확인받고 싶었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 댓글로 칭찬해주고 좋은 글이라고 말씀도 해주곤 했는데 왜 그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2022년에는 저 스스로를 글로 시험해보는 한 해였습니다.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작은 공모전에 도전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열의만큼 열심이 따라주지 못해서 실제로 많은 공모전에 도전하지는 못했지만 계속 그러한 부담을 갖고 있는 상태로 글을 쓰는 것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도전했던 것 중에 <2022, 경기 히든 작가>라는 경기도 콘텐츠 진흥원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에세이 부문에 당선이 됐습니다.


10명의 에세이 작가를 뽑아 엔솔로지 형태로 책을 출간해주는 공모였습니다. 제가 공모전을 알았을 때는 마감이 고작 3일 남겨진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글감과 주제를 찾는 수고가 없었고, 주제가 <내가 사는 지역-사람>에 관한 이야기여서 딱 쓰고 싶은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동탄에 이사 와서 동탄맘으로 살면서 느꼈던 것, 그리고 진짜 제가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저녁에 집 앞 카페에 가서 3시간에 걸쳐 쭉 써 내려갔습니다. 신기하게 조금도 막힘없이 술술 써졌고, 구조나 맞춤법의 수정 과정을 거쳤지만 거의 처음 쓴 초안을 그대로 응모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과하게 꾸미거나 그럴듯하게 멋있게 보이고 싶진 않았습니다. 날것의 이야기지만 나만이 쓸 수 있는 그런 글로 쓰고 싶었고 다행히 그 글이 채택이 돼서 책으로 발간이 됐습니다.


채택 이후에 수상자들이 한 곳에 모여 출판사 편집자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시 편집자는 ‘원고 교정’을 꽤 강조하면서 초안과는 완전히 다른 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출판 과정에 임해주길 부탁하다고 거듭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편집자의 의도대로 수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윤문(전문가가 글을 대신 교정해주는 것)’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까지 엄포를 놓기까지 하더군요. 저도 꽤 각오를 하고 임하기로 했는데, 제가 처음 글을 썼던 마음이 맞았던 건지 제 글은 크게 수정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실리게 됐습니다. 편집자 분과 몇 번 통화했는데 중간에 구체적인 이야기가 삽입된 것, 모호한 단어가 수정되는 정도로 최종 마무리가 됐어요. 좀 더 근사한 글로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제가 처음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를 훼손당하지 않아서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2022 경기히든작가 선정 작품집




이 책은 제 단독 책이 아니고, 상업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책도 아니라 저에게 혜택을 주지도 않습니다. 다만, 출판된 책 위에 써진 제 이름 석자를 보니 그간 제 안에 심긴 씨앗을 발화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것이 조금은 걷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자신 없던 마음, 주저하고 포기하려고 했던 마음에 큰 응원을 받는 기분입니다. 계속 글을 쓰는 것이 맞는지 고민하는 것이 교만이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격려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도요.


책에서 제가 쓴 글의 제목은 <동탄맘이 사는 세상>입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순전한 열망으로 결혼해서 신혼살림은 서울에서 시작했습니다. 전세 5000만 원에 그마저도 반은 대출이었지만 단둘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저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일찍 찾아온 큰아이로 인해 본격적으로 우리 가족이 함께 살 공간과 지역에 관해 남편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서울 지역 지도를 펼쳐놓고 한 곳에 점을 찍은 곳이 경기도 안양시 평촌이었습니다. 그 뒤로 둘째가 태어나면서 용인시 동백으로 옮겼고, 또 이후로 진짜 내 집을 장만해서 현재 살고 있는 동탄 2 신도시로 이사를 왔습니다. 사실 동탄 내에서도 몇 번 이사를 했습니다.


늘 뜨내기로 어디에 속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 같지만 동탄에 와서 엄마로서는 ‘동탄맘’이라는 정체성의 옷을 입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동탄맘이 이상한 오명도 갖고 있고, 저도 이곳에서 이런저런 아픔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동탄맘으로 두 아이와 저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글로 담아봤어요.


30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이지만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 마음에 닿길 바라봅니다.


무엇보다 계속 글을 써보기로 합니다.

누가 뭐래도 저만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새해에는 브런치에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길 바라면서…^^      


모든 작가님들의 창작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PS. 혹시 제가 쓴 글이 궁금하다면 '교보문고'에서 <2022 경기히든작가 선정 작품집-수필>로 검색하면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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