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오래전에 참 좋아했던 광수생각을 오랜만에 들춰봤다. 모든 장면들이 주옥같지만 특별히 반짝여 저장해두고 틈틈이 꺼내보는 것이 있다.
<꼬마돼지 베이브>란 동화를 쓴 딕 킹 스미스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첫 동화인 <꼬마돼지 베이브>를 썼을 때는 오십이 넘어서였다. 그는 동화를 쓰기 전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다고 한다. 그리고 인생 중반이 한참 넘어서야 첫 동화를 쓴 후, 그가 외친 말은 이것이었다.
"마침내 내가 잘하는 일을 찾아냈다!"
오래 걸렸지만 끝끝내 그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아냈다는 스토리는 엄마로만 살던 내게 큰 용기가 됐다. 나도 내가 잘하는 일을 찾고 싶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것을 잘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엄마가 되면서 그것을 찾는 것이 어려울거라 여겼지만 오히려 엄마가 되었기에 나는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었다. 두 딸에게 삶은 살아봄직한 근사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소유를 넘어 생산자로 사는 것.
매일의 일상을 선물로 받아 나만의 근사한 하루로 창조하는 삶.
그것을 위해 쓰는 사람으로 오늘도 나아가는 중이다.
동화 공모전에 당선된 후로 나는 적극적으로 동화 쓰기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어린이작가교실'이란 동화쓰기 교실에 들어가 글벗들과 함께 매주 글쓰기를 배우고 실제로 동화를 써보고 있다. 어릴 적 매일 일기를 쓰고 문예반에서 시를 짓던 소녀가 어느새 엄마가 되어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엄마로서 나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채 오늘을 즐겁게 살아가는 지금의 내가 좋다.
당신은 좋아하는 일을 찾았나요?
당신은 당신의 일을 찾았나요?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하루하루 빛나는 하루를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