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自畵自讚) : 축하해 20년 된 거.

#20년 #경찰 #인생

by 별하

2022년 1월 2일


내가 이 조직에 들어온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크게 축복을 받은 적도, 뜨겁게 데인적도 없이 오늘까지 왔다.


하는 일은 굉장히 와일드 하지만, 내부적인 부분에서는 수동적이길 바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 조직에서 오늘까지 살았다.


남자다움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설현장에서 와일드하게 살았던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사표도 던져보고,
회사의 재정이 안 좋아져서 부도가 나면서 정리해고도 당해보고,
나름 사업 운운하면서 농산물 밭떼기 장사도 해보았고,
건설 공종 중에 부분 공종에 대해 턴키로 일을 받아서 해본 적도 있고,


이런 일 저런 일로 계속 발전하는 삶을 위해 살았지만, 결과는 항상 빽도 인생이었다.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싶었고, 그래서 나름 사업하면서 무너져도 보고 일어나 보기도 반복하면서, 큰돈을 번 사람의 해피엔딩을 들으면서, 그러나 나는 안정을 선택했던 것 같다. 모험을 하기에는 가진 것이 없었고, 배운 것도 없었고, 비빌 언덕도 없었다.

안정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순간부터,

나에게는 가족에 대한 의무감이라는 무거움이 어깨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 살았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넌 일할 때가 행복한 것 같으니까 일만 해, 내가 일은 계속 줄게"

라고 아부받기를 좋아했던 지휘관도 있었고,


"네가 이렇게 일해줘서, 이제 살 것 같다, 고맙다, 가자 내가 오늘 술 한잔 살게"

라고 좋아했던 지휘관도 있었다.


조직생활이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많이 만났지만, 그 지휘관들도 추풍낙엽처럼 세월이라는 강풍에 모두 퇴직했다.


이제 나도 조만간 세월이라는 강풍에 밀려 조직의 품 안에서 떠나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리.

세월이 가면서 선배의 숫자는 적어지고, 후배의 숫자는 많아짐을 보면서, 가끔 서글프기도 하다.


100년의 인생을 살아야 할 지금의 인간의 숙명,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일지 모르나, 욕 안 먹고, 최선을 다하면서 조직 안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조직에서 나갔을 때 새로운 삶을 위해 계속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변화의 시간은 계속 진행하면서,


아무튼 그러나 말거나, 오늘은 경찰 생활 20년이 되었다.

스스로 자화자찬을 해본다. 고생했다고.



※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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