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_김태형

0.1%의 진짜 사랑

by 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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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의 인상은 '가짜 사랑'이라는 말을 남발하는 아저씨의 논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지나치게 가짜 사랑을 많이 정의해서 작가가 생각하는 '진짜 사랑'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글은 기본적으로 반골기질을 갖고 읽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에도 완전히 이를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지나치게 단정하는 경향과 현 세태에 대한 과한 비판이 있었다. 사랑은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어쩌면 작가가 말하는 '가짜 사랑'이 드러나는 행동들은 그저 사랑이 진해져서 나오는 부산물일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행동도 모두 비판하니 '대체 누가 진짜 사랑을 하는데?'라고 독자 입장에서는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엄격한 행동이 비뚤어진 사랑일지언정, 자식을 상품으로 여겨 미워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기 때문에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그 사람이 꼭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인류를 모두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특정한 '내 사람'은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인간만이 사랑을 할 수 있고 다른 어떤 존재를 인간보다 높이는 것은 인간을 도구화한다는 논리를 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서술하는 점, 사람을 증오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논제의 대우가 아닌 역을 논리로 전개한 점이 동의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작가의 메시지가 힘을 가진 이유는 작가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가짜 사랑'이 난무하는 사회를 개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는 것이 글의 전체적인 골자라는 데 있다. 물질만능주의, 신자유주의와 초파편화된 사회가 가져온 가짜 사랑을 고쳐야 하는 주체는 사회 그 자체다. 개인이 반성하고 발전한다고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여타 심리학 서적과 다른 관점을 보여 흥미로웠다. 하지만 결국 작가가 말하는 사회개혁이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작가는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갈등보다는 화합과 사랑을 선택하므로 이상적인 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과연 그럴까. 가장 선량한 사람만을 뽑아서 이상 사회를 만들어도 그 안에서 전쟁을 일으키는게 사람이라고 믿는다. 진짜 사랑을 위해서 이 사회를 개혁하는 것보다 내가 가짜 사랑을 하면서 살아가는게 더 빠를 것 같다는 냉소적인 결론을 얻었다.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가장 심각한 악영향은 가족을 비롯한 중소규모의 공동체를 완전히 파괴함으로써 개인을 파편화하고 서로 싸우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너를 사랑해서 이러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 말 자체는 맞다. 그러나 문제는 이때의 사랑이 진짜 사랑이 아니라 상품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데 있다.


성인은 사랑을 해야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존재이지 사랑을 받아야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존재가 아니다.


한 사람만을 위한 사랑은 가짜 사랑이다.


공적인 목표가 없는 사람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므로 그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만일 그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가짜사랑이다.


정신건강이 양호하고 특정한 규칙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백이면 백 서로 싸우기보다는 단결하고 협력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사랑은 인간에게만 고유한 것


누구도 증오하지 않는 사람을 성인군자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는 성인군자가 아니라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주류 심리학은 사회가 잘못되었으니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