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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Aug 03. 2020

비 오는 날의 휴가

비가 와도 여행은 즐길 수 있잖아.

하와이 여행 중 일이었다.

아침부터 날씨가 괜찮다 싶더니 이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해수욕 따위는 할 생각이 없어서 상관없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비 오는 하와이도 즐길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목적 없이 바다를 향해 달리다 한 한적한 바다와 마주쳤다.

부서지듯 하얗게 번지는 파도가 좋아서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무작정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바다와 가까워지자 한 가족이 보였다.

똑같은 비치 체어에 나란히 앉은 노부부.

그 건너편에는 그녀의 자식과 손주들로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분주한 어른들과는 달리 마냥 재미있어하는 꼬맹이들.

그리고 비를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노부부.

문뜩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해마다 8월 초, 아빠의 휴가 시즌에 맞추어서 우리는 캠핑을 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았더랬다.

비가 오면 아빠는 늘 연탄을 구해와 그 위에다 꽁치 같은 것들을 구워주시곤 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던 꽁치구이.

아마도 그 맛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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