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에 있는 부모들에게 

세상 모든 부모들은 외롭다. 아빠 팽귄이 홀로 알을 품듯이. 누구와 교대도 못하고 내새끼 어떻게 될세라 

그 모진 겨울을 한 자리에 서서 이겨낸다지.
자식은 오롯이 내 몫이라 밉든 이쁘든 내가 품어야 해서. 내 안에 결핍과 슬픔을 다른 사람들은 모른다. 

아토피 없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토피 있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고. 말 잘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말 안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다. 그렇게 부모들은 섬 같다. 

우리 애는 아토피 있어서 그거 못 먹어요. 면만 입어야 해요. 죄송해요 우리 애가 말이 느려서. 

행동이 먼저라. 원래 폭력적인 아이는 아닌데 아이를 대변할수록 이유없이 초라해진다. 

평택 최고의 엘리트였던 내 지인은 아이가 자폐였다. 그녀는 평생 떠 받듬을 받고 살다 아이 때문에 늘 죄송해요. 우리 애가 좀 달라서. 좀 부탁할게요. 하게 됐단다. 다른 사람들에게 고개 숙이다 열불이 터져서 아이에게 넌 왜 태어난거야. 날 저주하려고? 너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어 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내가 감히 자기 새끼를 저주하는 어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내가 했던 건 곁에 앉아 얘기를 들어주고 나 봐봐여 예전엔 장난 아니었어. 우리 부모님 매일 나 때문에 울고 친구네 엄마가 쟤 이상하다고 놀지 말라고 막 그랬다? 세월 틀림없이 가. 괜찮아. 쫌만 버텨봐. 하는 것 뿐... 그런 아이가 대학에 갔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그때 자신의 섬 옆에 와줘서 고마웠다는 말과 함께. 차가운 사회 때문에 몸이 꽁꽁 얼어 붙어 있을 때. 이곳에서 작은 온기로 몸을 녹인다. 공감력은... 사람을 살린다. 섬처럼 떠 있는 부모들을 연결시키고 다독인다. 너만 그런거 아냐.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