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초심이 그대를 지키리라
23년도, 숫자로 매겨진 날짜가 몇 개 안 남았다.
각자 24년도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속 다이어리에 채워 넣고 있을 것이다.
나도 매년 그랬던 것 같다.
1월부터 몇 월까지는 무엇을 하고,
몇 월부터 12월까지는 무엇을 해내서.
기필코 올해는 거시기 꿈을 이루리라 하고,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아 저렇게 해야지 했고,
어떤 것은 꼭 손에 넣을 수 있는 자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고,
시간을 쪼개 내 몸을 멋진 벌크업으로 감싸보겠다고 맹세도 하고,
1년 동안 해외여행을 몇 군데는 무조건 간다고 하고,
한 해 동안 1억 또는 10억, 100억은 무조건 만들어본다고 금융 관련 책부터 사고 읽어 보고,
이렇듯 저렇듯 수많은 계획을 잡고 달린다.
단거리든 장거리든,
달리다 보면 숨이 차고, 숨이 차도 참고 계속 달리면 어느 순간부터 편안함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숨이 찰 때 멈추기도 또는 속도로 줄이기도....
나에게 24년도의 계획은,
초심을 잡는 해로,
내 초심이 언제 어디서 흔들렸는지는 모르나 23년도 중반부터 초심을 잃고 길을 잃어버린 듯 헤매기만 했다.
그러나 다시 초심을 잡고 24년도를 헤쳐가려고 한다.
라는 문구가 새겨진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
제313기 신임경찰교육생들이 경찰청장님으로부터 받은 격려금을, 자신들에게 쓰지 않고, 이렇게 초심으로 자신을 지키라는 뜻을 담은 볼펜을 만들어서, 선물로 줬다.
어떻게 보면, 찐 경찰 초심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제313기 신임경찰관들이 20년이 넘은 라테 경찰관들에게 잃어가고 있는 마음속 어느 깊은 곳에 숨어있는 초심에 불씨를 댕겨준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감동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하는 일에 처음과 같은 초심을 잃어버리고 나면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그걸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산다. 그러니 자신이 범죄자로 변해가는 것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양 손목에 무거운 팔찌가 올라올 때 그때서야 자신의 초심을 뒤돌아보는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24년도로 가고 있는 이 시간에
나의 초심을 다시 돌아보고, 깨끗한 도화지에 초심을 써본다.
그래야 내 미래를 지켜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