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은 Sep 14. 2023

무한 질주 본능, 고속도로!

전 세계에 쭉쭉 뻗어 있는 고속도로는 그 나라의 경제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막힘없이 질주하는 고속도로 위에서는 누구나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만 통행하고 신호등 없이 쾌속 질주가 가능한 고속도로. 고속도로의 역사는 세계 교통의 발전과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는 바로미터이다.

#1 한눈에 보는 고속도로의 역사

세계 고속도로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는 길이기에, 자동차 기술이 선행되며, 어느 나라든 경제 개발과 맥을 같이 하기에 20세기부터 발전하기 시작했다. 세계 각 국의 고속도로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 발전과 삶의 수준도 엿볼 수 있다.


 

1908년 현대적인 최초의 도로, 뉴욕 롱아일랜드


20세기 들어 자동차가 지나는 도로가 서서히 들어서기 시작했다. 1908년 뉴욕 롱아일랜드의 ‘롱아일랜드 모터 파크웨이’가 개장되었다. 쾌속 질주의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접근에 제한이 있는 세계 최초의 도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뱅크드 턴(banked turn), 가드레일, 강화된 콘크리트 타맥(tarmac) 등 현대적인 교통 체계가 다수 포함된 것도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1923년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 이탈리아 아우토스트라


1923년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가 이탈리아에서 탄생했다. 국책사업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아우토스트라다’이다, ‘아우토스트라다(이탈리아어: Autostrada)’는 이탈리아 정부가 건설한 전국 유료고속도로망이며 이탈리아와 폴란드를 잇는 고속도로이다. 이 자동차도로는 베네치아~토리노 구간을 착공한 이래, 1980년대까지 건설이 계속되었다. 도로 폭은 10m로, 3차선이며 양 쪽에 각각 1m의 갓길을 두고 있다. 1920년대 유럽의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고속도로가 건설되었지만, 세계적으로 고속도로하면 떠오르는 곳, 단연 독일 ‘아우토반’이다. 큰 의미에서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로 독일의 ‘아우토반’을 꼽는다.



1935년, 가장 독보적인 세계적 고속도로, 독일의 아우토반


아우토반은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 네트워크’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아우토반은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로서, 독일이 세계 굴지의 자동차 대국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우토반의 최초 구상과 계획, 건설은 192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부터 출발했다. 하지만 20세기 초반, 시대적 배경에서 알 수 있듯 1차, 2차 세계대전과 불경기, 정치적 불안 등으로 실행되지 못하다가, 1933년 나치당 정권이 들어선 후 아우토반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우여곡절 끝에 프랑크푸르트에서 다룸슈타트 까지 아우토반의 최초 구간이 1935년 개통된다. 이 구간은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최고 속도 기록 달성을 위해 사용할 정도로 무제한 속도가 가능했다. 1938년 독일인 레이스 드라이버인, 베른트 로즈마이어의 사고가 발생한 후, 아우토반의 속도 기록 달성이 중단되었다.


아우토반에는 속도 무제한 구간과 속도 제한 구간이 있다. 속도 무제한이라 해도 실제로는 자동차에 최고 속도가 정해져 있어 제한이 있는 셈이다.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아우토반이 추천하는 속도는 130km/h이다. 아우토반은 독일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고속도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주변국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과 연결돼 있어 유럽의 중추 도로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해 아우토반을 접한 후, 우리나라 고속도로 건설을 구상했다고 알려졌다.



미국 대륙 48개 주를 연결한 ‘주간고속도로’

미국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 최고 사령관으로 참전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독일 아우토반을 인상 깊게 보았고, 이를 마음에 두었다가 대통령에 취임 후 ‘주간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System)’의 건설을 추진한다. 1956년 연방 도로법을 제정한 후 고속도로 착공에 돌입하였고 노선 망을 점차 확충하였다. 

