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미용실 만들기!
깔끔한 미용실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동네는 어디?
많은 사람들이 강남을 생각하지 않을까?
강남구 논현동에서 한 달간
미용실을 만들던 나날들을 기록해 본다.
따르르릉~
전화가 울린다.
지인의 소개로 고객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고객은 우선, 대략적인 공사 예산을 알아보기 위해서
견적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집지니 견적서
가성비 있는 견적서를 보니, 마음에 들었나 보다.
우리 회사에서 몇 번의 미팅을
진행하며 샘플링과 견적 수정을 했고,
스펙 제안서 또한 요청을 했다.
회사의 기밀이라서 많은 자료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스펙 제안서 샘플 몇 컷 올려본다.
충분한 견적 검토 및 디자인 검토가 끝났고,
원장님은 견적서가 마음에 든다며
계약서에 도장을 꽝! 찍었다.
도장 꾹!
처음 창업하는 원장님이라서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처음 창업을 하는 청년의 고심들이 보여서
마음이 더 많이 갔다.
나의 창업 초보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서를 작성하니
계약금이 통장에 쏙~ 들어온다.
눈을 감고 돈의 향기를 잠시 감상해본다.
향기로운 돈냄새를 킁킁 맡다보면, 추억의 쉐리의 향기 CF가 생각난다.
결과적으로 남은것은 많이 없었지만
계약금이 들어올때 기분은 언제나 즐겁다.
찰나의 행복감도 잠시
미용실 오픈까지 한 달 밖에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급히 컴퓨터의 전원 버튼을 누른다.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나의 손가락이 춤을 춘다.
신명 나는 춤 시위가 끝난 후
공정표가 뙇! 하고 떨어진다.
그리고 어벤저스 소환술을 시전 한다.
"여보세요?"
직원에게 전화해서 각 기술자 사장님들을 예약하고
공사에 필요한 물량을 뽑은 후 주문한다.
제작기간이 2주나 걸리는 물품도 꽤 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신경 써야 한다.
현장 답사를 위해서 부릉부릉 나의 애마를 타고
강남 논현동으로 떠나본다.
현장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본격적으로 내부를 둘러본다.
예전에 카페로 쓰던 곳이라서 그런지
이곳저곳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난다.
그러나 콘셉트에 맞지 않은 것들은 과감히
없애버리기로 마음을 먹는다.
내부를 둘러보다 보니 화단이 마음에 든다.
저 썬룸을 어떻게 살려볼까? 생각에 잠겨본다.
미용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기와 설비다.
퍼머기나, 헤어드라이기 등 전기 관련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동시에 여러 기기가 운용되면
차단기가 내려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콘센트 라인을 따로따로 빼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여담이지만, 공사가 끝나고 보니 무려 40개의 콘센트가 설치되었다.
표시를 하며, 전기/설비 등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부분들을 체크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정인 철거가 시작된다.
사업을 하며 답답한 일들이 많았는지
난 이렇게 인정사정없이 때려 부술 때 주는 쾌감을 즐긴다. 캬!!
어린 시절 뿌셔뿌셔라는 과자를
주먹으로 두들겨 선생님 몰래
책상 밑에서 부셔먹었던 추억이 생각난다.
그리고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미용실 공사에서 꽃은 목공사가 아닐까?
목공사에 앞서 직원들에게
도면 치수를 정확하게 그려줄 것을 미리 요청했다.
상세도를 만들며 미리 어떻게 가구들이
만들어 질 것인가를 알 수 있어
공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번 미용실 가구들은
직접 짜맞추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중급 미만의 목수들은 이런 고난도의 작업을
할 수 없다.
30년 이상의 베테랑 목수들이
집지니에서 디자인해서 준
도면들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구현해 낸다.
"부이잉~~"
소음 분진이 가득한 현장이지만
난 이런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 너무 좋다.
목공사가 끝난 후 나머지
후속 공정들을 다발총을 쏘아대듯
연속으로 밀어 붙인다.
하루 한번 현장 점검을 하며
이상 유무를 점검하며
무에서 유를 하나씩 만들어가는
재미는 건축과 비교해 견줄만하다.
색감이 블랙엔 그레이 톤에서
크림 화이트 앤 우드로 확! 바뀌었다.
요즘 네일숍과 미용실의 가장 큰 트렌드는
역시 아치 도어~
나는 아치 도어를 어떻게 만드나 궁금했는데
M.D.F라는 톱밥을 뭉친 합판이 있다.
일종의 코르크 마개 재질과 비슷하게 생겼다.
뜨거운 물을 확~ 끼얹으면
몇 분간은 오징어처럼 휘청거리는 성질로 바뀐다.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준 후에
서서히 식어가며 모양이 자리를 잡는다.
오징어같은 아치 도어~
이렇게 한 달이 불쑥 지나갔고,
어느새 준공일이 다가왔다.
비품, 디지털 파마기, 전동의자, 온수기 등
가동 테스트를 하며 발생하는 잘잘한 잔손들을 돌봐준다.
그렇게 한 달간의 짧은 여정이 지나갔고
미용실은 순조롭게 오픈할 수 있었다.
들리는 풍문에 의하면
장사가 너무 잘 되서 문전 성시를 이룬다니
너무 다행이다.
다음달에는 원장님에게
포마드 헤어 특별 시술을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