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떠난 보낸 후부터 죽음이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고
막연하게나마 삶의 마지막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 같은 걸 하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나를 기다리는 장소가 있음이
느껴지면서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다
또렷한 정신을 가지고 일상을 별 무리 없이
살아갈 만한 신체로 살아갈 시간을 최소 10년으로 잡는다고 하고,
그동안만이라도
삶을 충분히 느끼고
떠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수술 후 잠깐의 산책동안 마셨던
숲의 내음이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지 않을 자극으로 나의 세포를 깨웠다
그리운 얼굴들도 떠오른다
그런데 그 순수한 그리움을 이어 나갈 자신이 없어졌다.
그 관계에는 세월이 만들어 낸 많은 녹과 때가 껴있다
이미 망가진 관계가 재생되기 힘들겠지만
내 마음에만 존재하는 아련한 그리움만이 나의 가슴에 남아 있을 뿐이다
고향은 내 마음에만 존재하는 건가 보다
이론으로 많이 알려진 삶의 가치 외에 나를 충만케 한 것은 무엇일까?
의무감 이행,
그에 따르는 보상감, 성취감
그리고 추구해 오던 이상향?
그 무엇에도 다다르기엔
아직 근처에도 오지 못한 것 같다
비우기를 계속해 왔다
사랑하지 못했음을 후회할 것 같아
함께 느끼고 웃고 울고 싶었지만
전혀 다른 반응으로 다가왔다
받아들일 내 마음의 방이 작기도 했지만,
엉겨 달라붙으며 당치도 않은 요구로
나를 속박시키려 하는 사람들을 향했던
짝사랑을 이젠 멈춤으로 매듭을 짓기로 했다
내가 그들과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더군다나
새로운 도전을, 바킷리스트를 이루려 시도할
용기는 나에겐 엄두도 나지 않는 일이다
참 명쾌하지 않게 재미없이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해낼 수 있는 지금의 결론은
기도와 은혜로 채워져
새로운 의미가
쌓여가기를 소원하며,
하루하루를 정성 담아
살아가는 것뿐임을 깨닫는다
주님!
부디....
인생의 마침표를 잘 찍게 함께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