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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엄빠 Dec 26. 2018

오래 기다린 너의 말. 정말 꿀맛

언어 인지 발달이 느린 아이 키우기 

언어 인지발달이 느려서 고민하다 32개월에 세브란스 진단을 받았네요. 

인지 검사하는 걸 보고... 그동안 아이가 말을 못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많이 울었답니다. 그날 오전에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어린이집에 보내는데, 선생님이 왜 늦게 왔냐고 어디 갔다 왔냐고 하는데 

못 참고 울어버렸습니다. 아이가 좀... 하는데 눈물이 콸콸콸 

그 모습을 보고 어린이집 선생님도 같이 눈물을 훔치셨죠. 

저는 이렇다할 말도 못하고 도망치듯 나왔어요. 


이제 39개월 말이 트인 우리 아들. 

선생님한테 인사해야지. 

선생님 안녕히 계떼요... 하는 걸 보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눈물을 흠치십니다. 

내가 너 말하는 거 보려고 오래 일했나보다 

오래 일하기 잘했네. 이뻐라... 

2년 동안 아이를 보면서 말이 느려 같이 고민했던 둘이기에 압니다.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그 마음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18개월에 엄마 아빠를 안해서 이상하다 했는데 24개월 두돌 넘어도 엄마 아빠 이외에 말을 안하던 너... 사람들은 28개월까지 기다려라고 했지만 말이 안통하니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든가 그냥 드러누워 울던 너... 30개월에 겨우 안녕. 잘자를 말한 너... 율동도 따라하지 않고 지시사항 아무것도 안하던 너. 교회 영아부에 널 들여다 놓고 모퉁이에 숨어서 보니 그 자리에서 20분동안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구석에 앉는 걸 보곤 내 마음은 또 무너져 내리고... 산만하게 굴다 호되게 혼나고 돌아누워 훌쩍이던 너의 등. 38개월 이제서야 말문이 트여서 서새니 아녀히 게떼여하며 인사하는 걸 보니. 이리 반가운지. 남들보단 못하다지만 오래 기다려 왔던 너의 말이기에 이대로 행복해. 지금 이순간. 그냥 너와 나. 단둘이 나란히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지금 이순간. 날 보고 씩 웃는 찰나. 이 충만한 기분을 어찌 설명할까. 햇살을 받은 너의 미소. 보드라운 뺨... 오래 기다렸기에 정말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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