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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모엄빠 May 31. 2020

위로가 되는 작별의 말

잘 가랬다가 가지말랬다가 

고마웠다가 미워한댔다가 


마음 편히 가랬는데 진짜 가는 거냐 

야속하다고 난 어찌하라고 이러냐고

혹시 내가 밟혀 못 갈까봐 

난 괜찮다고 의연하다가 

차라리 데려가라고 매달려도 본다.


아빠가 매정하게 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문이 없는 네모난 방 안에서 

내 맘은 이리쿵 저리쿵 튀면서 

부딪히고 깨지고 찢어진다.

숨을 곳이 없다. 

까칠한 시멘트 바닥에 엎드려 

쓱쓱 볼을 문질러도 

현실이 아닌 거 같다.


아빠의 주검 앞에서 

거창한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주저앉아 아이처럼 몸부림치며 

앙앙 울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버이날 갈 길 잃은 

카네이션 하나 들고 찾은 무덤.

한번만이라도 더 볼 수 있다면 

손 톱이 빠지도록 파헤칠텐데...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내가 깨달은 작별의 말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을 이렇게 슬퍼만 했네... 

"또 만나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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