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지 않았던 내 출생의 비밀
*가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이었나.
엄마와 언니, 그리고 나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큰 이모네 얘기를 하다가 어찌저찌 우리 가족 얘기가 나오게 됐다.
우리 집은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네 가족,
그리고 <안녕 자두야>의 자두네 가족과 똑같이 구성되어 있다.
아빠, 엄마, 언니, 나, 남동생.
구성이 구성이다 보니 언니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아들 낳으려 했어?"
엄마가 대답했다.
"아니. 원래 너 하나만 낳으려 했어.
더 낳을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민서가 생겨서 또 낳았어.
민준이도 그냥, 뭐...
너희 친할머니가 그래도 은근히 아들을 바라셨는지 민준이 보고 좋아하시긴 하더라."
처음 듣게 된 사실에 머리가 띵했다.
.
.
.
나는 정말로 엄마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몰랐다.
그냥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계획도 뭣도 없이 태어난 애일 거라고는 의문을 품어본 적이 없으니까.
어찌 보면 별 거 아닌 출생의 비밀이지만
내 이야기라 생각하니 기분이 정말 별로였다.
계획에 없었는데 어쩌다 생겨서 낳았다는 말 자체가
넌 원래 없어도 될 애였는데 어쩌다 낳아서 키운 거라 말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엄마는 육아 때문에 대학원 공부를 그만두셨다.
난 그게 싫었다.
난 내가
간절한 바람 끝에야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존재이기를 기대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싶었으니까.
물론 지금은 우리 집의 기쁨 그 자체인 내가 있어서 너무 좋다며,
축복이었다고 말하는 엄마였지만
잘 모르겠다.
그렇게 계획 없이 생긴 내가 문제아였어도 축복이라는 말을 했을까?
엄마가 이상한 뉘앙스로 한 말이 아닌 걸 알지만
차라리 평생 모른 채 살았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내가 엄마였다면,
자식에게 비밀로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날
나는 괜히 씁쓸한 마음에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