2013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주간고속도로는 총 연장 77,017㎞에 이르고 있다. 주간고속도로의 건설로 미 대륙 48개 주는, 지역 간 물자 유통이 편리해 졌고, 다양한 기회 창출과 관광산업 활성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았다. 대륙을 거미줄처럼 잇는 주간고속도로의 건설로, 거대한 미국 국토의 균형 발전도 이루었다.



중국의 세계 최장 고속도로, ‘국가 고속 공로망’

중국은 1980년대까지도 철도가 전체 교통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고속도로는 비교적 늦게 시작된 셈이다. 개혁개방 정책 이후, 중국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고속도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안정적인 교통망으로 물자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16년 징신(京新) 고속도로 930㎞가 개통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도로가 되었다. 중국의 고속도로 망은 수도방사 고속도로, 남북 간 고속도로, 동서 간 고속도로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10만㎞의 고속도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다리 가로질러 말레이시아 고속도로와 연결


싱가포르의 고속도로는 1966년 ‘판 아일랜드 익스프레스웨이’가 개통한 것이 시작이다. 싱가포르는 하이웨이(Highway)가 아닌, 익스프레스웨이(Expressway)로 표기하고 있다. 도로의 총거리는 148km이며, 육상교통청에서 관리한다. 섬나라인 싱가포르와 이웃나라 말레이시아 사이에는 다리가 놓여 있는데, 이 다리를 통해 싱가포르 고속도로와 말레이시아 고속도로가 연결된다.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말레이시아에 갈 때는, 싱가포르에서 출국 심사를 하고, 다리를 건넌 다음에 말레이시아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다.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갈 때는 반대의 순서로 절차를 밟는다.



#2 대한민국 고속도로 시대를 연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경부고속도로’이다. 1968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경인고속도로 건설을 필두로, 전국에 41개 노선이 건설되며 대한민국은 역사적인 고속도로 시대를 열었다.


 

1968년 착공, 2년 여 만에 개통한 경부고속도로(서울~부산 간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는 우리나라 경제 개발의 서막을 알리는 고속도로로 개통돼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1968년 2월 1일에 착공돼, 2년 5개월 만인 1970년 7월 7일에 완공된 경부고속도로는 1971년에 노선 이름이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로 지정되었다. 노선 이름에서 보듯, 경부고속도로는 첫 출발지인 서울 강남에서 마지막 도착지인 부산 금정구를 연결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된 서울·인천 간의 경인고속도로이다. 경부고속도로는 경인고속도로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건설된 고속도로이다. 우리나라 국토를 가로지르는 최장 거리의 도로, 경인고속도로의 성공적인 개통으로, 무한한 자신감을 얻은 우리나라는 고속도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였다.



대도시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며 산업대동맥 구실

수도권과 영남지방을 이으며, 인천과 부산의 2대 수출입항을 연결하는 산업대동맥 구실도 하고 있다. 또한, 서울·수원·오산·천안·대전·영동·황간·김천·구미·왜관·대구·영천·경주·언양·양산·부산 등 주요 지역을 경유하여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연결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

개통된 지 약 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경부고속도로는 세계적인 교통망으로 도약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는 2004년 중국 상하이에서 체결된 ‘아시아고속도로(Asia Highway) 1호선’ 구간에 포함된다. ‘AH1’로 불리는 이 도로는 일본에서 시작해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 인도, 터키 등을 거쳐 유럽 고속도로망과 연결된다. ‘AH1’이 완전히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속도로가 된다.



하루 평균 이용 차량이 가장 많은 경부고속도로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는 ‘국도’이며, 일반적으로 대도시에는 시내를 원활히 가기 위해 고속도로가 있다. 고속도로는 보통 왕복 4차선이고 경제속도는 80~120km이며, 30~50km 간격으로 휴게소와 주유소 등의 시설이 자리한다. 고속도로는 대개 4차선 이상으로 건설되는데, 중앙분리대를 기준으로 반대 방향의 차선이 양쪽으로 나뉜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에 41개 고속도로가 있다.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이 가장 많은 노선은 단연 경부고속도로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라마다 자동차 운전대 위치가 다른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