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강아지

by 꿈꾸는시미

우리 집 작은 강아지가 다쳤다

심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나의 부주의로 공중화장실 문에

왼쪽 뒷발 끝이 살짝 끼였다

몇 번 크게 '깨개갱'하고 큰소리로 울었다

평소 엄살이 없는 강아지라 놀라서 살펴보니 피가 제법 많이 나왔다

급히 안고 병원을 향해 뛰었다

사실 무릎이 좋지 않은 나에게 강아지를 안고 뛰기는 무리였지만 다급한 상황이라

아픈 줄도 모르고 숨차게 뛰었다

응급으로 실려 와 수술받는 다른 집 강아지 때문에 병원에서의 대기가 길어져

가슴을 콩닥이며 거의 한 시간 이상을 안고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X-ray 촬영으로 다행히 골절은 없다고 했지만 발끝 피부가 약간 까여 있었다

발가락 끝부분이라 보행이 힘들어

붕대를 칭칭 감았다

약 십일 만에 네 번의 붕대 처치를 끝으로

딱지만 남은 맨발을 보게 되었다


영리한 우리 강아지는 제 치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차음에는 아파서인지 어리광인지

아픈 다리를 들어 보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지만 왠지 더 안쓰러워 보였

익숙하지 않은 붕대를 풀려고

입을 갖다 대려 할 때,

'안 돼'라고 하는 내 한마디에

더 이상 붕대를 떼려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붕대를 푼 후 저절로 떨어져야 하는 딱지를 뗄까 봐 넥카라를 씌워도 아무 저항이 없었다

제 치료를 위한 것임을 아는 강아지가 기특하다


사 킬로 남짓의 조그만 강아지를 데리고 다니며 항상 조심을 했지만 나의 덜렁됨이

이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많이 많이 미안했다


살뜰하게 보살피는 손길이 좋아서인지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며

우리 품을 파고든다

어리광이 늘었고 저를 알아 달라며

더 섬세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 옆에서 단잠에 빠진 코골이 소리가 들린다

언제나처럼 조용히 귀 기울여 듣게 되는

기분 좋은 소음이다


밤에 보면

눈과 코, 입이 없는 까만 포메라니안

'달퐁이'

- 이 이름은 어릴 때 하도 퐁퐁 뛰어서

'퐁'이란 글자 앞에 어울리는 한 자를 찾다가

지어진 이름이다 -


실내 배변을 절대 하지 않아

날 강제로 운동시키는 달퐁이가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짧은 견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더 세심한 정성과 사랑을 주어야겠다


"동물치료'의 즐거움도

더 오랫동안 누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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