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요즘 아이들
욕설 참 많이 한다.
욕 한 번 안 하고 자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듣기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처음 욕을 배웠다.
친구가 따라 해 보라길래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했더니
나보고 넌 방금 욕을 한 거라며 웃던 친구가 생각난다.
그때를 기점으로 나의 욕설 사용빈도가 늘었다.
단순히 주변 애들의 욕설 사용빈도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욕을 하면 괜히 어른 같고 멋있어 보인다고 착각하는 몇몇 때문에
쉬는 시간만 되면 반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욕설은 끊길 줄을 몰랐다.
어린아이들이 뭣도 모르고 하는 혀 짧은 욕설은 여러모로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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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은 욕을 정말 많이 한다.
상스럽고 심한 말이지만 반 모두가 주저 없이 사용한다.
유래를 잘 모르니 막 내뱉을 수밖에.
나는 그즈음에 엄마한테서 욕의 유래를 처음 듣고 충격을 받아 욕을 끊으려 노력했다.
쉽지 않았다. 결국 제대로 끊지 못했다.
같이 끊자는 의미로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주었다.
물론 걔네는 들은 척도 안 했다.
요즘에도 가끔가다 몇몇 아이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그 유래를 알고 있다.
장애인 비하에서 나온 욕이다,
뇌전증에서 유래된 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걸 검색해 볼 여유도 없이 욕을 남발한다.
어감이 찰지고 세 보여서.
욕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거든.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나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언어습관은 친구 무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 친구의 말투와 내 말투가 닮아가는 것처럼
욕을 많이 쓰는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 나도 자연스럽게 욕을 섞어 쓰게 된다.
하지만 욕을 많이 쓰지 않는 친구들과 함께일 때면 욕의 사용빈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욕을 덜하는 날에는 기분이 좋았다.
욕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기분이 안 좋아서 욕설을 하면 그 기분이 풀리던가?
일시적인 후련함 뒤에 찾아오는 기분은 여전하다.
그 뒤로 난 욕을 점점 덜 사용하게 되었다.
한두 번 무의식적인 욕설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욕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버텼다.
조금 웃기게 들릴 수 있지만 감탄사도 '어머', '헉'으로 바꿨다.
몇 년간 쌓인 언어습관이 고쳐지기란 쉽지 않지만
의식적인 노력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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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쁜 언어습관의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사회에 나가면 된다.
직장인들 중에서 정말 고등학생처럼 상스러운 욕을 남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다들 그런 언어를 써봤자 본인에게 손해인 걸 알아서 깨닫고 고치기 때문이다.
시간이 약인 셈이다.
자신의 자녀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면 욕을 너무 많이 한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회에 나가고 몇 년만 지나면 저절로 고쳐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