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한 우주를 알아가는 설레임이다.
난 독특한 집에서 살고 있다. 마을 형태로 지냈던 공동체원 50명이 뜻을 모아 한 건물에 산는 중이다. 사적영역은 개인방 하나뿐이고, 거실, 까페, 음악연습실 등을 공유하는 쉐어하우스 형태의 집이다. 50명이 마치 한 가족처럼 살고 있다.
최근에 나를 포함한 몇 명이 모여 이 곳 생활을 알릴 유투브를 제작하려고 한다. 공동체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실제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는 취지에서다. 공동체의 여러 모습을 담을 다양한 포맷을 생각하고 있다.
그 중 메인이 되는 것이 공동체원 각각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각 회마다 공동체원 중 한 명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 사람의 직장, 공동체에서의 생활, 인터뷰 등을 여기에 담을 예정이다. 초기에는 그나마 영상제작 경험이 있는 내가 주도해서 촬영 및 편집을 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왠지 모르게 설레였다.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책을 보는데 거기서 그 설렘의 이유를 알았다. 인터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인터뷰는 짧은 연애다. 두세 시간 정도 진행되는 그 시간이 데이트처럼 설레고 긴장된다. 또 내용적인 면에서도 연애적이다. 우리는 한 사람을 사랑할 때 그간 몰랐던 세계를 경험한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고 그가 마시는 낮술을 같이 먹고 그가 쓰는 말투를 따라한다. 인터뷰도 한 사람의 우주로 들어가는 행위이다. 새로운 말들을 접하면 자기 속성이 변한다. 흔히 인터뷰를 소통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럴까? 인터뷰는 그저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는 그런 소극적이 절차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감전되고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감각이 달라지는 뜨거운 일이다. 좋은 연애가 서로를 성장시키듯이 좋은 인터뷰도 쌍방의 주체적 변화를 이끌어 낸다.”
공동체원을 촬영하면서 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삶의 우주를 탐험하게 될것이다. 대화를 통해서는 몰랐던 새로운 그 혹은 그녀를 알게 될것이다. 그것이 기대가 되고 설렌다. 더군다나 한명이 아닌 수십명을...그 만남이 그 연애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