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명절 연휴가 3일 이상 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대체휴일이네 하면서 이것저것 블록퍼즐 맞추듯이 하면서 연휴가 길어지는 게 슬프다
이번 추석은, 우와 연휴기간이 6일, 휴가까지 내서 블록을 맞추면 최대 11일까지...(유럽여행을 갈 것을)
우리 가족은 실향민 가족이다.
어머니도 북한 원산이 고향이고,
그래서 친인척이 없다.
그러니 명절 연휴 때 찾아가서 인사할 곳이 마땅히 없다.
그래도 추석연휴이니.
어느 정도 어머니와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어머니도 홀로 생활하신 지 수십 년
나도 어릴 때부터 홀로 생활을 하였고, 지금도 홀로 생활을 하니.
누군가가 찾아오면 며칠은 반가운데. 그 며칠이 지나면 힘들어지는 그런 기분..
그래도 이번 명절은 나름 어머니와 오랫동안 있었다.
장장 3박 4일을 함께 했으니까.
그래서 겸사겸사 어머니도 쉴 겸,
나도 편히 쉴 겸 해서 겸사겸사. 룰루랄라 차 밀리기 전에 GO GO
관사로 복귀를 했다.
오 마이갓
관사가 난리가 났다.
지하 어느 곳의 어떤 놈의 밸브가 터져서
지하층이 물바다가 되어버렸다. 그득그득 물로 꽉 채워진 지하층이.... 베니스 건물도 아니고 물에 뜬 관사.
나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로 복귀를 했다
물바다가 된 지하를 급히 구조하기 위해 여러 대의 배수펌프는 웅웅 거리면서 물을 계속 밖으로 토해내고,
물이 그득한 지하에 전기뱀장어의 씨도 없게,
건물 전체를 전기 없는 원시시대로 타임슬립....
오 마이갓.
오는 날이 장날이네....
관사에 혼자 조용히
맥주와 가벼운 통닭 한 마리... 이렇게 품격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한민국과 차이나와의 축구경기 관람...
우리나라와는 경기력 자체 수준도 되지 않는 차이나와의 경기에서 기술의 차이를 차이나에게 멋지게 보여주는 멋진 경기를 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와우
오 마이갓....
어떡하지....
축구 보려고 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다시 백 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차이나의 소림축구를 보기 위해 호텔로 갈 수도 없고....
오 마이갓.
'DJ DOC'가 부른 '머피의 법칙'이
내 머릿속에서 뱅뱅 돌아버리네....
베니스 수상건물의 모습...(현재는 가뭄으로 물이 말랐다는 슬픈 뉴스를 보았는데)
노래 : DJ DOC
친구들과 미팅을 갔었지/
뚱뚱하고 못생긴 애 있길래/
우와 쟤만 빼고 다른 얘는 다 괜찮아/
그러면 꼭 걔랑 나랑 짝이 되지/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은/
꼭 내 친구 여자 친구이거나/
우리 형 애인, 형 친구 애인, 아니면 꼭 동성동본/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도대체 되는 일이 하나 없는지/
언제쯤 내게도 기가 막힌/
그런 눈부신 여자 친구 하나 생길까
PS : 베니스 수상건물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