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이 될 거란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당신

비밀; 사랑할 때 우리가 감추고 있는 마음들

by 박철우

다툼으로 번질 것을 알면서도
말하기를 멈추지 않기


시간이 지나면 양보하는 법도 배울 수 있을 거라 믿고 난 그동안 당신을 사랑했지요. 참고 또 참았지요. 그럼에도 당신은 물러서는 법이 없었지요. 당신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전부, 부풀어 오른 나를 터뜨리기 위한 면봉이었지요. 부드러운 솜털로 진물마저 흡수해줄 거라 믿었는데. 실은 나를 찌르려는 목적이었지요. 나 역시 당신을 깎아내리고 싶었던 적 없었을까요. 나는 연필로 마저 살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지우개가 나를 박박 지우려고만 하니, 이쯤에서 안녕. 당신에게 지우고 싶지 않던 우리의 추억 하나쯤도 없었던가요.

나와 당신 사이. 언어는 민감하되 복잡하지 않다. 그렇다고 대단하지도 않다.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 전부터 조금씩 용서를 시작하는 유일한 사이,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부터 이미 사랑을 시작해버리는 아찔한 사이니까. 나의 장점을 하나 더 양보하고, 당신의 단점을 하나 더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 거다. 그 가붓한 다짐 앞에서 우리의 관계는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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