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하 Oct 01. 2023

오는 날이 장날, 그래도 축구는 이겨야 하니까 응원을

어려서부터 명절 연휴가 3일 이상 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대체휴일이네 하면서 이것저것 블록퍼즐 맞추듯이 하면서 연휴가 길어지는 게 슬프다


이번 추석은, 우와 연휴기간이 6일, 휴가까지 내서 블록을 맞추면 최대 11일까지...(유럽여행을 갈 것을)


우리 가족은 실향민 가족이다.

어머니도 북한 원산이 고향이고,

그래서 친인척이 없다.


그러니 명절 연휴 때 찾아가서 인사할 곳이 마땅히 없다.




그래도 추석연휴이니.

어느 정도 어머니와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어머니도 홀로 생활하신 지 수십 년

나도 어릴 때부터 홀로 생활을 하였고, 지금도 홀로 생활을 하니.


누군가가 찾아오면 며칠은 반가운데. 그 며칠이 지나면 힘들어지는 그런 기분..



그래도 이번 명절은 나름 어머니와 오랫동안 있었다.

장장 3박 4일을 함께 했으니까.

그래서 겸사겸사 어머니도 쉴 겸,

나도 편히 쉴 겸 해서 겸사겸사. 룰루랄라 차 밀리기 전에 GO GO

관사로 복귀를 했다.


오 마이갓

관사가 난리가 났다.


지하 어느 곳의 어떤 놈의 밸브가 터져서

지하층이 물바다가 되어버렸다. 그득그득 물로 꽉 채워진 지하층이.... 베니스 건물도 아니고 물에 뜬 관사.

나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로 복귀를 했다


물바다가 된 지하를 급히 구조하기 위해 여러 대의 배수펌프는 웅웅 거리면서 물을 계속 밖으로 토해내고,

물이 그득한 지하에 전기뱀장어의 씨도 없게,

건물 전체를 전기 없는 원시시대로 타임슬립....


오 마이갓.

오는 날이 장날이네....



관사에 혼자 조용히

맥주와 가벼운 통닭 한 마리... 이렇게 품격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대한민국과 차이나와의 축구경기 관람...


우리나라와는 경기력 자체 수준도 되지 않는 차이나와의 경기에서 기술의 차이를 차이나에게 멋지게 보여주는 멋진 경기를 볼 것으로 예상했는데...


와우

오 마이갓....

어떡하지....


축구 보려고 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다시 백 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차이나의 소림축구를 보기 위해 호텔로 갈 수도 없고....


오 마이갓.

'DJ DOC'가 부른 '머피의 법칙'이

내 머릿속에서 뱅뱅 돌아버리네....


베니스 수상건물의 모습...(현재는 가뭄으로 물이 말랐다는 슬픈 뉴스를 보았는데)



노래 : DJ DOC

친구들과 미팅을 갔었지/
뚱뚱하고 못생긴 애 있길래/
우와 쟤만 빼고 다른 얘는 다 괜찮아/
그러면 꼭 걔랑 나랑 짝이 되지/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은/
꼭 내 친구 여자 친구이거나/
우리 형 애인, 형 친구 애인, 아니면 꼭 동성동본/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나는 도대체 되는 일이 하나 없는지/
언제쯤 내게도 기가 막힌/
그런 눈부신 여자 친구 하나 생길까



PS : 베니스 수상건물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옴.

작가의 이전글 비 오는 날은 비를 맞는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