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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Aug 14. 2022

끝 바로 앞에서, 끝으로.

혼을 담은 1년

근 1년 만에 브런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장도리는 1년간 어떻게 지냈을까? 


모든 것을 내려둔 1년 전 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일전에 이야기했듯이 나는 여덟 가지 기준을 세우고, 인생을 재정비 하기 시작했다.

삶의 여덟 가지 기준. 

 

1.'갑'이 될 수 없는 일.

2. 시간에 쫓겨 사는 일.

3. 낮과 밤이 바뀌지 않는 일.

4. 내 작품을 담을 수 없는 일.  

5. 남의 계획을 반영하며 사는 일. 

6. 돈에 영혼이 팔아, 잠식당하지 않는 일.

7.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일.

8. 기계처럼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일.


이것이 새로운 삶을 사는 것에 초석이자 나만의 팔조법이었다. 


그래서 팔조법으로 무슨 결론이 났어?


결론적으로 나는 '숙박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속에서 자본주의가 돌아가고, 그 인과 속에 사람들은 살아간다. 


농부가 밀을 기르고, 제분소에 납품한다. 

제분소는 밀가루를 만들어 빵집 사장에게 밀가루를 만든다. 

빵집 사장은 빵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를 한다. 

빵집 사장이 빵집을 여러 개 만들어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된다.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여러 지역에 사업체를 내어 국내 빵 시장을 장악한다.

사업자는 전격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한다. 

뽜리빠께뜌 라는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사업체를 내어 시장을 확장한다. 


이렇게 거시적으로 보면 단순한 가치사슬 안에 얼기설기 엮여

내부 직원, 외주사, 고객 등이 모두 생태계를 이루며, 그 루프(loop) 속에서 살아간다. 


한걸음 떨어져 생각해 보면, 스물다섯에 내가 망치를 들며 집을 짓겠다고 첨벙 뛰어들었을 때.

건축이란 거대한 가치 사슬에 합류한 것이다. 


내가 했던 건축 및 인테리어 사업은 가치사슬 [맨 끝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다. 


네가 가치사슬의 끝 바로 앞인걸 어떻게 알아? 

당연히, 최종 소비자가 가치 사슬의 끝에 위치하고 있다.


집을 꾸미려는 일반 소비자, 사업장을 시작하려는 소비자. 

그 소비자의 사업자, 소비자에 니즈를 파악하여 

집을 짓거나 인테리어로 사업장의 기반을 만들고 꾸며준다. 


그렇기에 장도리는 가치사슬의 맨 끝 바로 앞에서 사업을 했었던 것이다. 


가치사슬의 거대한 생태계에서 내가 숙박업이란 것을 선택한 이상, 

나는 가치사슬의 [끝 바로 앞]에서 [끝]으로 자리를 옮겨 앉은 것이다.  


죄송하지만, 자리 좀 옮길게요.



그런데 왜 하필 그 많고 많은 사업 중에, 숙박업을 선택한 거야?


머릿속에서 나만의 팔조법을 적용하여 인생이란 장기말을 두기 시작했다. 

내가 걸어온 길에 여러 분야의 사업을 하나씩 대입해 가며,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았다. 


장도리의 타임스톤



누구에게 눈치 보이지 않고 내가 나만의 스타일로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경험과 기술, 장비,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다.

내가 만든 곳이 마음에 들면 오고, 마음에 안 들면 안 오면 그만!

무엇보다 좋은 점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장돌뱅이 돌지 않아도 되며

영혼 팔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사업이었다. 


그렇게 숙고 끝에 장도리는 숙박업을 택했다.


그렇게 업종을 선택하고 나니, 몸은 스스로 움직였다.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하며 움직인 1년은  영혼을 담았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1년간 나는 눈 가린 적토마처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결론적으로, 장도리의 숙박사업은 2022년 현재 6호점까지 론칭을 준비하며 달려가고 있다. 


다음장에서는 숙박업을 하며 겪은 장도리의 '찐텐썰'을 본격적으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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