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로 버티다

by 꿈꾸는시미

설명절을 징검다리 삼아

가벼운 마음으로 수술일자를 잡았고

의료기술의 향상 덕분에 쉽게 빨리 끝났다


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구나

내심 만족했다

그러나 수술은 끝이 아니라

진짜 치료를 위한 긴 통증이 시작하는 알림이었던 것이다!


수술 후 극한 고통이 표현이 안될 정도였고 쉬지 않고 공격하는 그 긴 고통은 나를 혼미한 상태로까지 이끌고 갔다

입원 첫날 나와 인사를 나누었던 옆 침대의 환자분이 수술 다음 날 아침에 퉁퉁 부어 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아픔을 참지 못해 C.C란 단어가 뱉어져 나왔다

나의 한계가 이렇게 얕았구나!

하기야 50년이란 세월 동안 내 몸속에서

나와의 생사고락 속에서 키워진 큰 살덩이가 그렇게 만만하게 떠나 주고 쉽지는 않았겠지!

퇴원 후 집에 와서도 그 극한 통증은 지속되었다


가끔 시원하고 개운한 바람처럼 통증 치료 후 느끼는 상쾌함이 나를 스치며 지나갔다

마약을 먹은 기분이 이런 것일까


내 딸들의 손길도 목소리도 닿지 않았다

옆에서 엉덩이를 기대고

신뢰의 턱을 내려놓는 강아지의 힐링도 마다하며 다가올까 무서웠다


아픔은 답이 없었다

나의 일상과 존재도 사라져 버렸다

진통제만이 답이었다


나의 정신을 담고 있는 내 몸을 가볍게 여긴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

살아온 세월의 흐름이 이렇게 회복력을 더디게 만들고 견디는 힘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앞으로,

더 이상,

내 신체에게 더 이상 어떠한 무리한 일을 감당하게 두지 말자는 교훈을

나에게 되뇌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 16화가로등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