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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Apr 22. 2023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며,

난, 객으로는 여러 번, 주체로는 처음으로, 

난 어려서부터 인연을 중시했다.

인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히 뜻이 있어 인연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한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여유로움을 크게 만끽하며 살아본 적 없이 바삐 바삐 살았다. 이유는 모른다.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 항상 날 추월하는데, 

난 항상 뒤로 밀쳐지는 그런 느낌 때문일까.




어려서 할머니 손을 잡고 매년 이맘때쯤 가던 절이 있었다. 아마도 그때 그 절의 그 스님은 입적하셨을 것이다. 물론 이때 할머니가 가자고 해서 갔고, 그때 먹던 절밥은 그냥 맛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사천왕, 나에게는 그리 무섭지 않았다. 무서워하는 사람을 보면 왜 무섭지 하는 마음이 들었으니까. 


지금도 사찰 입구 천왕문에서 사천왕을 보면 인상을 험하게 쓰고 있는 것이 아닌 웃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내게는 비치니 무섭지가 않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 년에 가끔, 생각이 날 때마다, 그냥 마음 편한 사찰을 가서 구경하고 온다. 마치 관광객처럼, 그리고 그냥 온다. 불교가 내 모태종교라고 할 수 있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진짜? 일까 하는 그런 의심도 있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사찰에 가면 마음이 편했으니까. 


한때는, 

나름 레벨이 상당한 무속인들과 친하게 지낼 때 함께 천신제, 용왕제 등등 여러 제를 지내려고 휴가 내고 함께 몇 박 며칠 갔다 오는 기도 여행을 했다. 한때 기도 여행을 했던 경험을 글로 써볼까 했는데, 

그냥 여행보다도 무속인들과 여행을 해보면, 보통의 여행과는 다른 정말 느껴보지 못하는 그런 경험도 해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사지만,


나는 정말 많은 말할 수 없는 뭔가의 경험을 여러 번 했었으니까, 

오히려 무속인 분들이 나에게 기가 넘친다고, 지점을 내준다는 그런 농담도 한 적이 많았으니까...


그래서일까, 

조사 업무할 때, 상대편이 감추고 있는 패가 뭔지를 금방 눈치를 채서, 상대가 놀라 자백을 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게 마치 내게 뭔가 있는 그런 기운적인 느낌인지....ㅋ 




이제 내 나이도, 

강산이 두 번 더 바뀌면 정년이라는 단어가 코 앞으로 오는 그런 나이가 된다. 


정년을 하면 어떻게 살지 하는 막연한 생각도 하면서 가끔은, 

한때는 조그마한 암자를 하나 구입해서, 

남은 인생 기도하면서 살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래서 명리학을 공부한 적이 있었으니까.

정식 스님은 아니지만, 스님같이 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불경과 나의 기도실에서 기도를 하며 아침을 시작하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잠시 쉬어가게도 하고, 영리 목적이 아닌 나만의 그런 곳, 막연하게 상상만 하면서,



중앙경찰학교에는 종교시설이 있다.

불교,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 이렇게 4개의 종교시설이 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은 종교행사의 날이다.


'적보사'라는 불교 사찰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종교시설이 있다. 


나는 이곳을 올해부터 책임지게 되었다. 

마치 주지스님 같은 그런 무거운 느낌적인 느낌,

종교행사도 가고 싶을 때 가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내가, 

적보사 책임자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을 줄은 몰랐다. 

이것도 인연인가!


2023. 4. 19. 첫 집회를 시작으로, (물론 사진 속에 있는 스님은 내가 아니다.)

스님은 격주로 적보사로 오셔서 법회를 해주시는 고마우신 분이다. 


스님과 소통하면서 일정 조율하고, 적보사를 찾는 교육생이 마음 편히 쉬며 자신을 한번 뒤돌아보게 하는, 

그런 일, 내가 하는 것이다. 

 

2023. 4. 19. 적보사 법회 행사 모습

돌아오는 2023. 4. 26. 수요일에는 스님이 오시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이끌어가야 한다. 그래서 나름 꺼져가던 적보사의 기운을 높이기 위해서, 행사를 준비했다.


중앙경찰학교는 경찰관을 양성하는 특별한 특성화 교육장소이다. 그리고 사격이라는 무시무시한 훈련도 받고 평가도 받는다. 사격 점수가 좋지 않으면 졸업을 하지 못하는 엄격한 훈련 중에 하나가 사격이다.


그래서 사격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교육생을 위해, 

사격 일타강사를 섭외해서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을 하려고, 섭외 완료도 하였다..ㅋㅋ

난 판만 깔아주고, 뒤에서 놀고먹으면 된다...ㅋㅋ


적보사에서 엄숙하고 친밀하게 

그러나 처음이지만 매우 중요한,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행사가 다가오고 있다.


항상 객으로만 사찰을 갔을 때는 이미 준비가 되어있어 관광객처럼 구경만 하였는데, 이번에는 내가 준비해야 한다.


물론 초대 스님 섭외 등등 몇 가지 중요사항은 진행해 놓았으나, 연등 공양 관련 해서 준비 등을 해야 하는데, 다음 주부터는 교육생과 함께 노동 공양을 해야 할 것 같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부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키워나가는 미래의 경찰들

삶이란 인연의 연속인가 보다


정년 후, 조그마한 암자에서 조용하게 기도하며 살아볼까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던 나,


미리 연습해 보라고 나에게 미션이 주어진 게 아닌지..


그러나 나의 특성 중에 하나는,

적극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얼레벌레 나에게 미션이 주어지면,

이제까지 보다, 눈에 띄게 하려는, 관종의 마음으로,

과거와 차별화해 보려는 그런 시도를 많이 한다는.


그래서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먹는, 이런 게 아니라, 

저번보다 잘되었네요!

라는 식의 말을 듣게 하려는, 그런 관종 욕심이 많다.


아마도,

이것 또한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어디에 있는 인연 중에 하나인 듯하여, 나름 열심히

뭔가 이유가 있겠죠. 

인생살이에서 이유 없는 인연은 없던데, 제가 살면서 깨달은 것 중에 하나니까요.....

오늘도 마주치는 인연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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